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1 흰 종이수염
2 숨 쉬는 영정
보충심화
2 숨 쉬는 영정
보충심화
본문내용
어지고 밥을 지으면 좀 차지지 못한 것이 흠이기는 해도, 재래종보다 수확량이 훨씬 많아 장려되고 있는 품종이다.
재규는 한산도를 꺼내 물었다. 깊이 들이마셔 본다. 구수하고도 시원했다. 온몸이 나른해지는 것 같다. 그 기분을 따라 무엇인가 바시시 솟구쳐 가슴에 다가왔다.
(다) “태규야, 재규를 부탁한다.”
“안 됩니다. 어머니도 같이 가셔야 합니다.”
“무슨 말이 이렇게 많으냐? 어서 가지 않으면 우리 집안은 대가 끊기고 만다. 어서 가는 것이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효도다.”
“하지만…….”
“내 걱정은 마라. 난 대대로 선조(先祖)가 살던 마을과 집을 봐야 한다.”
멀리서 대포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 왔다. 아마 전선이 가까워지는 모양이다.
“사리원은 우리 가문(家門)의 고장이다. 그걸 잊지 말고 살아야 한다.”
“어머니, 그럼 부디 안녕히 계세요.”
“오냐! 잘 가거라.”
형이 어머니의 손을 한참 만지면서 그대로 서 있었다.
“뭣 하느냐, 속히 가지 못하고…….”
(라) 그런데 태규 형은 얼마나 변했을까? 눈썹이 유난히 많고, 주먹코가 아니었던가? 아니지. 삼십 년 가까이 됐으니 봐도 알아볼 수가 없지 않을까? 하나도 분명한 기억이 없지 않은가? 고스란히 남아 있을 수가 없지. 그 이십 몇 년은 그대로 지나간 세월이 아니다. 아니고말고, 하루를 십 년같이 보낸 나날이 아니었던가? / 태규 형은 이 재규를 알아볼까? 열서너 살의 소년이 사십이 넘었으니, 그새 변해도 몇 번 변한 것이 아닌가? 사십이 된 얼굴에 열 몇 살의 인상이 남아 있을까? 없을 거야. 남아 있을 리가 없지. 옛날 같이 미군의 하우스 보이로 같은 부대에 있었던 애들도 서로 몰라보는데, 기와집 도령의 옛 모습이 남아 있을 턱이 없다.
(마) 재규는 눈앞이 캄캄하고 정신이 아찔했다. 몸을 가누고 눈을 다시 떴다.
영정이 번히 떠 보였다. 망연히 바라봤다. 주먹코며 이마며 얼굴 모습이 태규 형님이 틀림없다.
“오늘 정오에 가셨습니다. 제 손을 잡으시고 ‘재규야.’라고 부르면서 운명하셨습니다.”
기현의 말이 떨어지자, 재규가 무릎을 꾸부리고 영정을 응시하다가는
“형님! 태규 형님! 재규가 왔습니다. 재규가요!”
채 말을 끝맺지도 못하고 영정을 안고 뒹굴었다.
“태규 형님! 재규예요, 재규……. 말좀 해 봐요, 재규를 불러 봐요, 네? 형님!”
[문학의 감상] ★★
위 글을 읽고 난 후의 감상으로 옳지 않은 것은? ③
①서로를 그리워하는 이산 가족의 안타까움을 느낄 수 있다.
②625 전쟁으로 인한 분단의 아픔이 드러나 있다.
③
625 전쟁의 원인과, 당시 국제 정서를 알 수 있다.
④태규와 재규의 입장을 번갈아가며 보여 주는 시점이 흥미롭다.
⑤현재와 과거가 교차하는 입체적 구성 방식으로 이루어져 있어 지루하지 않다.
[글의 배경] ★★
(가)~(마) 중 시간적 배경이 나머지 넷과 다른 것은? ③
① (가)② (나)③ (다)
④ (라)⑤ (마)
[글의 시간적 배경] ★★
(나)에서 시대적 배경을 알 수 있게 해 주는 말을 모두 찾아 쓰시오. 통일벼, 유신벼, 한산도
재규는 한산도를 꺼내 물었다. 깊이 들이마셔 본다. 구수하고도 시원했다. 온몸이 나른해지는 것 같다. 그 기분을 따라 무엇인가 바시시 솟구쳐 가슴에 다가왔다.
(다) “태규야, 재규를 부탁한다.”
“안 됩니다. 어머니도 같이 가셔야 합니다.”
“무슨 말이 이렇게 많으냐? 어서 가지 않으면 우리 집안은 대가 끊기고 만다. 어서 가는 것이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효도다.”
“하지만…….”
“내 걱정은 마라. 난 대대로 선조(先祖)가 살던 마을과 집을 봐야 한다.”
멀리서 대포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 왔다. 아마 전선이 가까워지는 모양이다.
“사리원은 우리 가문(家門)의 고장이다. 그걸 잊지 말고 살아야 한다.”
“어머니, 그럼 부디 안녕히 계세요.”
“오냐! 잘 가거라.”
형이 어머니의 손을 한참 만지면서 그대로 서 있었다.
“뭣 하느냐, 속히 가지 못하고…….”
(라) 그런데 태규 형은 얼마나 변했을까? 눈썹이 유난히 많고, 주먹코가 아니었던가? 아니지. 삼십 년 가까이 됐으니 봐도 알아볼 수가 없지 않을까? 하나도 분명한 기억이 없지 않은가? 고스란히 남아 있을 수가 없지. 그 이십 몇 년은 그대로 지나간 세월이 아니다. 아니고말고, 하루를 십 년같이 보낸 나날이 아니었던가? / 태규 형은 이 재규를 알아볼까? 열서너 살의 소년이 사십이 넘었으니, 그새 변해도 몇 번 변한 것이 아닌가? 사십이 된 얼굴에 열 몇 살의 인상이 남아 있을까? 없을 거야. 남아 있을 리가 없지. 옛날 같이 미군의 하우스 보이로 같은 부대에 있었던 애들도 서로 몰라보는데, 기와집 도령의 옛 모습이 남아 있을 턱이 없다.
(마) 재규는 눈앞이 캄캄하고 정신이 아찔했다. 몸을 가누고 눈을 다시 떴다.
영정이 번히 떠 보였다. 망연히 바라봤다. 주먹코며 이마며 얼굴 모습이 태규 형님이 틀림없다.
“오늘 정오에 가셨습니다. 제 손을 잡으시고 ‘재규야.’라고 부르면서 운명하셨습니다.”
기현의 말이 떨어지자, 재규가 무릎을 꾸부리고 영정을 응시하다가는
“형님! 태규 형님! 재규가 왔습니다. 재규가요!”
채 말을 끝맺지도 못하고 영정을 안고 뒹굴었다.
“태규 형님! 재규예요, 재규……. 말좀 해 봐요, 재규를 불러 봐요, 네? 형님!”
[문학의 감상] ★★
위 글을 읽고 난 후의 감상으로 옳지 않은 것은? ③
①서로를 그리워하는 이산 가족의 안타까움을 느낄 수 있다.
②625 전쟁으로 인한 분단의 아픔이 드러나 있다.
③
625 전쟁의 원인과, 당시 국제 정서를 알 수 있다.
④태규와 재규의 입장을 번갈아가며 보여 주는 시점이 흥미롭다.
⑤현재와 과거가 교차하는 입체적 구성 방식으로 이루어져 있어 지루하지 않다.
[글의 배경] ★★
(가)~(마) 중 시간적 배경이 나머지 넷과 다른 것은? ③
① (가)② (나)③ (다)
④ (라)⑤ (마)
[글의 시간적 배경] ★★
(나)에서 시대적 배경을 알 수 있게 해 주는 말을 모두 찾아 쓰시오. 통일벼, 유신벼, 한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