본문내용
발생론적으로 볼 때, 소설은 ‘엿보기 욕망의 충족’이라는 한 역할을 담당한다. 일반적으로 3인칭 시점을 사용하는 소설에서는 소설 속 인물들이 가는 곳을 따라다니고, 때에 따라서는 그들이 마음 속으로 생각하는 은밀한 것이나 그 느낌까지도 훔쳐볼 수 있는 즐거움이 있고 이것이 또한 소설의 한 가지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소설은 1인칭 주인공 시점을 사용하여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고 있다. 즉 주인공 자신이 전면에서 이야기를 이끌어 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 소설을 읽으며 주인공이 해 주는 이야기만을 들어야 하고, 때문에 좀더 날카롭게 작품을 보는 시각이 요구된다.
이야기는 ‘나’라는 화자가 지금 집 근처 공터의 의자에 앉아, 옆에 있는 한 그루 사이프러스 나무를 보며 지난 가을에 중앙 아시아를 여행했던 기억을 회상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이 때, 사이프러스 나무는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 사실 나무 자체에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중앙 아시아에서 보았던 그 나무가 바로 집 근처에 있는 이 나무라는 것이 어쩐지 반갑고 친근하게 느껴졌으리라. 그리고 ‘나’는 그걸 빌미로 곧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한다.
‘나’의 직업은 프리랜서?
본격적인 이야기는 그가 ‘류다’가 쓴 한 편의 글 때문에 중앙 아시아로 떠나는, 혹은 그곳에 도착한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사실, 짤막한 글 하나 때문에 간다고 하는 건 설득력이 좀 떨어지고, 그렇다고 어떤 특별한 업무가 있지도 않아 보인다. ‘취재’라는 그럴듯한 핑계를 대 보지만 무슨 취재인지도, 그에 대한 어떤 계획이나 일정도 밝히고 있지 않다. 거기에 더하여 우리는 그가 무슨 특파원인지, 작가인지, 아니면 출판사 직원인지도 알 수가 없다. 혹 언론계통에 연줄이 있는 자유 기고가 정도로 생각해 볼 수도 있겠다. 어쨌든 그는 별다른 부담이나 제약이 없이도 중앙 아시아로 갈 수 있는 사람이다. 그렇다면 그는 어떤 목적을 가지고 그곳에 간 것일까? 혹, 특별한 목적이 있기는 있었던 것일까?
사실은 별볼일 없는 여행~
우리는 일상에 지치거나 쉬고 싶을 때 또는 특별히 그런 이유가 아니라도, 가끔씩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떠나거나 숨어 버리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럴 땐 왠지 꼭 그래야만 하는 상황을 스스로 설정하거나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를 만들어 다른 사람들에게 내밀고 싶어하는 것이 사람의 심리다. 이 자유로운 여행자도 그렇게 떠난 건 아니었을까? 그가 떠난 것에 ‘왜’라는 물음을 꼭 붙여야 하는 것일까? 혹 그만의 이유가 있더라도 우리가 꼭 그것을 알아내야 할 이유가 있을까? 그냥 묻지마 관광 정도로 봐 주면 안 되는 것일까?
우리는 인간은 누구나 안정감을 느끼고 싶어한다는 것을 안다. 어린 아이들이 자기들만의 비밀 장소를 찾거나 작은 구멍이 보이면 들어가 앉는 것을 즐기는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다. 자기만 알고 있는 은밀한 장소에 있거나, 다른 사람들이 발견하거나 찾아올 수 없는 곳에 있다고 느낄 때, 그곳이 익숙치 않은 공간 -심지어 낯선 공간- 일지라도 인간은 그곳에서 안정감을 느낀다.
이야기는 ‘나’라는 화자가 지금 집 근처 공터의 의자에 앉아, 옆에 있는 한 그루 사이프러스 나무를 보며 지난 가을에 중앙 아시아를 여행했던 기억을 회상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이 때, 사이프러스 나무는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 사실 나무 자체에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중앙 아시아에서 보았던 그 나무가 바로 집 근처에 있는 이 나무라는 것이 어쩐지 반갑고 친근하게 느껴졌으리라. 그리고 ‘나’는 그걸 빌미로 곧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한다.
‘나’의 직업은 프리랜서?
본격적인 이야기는 그가 ‘류다’가 쓴 한 편의 글 때문에 중앙 아시아로 떠나는, 혹은 그곳에 도착한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사실, 짤막한 글 하나 때문에 간다고 하는 건 설득력이 좀 떨어지고, 그렇다고 어떤 특별한 업무가 있지도 않아 보인다. ‘취재’라는 그럴듯한 핑계를 대 보지만 무슨 취재인지도, 그에 대한 어떤 계획이나 일정도 밝히고 있지 않다. 거기에 더하여 우리는 그가 무슨 특파원인지, 작가인지, 아니면 출판사 직원인지도 알 수가 없다. 혹 언론계통에 연줄이 있는 자유 기고가 정도로 생각해 볼 수도 있겠다. 어쨌든 그는 별다른 부담이나 제약이 없이도 중앙 아시아로 갈 수 있는 사람이다. 그렇다면 그는 어떤 목적을 가지고 그곳에 간 것일까? 혹, 특별한 목적이 있기는 있었던 것일까?
사실은 별볼일 없는 여행~
우리는 일상에 지치거나 쉬고 싶을 때 또는 특별히 그런 이유가 아니라도, 가끔씩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떠나거나 숨어 버리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럴 땐 왠지 꼭 그래야만 하는 상황을 스스로 설정하거나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를 만들어 다른 사람들에게 내밀고 싶어하는 것이 사람의 심리다. 이 자유로운 여행자도 그렇게 떠난 건 아니었을까? 그가 떠난 것에 ‘왜’라는 물음을 꼭 붙여야 하는 것일까? 혹 그만의 이유가 있더라도 우리가 꼭 그것을 알아내야 할 이유가 있을까? 그냥 묻지마 관광 정도로 봐 주면 안 되는 것일까?
우리는 인간은 누구나 안정감을 느끼고 싶어한다는 것을 안다. 어린 아이들이 자기들만의 비밀 장소를 찾거나 작은 구멍이 보이면 들어가 앉는 것을 즐기는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다. 자기만 알고 있는 은밀한 장소에 있거나, 다른 사람들이 발견하거나 찾아올 수 없는 곳에 있다고 느낄 때, 그곳이 익숙치 않은 공간 -심지어 낯선 공간- 일지라도 인간은 그곳에서 안정감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