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1. 들어가며
2. 화장에 대한 인식론적 고찰
3. 아름다움에 대한 욕망
1) 아름다움에 대한 욕망의 분출
2) 욕망의 변증법
3) 미의 기준은 어디에?
4. 화장. 일상에서 의례로
1) 화장의 일상을 습득
2) 특별한 날의 특별한 화장
5. 사회적 상징
1)편견의 재생산과 왜곡
2) 화장품 산업과 계층
6. 결론을 대신하여
*참고문헌
2. 화장에 대한 인식론적 고찰
3. 아름다움에 대한 욕망
1) 아름다움에 대한 욕망의 분출
2) 욕망의 변증법
3) 미의 기준은 어디에?
4. 화장. 일상에서 의례로
1) 화장의 일상을 습득
2) 특별한 날의 특별한 화장
5. 사회적 상징
1)편견의 재생산과 왜곡
2) 화장품 산업과 계층
6. 결론을 대신하여
*참고문헌
본문내용
오랜 모델인 김남주가 한은정으로 교체되자 소비자들의 거부반응이 크게 나타났다던지, 비오템사에서 국내젊은이들 사이에서의 이효리의 인기를 감안해 "효리핑크"라는 립스틱을 만들었다던지, 승무원들의 립스틱의 표본은 디올 립스틱 304호라던지 하는 것은 화장품 시장이 얼마나 이미지 메이킹에 민감한지를 알 수 있게 한다. 특히 브랜드가 주는 이미지란 굉장히 다양하고도 크다. 예를 들어, 가방에서 안나수이 파우더를 꺼내는 여성을 보면 일반적으로 "귀엽고 여성스러운 여대생"의 이미지가 떠오르게 되고 샤넬 파우더를 꺼내는 여성을 보면 "어느 정도 수입이 있는 세련된 여성"이란 이미지가 떠오르며 슈우에무라의 파우더를 꺼내 쓰는 여성을 보게 되면 "고급취향이지만 좀 더 개성이 있고 다양한 것을 추구하는 여성" 이란 이미지가 떠오를 것이다.
반면 국내 화장품 파우더를 꺼내들면 "실용적" "경제적"이란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게 된다. 사실 국산 화장품은 고급스러움과는 조금 거리가 있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그런 편견을 깨뜨린 헤라나 어머니들의 고급 기초화장품인 설화수도 있지만 그것은 결국 자본주의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돈" 즉 가격이 비싸고 싼 것에 따라 브랜드에 대한 인식이 쌓이게 되고 그래서 그것이 소비와 소비자들의 편견형성과 판단에까지 이르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계급적인 측면에서는 어떨까? 사실, 화장품이란 것은 다른 품목에 비해서 계급을 분류하기가 조금 애매하다. 가령 아파트, 집, 혹은 고가의 가방 등은 계급의 선을 확실하게 그어주는 반면 지하철이나 커피숍, 혹은 화장질 등 공공장소에서 여성들이 종종 가방에서 꺼내어 바르는 립스틱이나 파우더 같은 화장품들은 아무리 비싸다고 해도 가격 차이가 타 상품에 비해 적은 편이다. 그렇기 때문에 화장품 하나로 계층계급적 차이를 명시하는데에는 무리가 따른다. 또한 보편적인 여성의 심리는 자신의 계층적 지위와 수입과는 상관없이 자신이 쓰고 싶은 화장품은 과잉지출을 해서라도 사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더더욱 계층 차이를 나누기 어렵다.
6. 결론을 대신하여
자료수집을 위하여 많은 사람들과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아주 이색적인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남자선배들이 예쁜 여자에 대해 나름대로 순위를 매겼는데 그 결과 가장 예쁜 여자 1위는 화장을 하지 않고도 예쁜 여자, 2위는 화장한 예쁜 여자, 3위는 화장 안한 못난 여자, 4위는 화장을 하고도 못난 여자였다. 이 같은 대답은 우리 여자 연구자들을 의아하게 만들었다. 3,4위의 순위에서 여자들의 일반적 생각과 많이 다른 것이었다. 대개의 여성들은 화장한 여성들의 얼굴을 보고 거기에 투자한 노력과 센스에 더 높은 점수를 주는 반면, 남성들의 시각에서는 그런 과정은 생략된 채, 표면적으로 보이는 외모를 더 중시 여기며 결론적으로 무조건 예쁘면 된다는 것이었다. 남성들이 생각하는 최고의 미는 바로 꾸미지 않은 청순함이 최고의 가치 기준이다. 여성들에게 화장은 이미 자신을 표현하기 위한 목적 지향적인 성격이 강하지만, 남성들이 보는 화장은 그저 예쁘게 보이기 위한 하나의 도구일 뿐이며, 그런 인위적 조작에 대해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현대사회는 과거에 비해 더욱더 외모를 중시하고 있다. 어쩌면 외모로 모든 것이 판가름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특히 여성들의 취업현장에서 이러한 외모 지상주의로 지칭되는 일그러진 현대사회의 모순을 단적으로 볼 수 있다.
외모가 중시되는 것은 다원화되는 사회 속에서 점점 소외의 영역이 확장되고 있으며 현대인들은 소통의 단절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처럼 정적인 인간관계를 기반으로 하는 사회적 관계망은 점차 축소되어 가고 있으며 소통은 단순해지고 있다. 사람을 만나 관계를 맺을 때, 그 사람의 장점과 특성을 알기 위해 오랜 시간을 투자하여 대화를 하기 보다는 바쁜 현대의 속성 상 단시간에 가장 효율적인 것은 그 사람의 외모를 보는 것이다. 개인의 성격과 특성은 복잡다양한 측면을 지니지만, 우리는 그 중 하나에 불과한 외모에 나타나는 표상으로 이미 많은 것들을 판단한다. 또한 과거에는 내적인 아름다움에 대한 가치에 높은 점수를 부여했지만 현대 산업사회에서는 모든 것이 돈으로 환산되는 물신화과정을 통해 과거와 같은 가치가 전복된 것도 외모 지향에 한 축을 담당한다.
맨 처음 인용한 보들레르의 <화장에 대한 찬사>를 다시 돌이켜 보자. 여인들의 아름다움에 대한 욕망을 분출하는 화장은 그 무엇보다도 고결하고 숭고한 행위이자 가치라고 보들레르는 말한다. 이것을 현대로 들고 와 다시 해석해보면 이제 화장은 다시 여성들의 내부로 시선을 향해야 할 것이다.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아름답고 싶다는 욕망도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기 때문이며, 또 매일 귀찮음을 감수하고도 매일 화장을 반복하는 데에는 그만큼 사회에서 요구하는 무언의 강제도 크다.
이번 주제를 통해 화장에 대해 하나씩 분석을 시도해 가면서 우리는 우리의 화장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었다. 결론을 대신하여 우리가 발견한 것은 지금까지 무의식적으로 반복해왔던 화장에 대해 물음을 던져보는 것이었다. 우리가 왜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화장을 하는지는 이전까지 전혀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그러나 이번 주제를 통해서 어차피 화장은 벗어날 수 없는, 필수적인 것이라면 이제 습관에 의해 무턱대고 화장을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왜 화장을 하는지에 대해 진지하게 물음을 던지고 스스로에 대한 기준을 찾아가면서 화장이라는 행위를 철저하게 자신의 행위로 다시 되찾아 와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 M.마페졸리 외. 「일상생활의 사회학」박재환 편. 1994. 한울
- 박재환 외. 「현대 한국사회의 일상문화 코드」2004. 한울
- 일상문화연구회. 「일상속의 한국문화 1,2」1995. 나남
*목 차
1. 들어가며
2. 화장에 대한 인식론적 고찰
3. 아름다움에 대한 욕망
1) 아름다움에 대한 욕망의 분출
2) 욕망의 변증법
3) 미의 기준은 어디에?
4. 화장. 일상에서 의례로
1) 화장의 일상을 습득
2) 특별한 날의 특별한 화장
5. 사회적 상징
1)편견의 재생산과 왜곡
2) 화장품 산업과 계층
6. 결론을 대신하여
*참고문헌
반면 국내 화장품 파우더를 꺼내들면 "실용적" "경제적"이란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게 된다. 사실 국산 화장품은 고급스러움과는 조금 거리가 있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그런 편견을 깨뜨린 헤라나 어머니들의 고급 기초화장품인 설화수도 있지만 그것은 결국 자본주의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돈" 즉 가격이 비싸고 싼 것에 따라 브랜드에 대한 인식이 쌓이게 되고 그래서 그것이 소비와 소비자들의 편견형성과 판단에까지 이르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계급적인 측면에서는 어떨까? 사실, 화장품이란 것은 다른 품목에 비해서 계급을 분류하기가 조금 애매하다. 가령 아파트, 집, 혹은 고가의 가방 등은 계급의 선을 확실하게 그어주는 반면 지하철이나 커피숍, 혹은 화장질 등 공공장소에서 여성들이 종종 가방에서 꺼내어 바르는 립스틱이나 파우더 같은 화장품들은 아무리 비싸다고 해도 가격 차이가 타 상품에 비해 적은 편이다. 그렇기 때문에 화장품 하나로 계층계급적 차이를 명시하는데에는 무리가 따른다. 또한 보편적인 여성의 심리는 자신의 계층적 지위와 수입과는 상관없이 자신이 쓰고 싶은 화장품은 과잉지출을 해서라도 사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더더욱 계층 차이를 나누기 어렵다.
6. 결론을 대신하여
자료수집을 위하여 많은 사람들과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아주 이색적인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남자선배들이 예쁜 여자에 대해 나름대로 순위를 매겼는데 그 결과 가장 예쁜 여자 1위는 화장을 하지 않고도 예쁜 여자, 2위는 화장한 예쁜 여자, 3위는 화장 안한 못난 여자, 4위는 화장을 하고도 못난 여자였다. 이 같은 대답은 우리 여자 연구자들을 의아하게 만들었다. 3,4위의 순위에서 여자들의 일반적 생각과 많이 다른 것이었다. 대개의 여성들은 화장한 여성들의 얼굴을 보고 거기에 투자한 노력과 센스에 더 높은 점수를 주는 반면, 남성들의 시각에서는 그런 과정은 생략된 채, 표면적으로 보이는 외모를 더 중시 여기며 결론적으로 무조건 예쁘면 된다는 것이었다. 남성들이 생각하는 최고의 미는 바로 꾸미지 않은 청순함이 최고의 가치 기준이다. 여성들에게 화장은 이미 자신을 표현하기 위한 목적 지향적인 성격이 강하지만, 남성들이 보는 화장은 그저 예쁘게 보이기 위한 하나의 도구일 뿐이며, 그런 인위적 조작에 대해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현대사회는 과거에 비해 더욱더 외모를 중시하고 있다. 어쩌면 외모로 모든 것이 판가름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특히 여성들의 취업현장에서 이러한 외모 지상주의로 지칭되는 일그러진 현대사회의 모순을 단적으로 볼 수 있다.
외모가 중시되는 것은 다원화되는 사회 속에서 점점 소외의 영역이 확장되고 있으며 현대인들은 소통의 단절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처럼 정적인 인간관계를 기반으로 하는 사회적 관계망은 점차 축소되어 가고 있으며 소통은 단순해지고 있다. 사람을 만나 관계를 맺을 때, 그 사람의 장점과 특성을 알기 위해 오랜 시간을 투자하여 대화를 하기 보다는 바쁜 현대의 속성 상 단시간에 가장 효율적인 것은 그 사람의 외모를 보는 것이다. 개인의 성격과 특성은 복잡다양한 측면을 지니지만, 우리는 그 중 하나에 불과한 외모에 나타나는 표상으로 이미 많은 것들을 판단한다. 또한 과거에는 내적인 아름다움에 대한 가치에 높은 점수를 부여했지만 현대 산업사회에서는 모든 것이 돈으로 환산되는 물신화과정을 통해 과거와 같은 가치가 전복된 것도 외모 지향에 한 축을 담당한다.
맨 처음 인용한 보들레르의 <화장에 대한 찬사>를 다시 돌이켜 보자. 여인들의 아름다움에 대한 욕망을 분출하는 화장은 그 무엇보다도 고결하고 숭고한 행위이자 가치라고 보들레르는 말한다. 이것을 현대로 들고 와 다시 해석해보면 이제 화장은 다시 여성들의 내부로 시선을 향해야 할 것이다.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아름답고 싶다는 욕망도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기 때문이며, 또 매일 귀찮음을 감수하고도 매일 화장을 반복하는 데에는 그만큼 사회에서 요구하는 무언의 강제도 크다.
이번 주제를 통해 화장에 대해 하나씩 분석을 시도해 가면서 우리는 우리의 화장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었다. 결론을 대신하여 우리가 발견한 것은 지금까지 무의식적으로 반복해왔던 화장에 대해 물음을 던져보는 것이었다. 우리가 왜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화장을 하는지는 이전까지 전혀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그러나 이번 주제를 통해서 어차피 화장은 벗어날 수 없는, 필수적인 것이라면 이제 습관에 의해 무턱대고 화장을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왜 화장을 하는지에 대해 진지하게 물음을 던지고 스스로에 대한 기준을 찾아가면서 화장이라는 행위를 철저하게 자신의 행위로 다시 되찾아 와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 M.마페졸리 외. 「일상생활의 사회학」박재환 편. 1994. 한울
- 박재환 외. 「현대 한국사회의 일상문화 코드」2004. 한울
- 일상문화연구회. 「일상속의 한국문화 1,2」1995. 나남
*목 차
1. 들어가며
2. 화장에 대한 인식론적 고찰
3. 아름다움에 대한 욕망
1) 아름다움에 대한 욕망의 분출
2) 욕망의 변증법
3) 미의 기준은 어디에?
4. 화장. 일상에서 의례로
1) 화장의 일상을 습득
2) 특별한 날의 특별한 화장
5. 사회적 상징
1)편견의 재생산과 왜곡
2) 화장품 산업과 계층
6. 결론을 대신하여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