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와 칼 요약

본문내용

본인은 예전부터 천진한 즐거움을 즐겼다. 예를 들어 벚꽃이나 달, 국화, 첫눈을 바라보는 것 등이다. 그들은 쾌활하고, 기분 좋게 여가를 즐길 줄도 안다. 하지만 일본인들은 스스로에게 많은 요구를 한다. 남들의 비방을 피하기 위하여 개인적인 즐거움을 포기해야 한다. 세상사람 일반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자신의 개인적 요구를 포기하는 이러한 사람이야 말로 자기가 속한 집단에 명예를 가져오는 사람이다. 이렇게 하여 빚어지는 긴장은 대단히 커서 일본의 동양의 강대국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그러한 긴장은 개인에게는 무거운 부담이다. 어떠한 행동에서든지 참을 줄 알아야 하고, 주의를 기울일 줄 알아야 한다.
12-7-2. 일본인은 그들의 생활양식 때문에 값비싼 대가를 치러 왔다. 그들은 단순한 자유도 스스로 거부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인들은 천진난만하게 자신이 원하는 대로 행동하는 것이 얼마나 기쁜 지를 상기해야 할 것이다. 도쿄의 미션 스쿨에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정원에 심는 경험을 한 스기모토 부인의 일화를 통하여 일본 곳곳에는 자유를 가장한 부자유가 지배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유를 거부당한 채 정해진 대로만 행하여야 했던 정원에 대한 손질을 자유롭게 자신의 마음대로 교체한 스기모토 부인은 그 때 자유를 만끽했다는 말을 쓰고 있다. 일본은 스기모토 부인이 얻은 자유를 전체적으로 누릴 수 있도록 변화를 해야 하는 것이다.
12-7-3. 정신적 자유를 증대할 수 있는 과도기에 처한 일본은 국화의 철사 고리를 떼어 내고, 철저하게 손질을 하지 않아도 되는 자유를 가질 수 있는 기회를 가지고 있다. 그렇게 하지 않아도 국화는 아름답게 피어 자랑스러울 수가 있다. 일본에서 이제 칼은 공격의 상징으로서가 아니라, 이상적이며 훌륭히 자기 행위에 책임을 지는 인간의 비유이다. 개인의 자유를 존중하는 시대에 이러한 덕은 훌륭한 평형의 역할을 한다. 이것은 어린 시절부터 훈육되어 온 일본인의 마음속에 있는 덕이다. 일본은 이제 녹이 슬기 쉬운 칼을 녹이 슬지 않게 하는 일에 마음을 쓰는 강점을 지니고 있다. 그들의 도덕적인 어법에 의하면, 칼은 더욱 자유롭고 더욱 평화로운 세계에서도 그들이 보존할 수 있는 상징이다. 즉 일본은 이제 정신적인 측면과 생활적인 면에서 개인의 자유를 좀 더 만끽해야 할 시기가 되었으며, 이러한 변화 속에서 공격적인 의미의 칼을 정신적이고 변화된 일본의 상징으로 바꾸어야 된다는 말이다.
제 13장 패전 후의 일본인
13-1. 2차대전에서의 승리 이후 미국이 일본에 대하여 취한 조치는 매우 적절하고도 합리적인 것이었다. 미국은 전쟁에서의 승리 이후 일본에 대하여 독일이나 이탈리아와는 다른 조치를 취했는데 그것은 상호 신뢰에 기반을 둔 자치제에 가까운 것이었다. 부연 설명하자면, 미국은 일본국민에게 행정상 책임을 지웠는데 이것은 일본국민에게 자주권을 허용하는 것이었다. 이 정책은 일본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는 성공하기 어려운 성격의 것인 동시에 일본에서는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정책이었다. 또한 이러한 정책의 성공 원인은 일본 특유의 국민성과 문화에 그 원인이 있다. 우선, 독일인과 비교하여 일본인의 성향을 살펴보면 독일인이 세상과 조상에 대한 채무자가 되기를 기피하는 반면 기리와 기무에 대한 교육을 받은 일본인은 기꺼이 그것을 감당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반항하기는 하나 혁명가는 되지 못한다. 때문에 항복 직후 일본의 지하세력이 실권을 쥐게 될 것이라는 등의 생각은 사실상 기우(杞憂)였던 것이다.
13-2. 일본 국민의 또 하나의 특징은 그들 특유의 양자택일적 윤리관인데, 이것은 일본이 평화국가로 발돋움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절대주의적 윤리관을 견지하고 있는 국민의 경우 자신들이 패전했을 때 ‘우리의 패배와 함께 정의는 사라졌다’고 애통해하거나 자신들이 믿고 있는 이념이 틀렸다는 인식과 함께 그동안 허황된 이념을 따랐다는 사실을 가슴을 치며 후회하고 반성한다. 그러나 일본인에게 있어 패전은 무력으로 세계를 정복하려는 시도가 잘못된 것이라는 사실을 확인시켜준 게기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위의 두 가지 중 어느 것도 할 필요가 없다. 다만 그들은 자신들이 평화의 길을 걸어가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을 뿐이다.
13-3. 일본인의 행동은 그들이 모욕을 받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 명백하게 달라진다. 이를 살펴보기 위해 우선, 그들이 다른 민족과의 전쟁에서 승리했을 때 상대에게 모욕을 주지 않으려 노력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뤼순에서 러시아군이 항복했을 때 일본군이 러시아에 대하여 취한 조치를 살펴보면, 일본이 러시아의 자존심을 건드리지 않도록 조심한 흔적이 역력하다. 일례로, 러시아군은 군복만 다를 뿐 무장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던 것을 들 수 있다. 러시아군은 패전 후에도 군인으로서의 직위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이다. 특히 러시아의 스토예셀 장군에 대한 노기 장군의 에우는 깍듯한 것이었다. 그런 만큼 일본인이 타국에 의해 모욕을 받았다고 여겨질 때 그들은 모욕을 가한 타국에 복수하는 것을 미덕으로 생각할 만큼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천황제의 보존은 매우 중대한 의의가 있었다. 또한 미국의 정책은 일본인으로 하여금 만족을 얻게 하였다. 패전의 아픔을 산업의 발달로 승화시킨 그들의 모습에서 승자의 모습을 찾을 수 있었다.
군비와 군대 유지를 위한 세입을 줄이면 경제 기반을 단단히 다질 수 있을 것이며, 경제를 평화의 이익과 접목시킨다면 국민 생활 향상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일본인은 침략 전쟁을 실패한 것으로 간주하면서 변화의 필요성을 자각하였다. 칼로 비유되는 무력에서의 실패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평화로운 나라들 사이의 존경적 지위를 얻으려 무던한 노력을 한다. 오히려 이 패전을 다행으로 여기고 자기 존재의 의구심을 품으며 다른 방향(평화적 지위의 획득)으로의 방법을 모색한다. 즉, 일본이 평화주의를 내세울 때, 국제적으로 명예를 얻을 수 있을 것이고 또 미국이 이를 지지할 경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일본의 군국주의는 결코 존경스러운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일본의 전 후를 보고서 다른 나라에서도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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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와 칼,   일본,   일본문화,   한국과 일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