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입장 차만 확인한 한•미 FTA 3차 본협상 2006.9.11
[중앙일보 홍병기] 한국과 미국은 6일부터 나흘간 미국 시애틀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3차 본협상을 했지만 상품.섬유.농산물 등 핵심 분야에서 별다른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양국은 9일(현지시간) 오후 아무런 합의문도 발표하지 못한 채 "19개 분과에서 진행됐던 3차 본협상을 끝마쳤다"고 밝혔다.한.미 양국은 금융서비스.노동.환경 분야에서 일부 합의를 이끌어 냈지만 주요 분야에서 여전히 팽팽하게 맞섰다. 그나마 일부 분야에서 상대방의 시장개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한 것이 이번 협상의 성과라고 할 수 있다.양국은 다음달 23~27일 한국에서 4차 협상을 열고 쟁점들을 다시 논의할 예정이다. 협상 장소로는 제주도가 유력하다. 또 협상에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의약품.지적재산권.원산지 분야 등은 4차 협상을 열기 전에 화상회의 등의 방식으로 별도로 협의하기로 했다.
김종훈 한국 측 수석대표는 이날 협상을 결산하며 "양측이 기존 입장을 고수해 실질적인 진전이 이뤄지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웬디 커틀러 미국 측 수석대표도 "한국의 농업 분야 개방안에 실망했으며, 반덤핑 조치 개선 등에 대한 한국의 제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주고받기 식 협상 시작되나=양국은 일부 분야에서는 '주고받기 식'으로 협상했다. 양국이 서로 수용 가능한 대안을 모색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미국이 한국의 서비스 분야 시장 개방 대상을 방송.통신 등 11개 분야로 줄이고 온라인 등을 통한 국경 간 금융거래를 보험중개업.자산운용업 등으로 한정한 것도 진전된 내용이다.취약 분야인 섬유(미국)와 농산물(한국) 분야에서 양국이 상대방의 시장개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기로 한 것도 긍정적인 대목이다. 미국은 이번 협상에서 한국 측 기대에는 못 미쳤지만 섬유 분야의 수정안을 현장에서 직접 제시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핵심 쟁점 분야에서도 양측이 계속 '주고받기 식'으로 협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김종훈 대표는 "이제부터는 유연성을 갖고 서로 수용 가능한 대안을 모색해야 하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협상 걸림돌은 여전=최대 걸림돌은 양국이 섬유.농산물 분야에서 각각 얼마나 시장개방 폭을 넓히느냐다. 한국은 쌀 등 284개 품목을 개방 예외 품목으로 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으며, 미국은 섬유 분야에서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를 도입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협상이 타결되기 위해선 양자의 주장을 일정 부분 타협하는 수준에서 마무리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양국은 농산물 분야에서는 일단 민감 농산물의 협상을 최대한 미룬 채 옥수수.콩.밀 등 미국의 대한(對韓) 수출 규모가 크지만 한국에 미치는 영향은 적은 품목을 중심으로 논의하기로 했다.서비스 분야에서는 한국 측이 요구하는 간호사.건축사.엔지니어 등 전문직의 자격 상호인증 문제와 국책 금융기관의 개방 제외 문제가 관건이다. 미국 측은 농협.산업은행 등 국책 금융기관이 민간 금융회사와 직접 경쟁하는 것을 문제 삼고 있다. 개성공단 문제 등은 아직 논의도 하지 못한 상태다.
[중앙일보 홍병기] 한국과 미국은 6일부터 나흘간 미국 시애틀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3차 본협상을 했지만 상품.섬유.농산물 등 핵심 분야에서 별다른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양국은 9일(현지시간) 오후 아무런 합의문도 발표하지 못한 채 "19개 분과에서 진행됐던 3차 본협상을 끝마쳤다"고 밝혔다.한.미 양국은 금융서비스.노동.환경 분야에서 일부 합의를 이끌어 냈지만 주요 분야에서 여전히 팽팽하게 맞섰다. 그나마 일부 분야에서 상대방의 시장개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한 것이 이번 협상의 성과라고 할 수 있다.양국은 다음달 23~27일 한국에서 4차 협상을 열고 쟁점들을 다시 논의할 예정이다. 협상 장소로는 제주도가 유력하다. 또 협상에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의약품.지적재산권.원산지 분야 등은 4차 협상을 열기 전에 화상회의 등의 방식으로 별도로 협의하기로 했다.
김종훈 한국 측 수석대표는 이날 협상을 결산하며 "양측이 기존 입장을 고수해 실질적인 진전이 이뤄지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웬디 커틀러 미국 측 수석대표도 "한국의 농업 분야 개방안에 실망했으며, 반덤핑 조치 개선 등에 대한 한국의 제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주고받기 식 협상 시작되나=양국은 일부 분야에서는 '주고받기 식'으로 협상했다. 양국이 서로 수용 가능한 대안을 모색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미국이 한국의 서비스 분야 시장 개방 대상을 방송.통신 등 11개 분야로 줄이고 온라인 등을 통한 국경 간 금융거래를 보험중개업.자산운용업 등으로 한정한 것도 진전된 내용이다.취약 분야인 섬유(미국)와 농산물(한국) 분야에서 양국이 상대방의 시장개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기로 한 것도 긍정적인 대목이다. 미국은 이번 협상에서 한국 측 기대에는 못 미쳤지만 섬유 분야의 수정안을 현장에서 직접 제시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핵심 쟁점 분야에서도 양측이 계속 '주고받기 식'으로 협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김종훈 대표는 "이제부터는 유연성을 갖고 서로 수용 가능한 대안을 모색해야 하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협상 걸림돌은 여전=최대 걸림돌은 양국이 섬유.농산물 분야에서 각각 얼마나 시장개방 폭을 넓히느냐다. 한국은 쌀 등 284개 품목을 개방 예외 품목으로 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으며, 미국은 섬유 분야에서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를 도입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협상이 타결되기 위해선 양자의 주장을 일정 부분 타협하는 수준에서 마무리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양국은 농산물 분야에서는 일단 민감 농산물의 협상을 최대한 미룬 채 옥수수.콩.밀 등 미국의 대한(對韓) 수출 규모가 크지만 한국에 미치는 영향은 적은 품목을 중심으로 논의하기로 했다.서비스 분야에서는 한국 측이 요구하는 간호사.건축사.엔지니어 등 전문직의 자격 상호인증 문제와 국책 금융기관의 개방 제외 문제가 관건이다. 미국 측은 농협.산업은행 등 국책 금융기관이 민간 금융회사와 직접 경쟁하는 것을 문제 삼고 있다. 개성공단 문제 등은 아직 논의도 하지 못한 상태다.
소개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