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1. 『악마 같은 남성』Demonic Males
2. 타자들의 담론 - 여성해방비평과 포스트모더니즘
3. [비디오 아트] 새로운 페미니즘 미학 / 정치학의 실천
4. 근대성과 페미니즘
2. 타자들의 담론 - 여성해방비평과 포스트모더니즘
3. [비디오 아트] 새로운 페미니즘 미학 / 정치학의 실천
4. 근대성과 페미니즘
본문내용
새로운 사회통제의 그물망을 만들어내기도 했던 것이다. (p147)
그렇다면 여성화된 남성의 이미지, 남성화된 여성의 이미지는 어떠한가? 19세기 말 오스카 와일드를 위시한 소위 유미주의자들의 삶과 텍스트에 드러나는 여성적 취향, 나르시시즘, 인공성, 무절제 등은 당시 사회에 대한 비판으로서 제기되고 행해지던 생활 양식이었다. 이들은 부르주아 남성 이데올로기에 명백히 대립되는 가치를 내포하고 있었다. 그러나, 리타 펠스키는 그들이 이를 표면적으로만 부정했을 뿐 되려 성별 위계질서를 더욱 공고히 했다고 주장한다. 그들은 `저속함'에 대한 깊은 혐오를 가지고 있었던 엘리트주의자들이었다. 저속한 층은 대중이고, 대중의 가운데에 여성이 있다. 그들이 여성성을 자신의 육체에 각인시켰던 부분은 다름아닌 소비의 영역에서였고 다른 부분은 여성들과 끊임없이 경계를 그어가며 자신들의 우월성을 입증하려 했다. 심지어 작품 속에서 여성의 통제할 수 없는 힘에 의해 남성이 지배당하는 때에 여성은 단지 무의식적이고 훈련되지 않은 주체성의 통제되지 않은 무절제를 상징화하는 육체에 지나지 않는다고 리타 펠스키는 말한다.
나는 그동안 문화를 다루는 페미니즘적 시각이 `여성적인 것은 해방적이다'라는 암묵적 명제를 견지해 온 것은 정치적이고 전술적인 의미였다고 생각한다. 어떤 문학 작품이나 영화, 미술 등에서 드러나는 여성성을 그 이전의 해석들처럼 허약하고 변덕스럽고 사소한 것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공적인 사회적 관계망 틈새에 존재하는, 사회균열의 힘을 지니고 있는 메타포로 바라보는 것은 단지 그러하다의 설명적 의미 뿐만 아니라 그러하게 해야 한다라는 당위성까지도 포함하고 있다.
리타 펠스키의 글은 매우 흥미롭지만, 위와 같은 관점에서 볼 때 이전의 일관된 페미니즘의 근대성 분석에 대하여 가지는 보다 나은 실천적 함의는 무엇일까에 대해서는 좀더 생각해 보아야 할 것 같다. 근대에 나타나는 여성과 남성들의 정체성에 끊임없이 균열을 가하는 것이 그의 목적이었을까?
그는 7장 성도착의 예술에서 `라쉴드'라는 프랑스 여성작가의 책을 비평한다. 나도 처음 들어보는 작가라 그의 비평에 의존하여 라쉴드의 텍스트를 추리해 볼 수밖에 없었지만 여성의 성욕을 거침없이 묘사했다는 점에서 놀라움을 던져주었다. 그는 인식하고 욕망하는 도착적 여성 주체의 비전을 창출하는 가운데 현대 페미니즘 이론과 뚜렷하게 관련된 주제들을 탐구하고 있다.(p285) 『사드 후작부인』(1887)이라는 책에서는 여성과 남성의 성역할이 뒤바뀐다. 여성은 더 이상 남성 새디즘의 대상이 아니다. 그렇지만 기존의 사도-마조히즘 텍스트의 거울상으로 이를 해석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기존의 남성 사디스트가 자신의 권력에 의거해 도착적 행위를 행해 왔다면, 책에서의 여성 사디스트는 유혹의 방법을 통하여 남성을 지배하고 파괴하는 힘을 얻었다.
여성은 타자의 시선과 관련된 위치를 갖기 때문에, 남성이 결코 획득할 수 없는 상당한 자의식을 소유한 존재가 된다. 여성은 더 이상 미분화된 자연과 무의식적 욕망을 상징하는 존재가 아닌 것이다. (p300)
리타 펠스키는 라쉴드가 남성 주체야 말로 통일적인 정체성이라는 향수어린 환상에 강박을 가지는 존재로 보았으며 여성은 자기 자신이 외부세계에 의해 규정되는 불안정하고 정해져 있지 않은 존재라는 걸 이미 인식하고 있는 근대성의 특권층이라고 보았다고 주장한다. 또한, 이 소설에서 나타나는 남성을 죽이고 그와 똑같이 만든 사이보그가 그 남성의 대체물이 아니라 다른 종류의 성애의 원천임을 펠스키는 얘기한다. 역시 근대성의 주체가 여성으로 인격화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까지 보면 라쉴드는 매우 급진적인 존재였을 듯 하지만 그녀는 『나는 왜 페미니스트가 아닌가』라는 책을 써서 페미니즘에 대한 반감을 드러냈다고 한다. 그녀는 여성이 `유혹'과 `과장'이라는 특권적 지위를 거부하고 남성과 동등해지는 것은 매우 우스운 이야기로 생각했다. 그녀 자신은 남성과 같이 행동했으나 그것이 대중화 되는 것은 매우 싫어했다. 이러한 지점에서 그의 텍스트는 여성 성욕의 재현이라는 점에서 해방적 의미를 띠고 있지만 또한 한계도 가지고 있다. 펠스키는 책의 마지막에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근대적 주체의 필연적 복수성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확장시키는 데 있어서, 그러한 기획은 기존의 시간적 도식과 시대 구분의 구조를 허물고 개조하는 것을 수반한다. 상이한 사회집단의 이질적이고 비동시적이지만 서로 교차하는 근대성들이 나타날 때, 근대의 미학과 정치학에 관한 일반적인 교의는 필연적으로 논쟁과 개정의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다. (p327)
`근대의 성별은 무엇인가?'
우리는 이 책을 통해서 이 질문에 대해 어떠한 대답을 얻을 수 있을까?
나는 책이 제시하는 내용이 매우 실제적이고 역사적인 것으로 거기에 대한 분석을 공감하였기 때문에 근대성의 성별에 대해 내가 생각하고 있던 바를 다시 되돌아보게 되었다. 근대성이 남성과 여성이 모호하게, 그리고 모순적으로 뒤섞여 있다는 사실은 여성을 근대라는 역사 내부로 가져옴으로써 근대성이 남성이라는 기존의 관점에 대해서 그것이 가지고 있는 성별 이분화의 틀을 깰 수 있었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 처음에는 책을 읽으면서 `그래서 어쨌다는 거야'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지만, 점차 이러한 분석의 실천적 의미를 생각해 보게 되었다. 기존의 포스트 모더니즘, 페미니즘 이론은 근대성을 남성으로 고착시키고 그에 대해 공격함으로써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 여성성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렇지만 아이러니칼하게도 이는 그것들이 공격하던 거대서사에 있어서의 환원론적이고 이분법적인 틀을 오히려 공고화하는데 기여했다는 의심을 받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것들이다. 어쩌면 근대가 보여왔던 자기모순의 지점들을 파헤치고 그 계기들을 추적해 봄으로써 우리는 좀더 진실에 접근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러한 관점은 우리에게 막연한 상징과 은유로서의 해방적 함의를 지니는 여성성에 비해 좀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관계 내에서, 차이들이 권력에 기반한 것임을 인식시키므로써 근대 내부에 여전히 싸울 공간이 남아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그렇다면 여성화된 남성의 이미지, 남성화된 여성의 이미지는 어떠한가? 19세기 말 오스카 와일드를 위시한 소위 유미주의자들의 삶과 텍스트에 드러나는 여성적 취향, 나르시시즘, 인공성, 무절제 등은 당시 사회에 대한 비판으로서 제기되고 행해지던 생활 양식이었다. 이들은 부르주아 남성 이데올로기에 명백히 대립되는 가치를 내포하고 있었다. 그러나, 리타 펠스키는 그들이 이를 표면적으로만 부정했을 뿐 되려 성별 위계질서를 더욱 공고히 했다고 주장한다. 그들은 `저속함'에 대한 깊은 혐오를 가지고 있었던 엘리트주의자들이었다. 저속한 층은 대중이고, 대중의 가운데에 여성이 있다. 그들이 여성성을 자신의 육체에 각인시켰던 부분은 다름아닌 소비의 영역에서였고 다른 부분은 여성들과 끊임없이 경계를 그어가며 자신들의 우월성을 입증하려 했다. 심지어 작품 속에서 여성의 통제할 수 없는 힘에 의해 남성이 지배당하는 때에 여성은 단지 무의식적이고 훈련되지 않은 주체성의 통제되지 않은 무절제를 상징화하는 육체에 지나지 않는다고 리타 펠스키는 말한다.
나는 그동안 문화를 다루는 페미니즘적 시각이 `여성적인 것은 해방적이다'라는 암묵적 명제를 견지해 온 것은 정치적이고 전술적인 의미였다고 생각한다. 어떤 문학 작품이나 영화, 미술 등에서 드러나는 여성성을 그 이전의 해석들처럼 허약하고 변덕스럽고 사소한 것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공적인 사회적 관계망 틈새에 존재하는, 사회균열의 힘을 지니고 있는 메타포로 바라보는 것은 단지 그러하다의 설명적 의미 뿐만 아니라 그러하게 해야 한다라는 당위성까지도 포함하고 있다.
리타 펠스키의 글은 매우 흥미롭지만, 위와 같은 관점에서 볼 때 이전의 일관된 페미니즘의 근대성 분석에 대하여 가지는 보다 나은 실천적 함의는 무엇일까에 대해서는 좀더 생각해 보아야 할 것 같다. 근대에 나타나는 여성과 남성들의 정체성에 끊임없이 균열을 가하는 것이 그의 목적이었을까?
그는 7장 성도착의 예술에서 `라쉴드'라는 프랑스 여성작가의 책을 비평한다. 나도 처음 들어보는 작가라 그의 비평에 의존하여 라쉴드의 텍스트를 추리해 볼 수밖에 없었지만 여성의 성욕을 거침없이 묘사했다는 점에서 놀라움을 던져주었다. 그는 인식하고 욕망하는 도착적 여성 주체의 비전을 창출하는 가운데 현대 페미니즘 이론과 뚜렷하게 관련된 주제들을 탐구하고 있다.(p285) 『사드 후작부인』(1887)이라는 책에서는 여성과 남성의 성역할이 뒤바뀐다. 여성은 더 이상 남성 새디즘의 대상이 아니다. 그렇지만 기존의 사도-마조히즘 텍스트의 거울상으로 이를 해석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기존의 남성 사디스트가 자신의 권력에 의거해 도착적 행위를 행해 왔다면, 책에서의 여성 사디스트는 유혹의 방법을 통하여 남성을 지배하고 파괴하는 힘을 얻었다.
여성은 타자의 시선과 관련된 위치를 갖기 때문에, 남성이 결코 획득할 수 없는 상당한 자의식을 소유한 존재가 된다. 여성은 더 이상 미분화된 자연과 무의식적 욕망을 상징하는 존재가 아닌 것이다. (p300)
리타 펠스키는 라쉴드가 남성 주체야 말로 통일적인 정체성이라는 향수어린 환상에 강박을 가지는 존재로 보았으며 여성은 자기 자신이 외부세계에 의해 규정되는 불안정하고 정해져 있지 않은 존재라는 걸 이미 인식하고 있는 근대성의 특권층이라고 보았다고 주장한다. 또한, 이 소설에서 나타나는 남성을 죽이고 그와 똑같이 만든 사이보그가 그 남성의 대체물이 아니라 다른 종류의 성애의 원천임을 펠스키는 얘기한다. 역시 근대성의 주체가 여성으로 인격화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까지 보면 라쉴드는 매우 급진적인 존재였을 듯 하지만 그녀는 『나는 왜 페미니스트가 아닌가』라는 책을 써서 페미니즘에 대한 반감을 드러냈다고 한다. 그녀는 여성이 `유혹'과 `과장'이라는 특권적 지위를 거부하고 남성과 동등해지는 것은 매우 우스운 이야기로 생각했다. 그녀 자신은 남성과 같이 행동했으나 그것이 대중화 되는 것은 매우 싫어했다. 이러한 지점에서 그의 텍스트는 여성 성욕의 재현이라는 점에서 해방적 의미를 띠고 있지만 또한 한계도 가지고 있다. 펠스키는 책의 마지막에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근대적 주체의 필연적 복수성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확장시키는 데 있어서, 그러한 기획은 기존의 시간적 도식과 시대 구분의 구조를 허물고 개조하는 것을 수반한다. 상이한 사회집단의 이질적이고 비동시적이지만 서로 교차하는 근대성들이 나타날 때, 근대의 미학과 정치학에 관한 일반적인 교의는 필연적으로 논쟁과 개정의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다. (p327)
`근대의 성별은 무엇인가?'
우리는 이 책을 통해서 이 질문에 대해 어떠한 대답을 얻을 수 있을까?
나는 책이 제시하는 내용이 매우 실제적이고 역사적인 것으로 거기에 대한 분석을 공감하였기 때문에 근대성의 성별에 대해 내가 생각하고 있던 바를 다시 되돌아보게 되었다. 근대성이 남성과 여성이 모호하게, 그리고 모순적으로 뒤섞여 있다는 사실은 여성을 근대라는 역사 내부로 가져옴으로써 근대성이 남성이라는 기존의 관점에 대해서 그것이 가지고 있는 성별 이분화의 틀을 깰 수 있었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 처음에는 책을 읽으면서 `그래서 어쨌다는 거야'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지만, 점차 이러한 분석의 실천적 의미를 생각해 보게 되었다. 기존의 포스트 모더니즘, 페미니즘 이론은 근대성을 남성으로 고착시키고 그에 대해 공격함으로써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 여성성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렇지만 아이러니칼하게도 이는 그것들이 공격하던 거대서사에 있어서의 환원론적이고 이분법적인 틀을 오히려 공고화하는데 기여했다는 의심을 받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것들이다. 어쩌면 근대가 보여왔던 자기모순의 지점들을 파헤치고 그 계기들을 추적해 봄으로써 우리는 좀더 진실에 접근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러한 관점은 우리에게 막연한 상징과 은유로서의 해방적 함의를 지니는 여성성에 비해 좀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관계 내에서, 차이들이 권력에 기반한 것임을 인식시키므로써 근대 내부에 여전히 싸울 공간이 남아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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