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간 승리의 한 모습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장기수 할아버지들이 긴 투쟁의 시간을 견디어 낼 수 있었던 힘은 이념에서 나오는 것일까요, 아니면 인간의 신념에서 나오는 것일까요?
그 답이 궁금한 중에 아직도 잊혀 지지 않는 영화의 한 부분이 떠오릅니다. 북으로 송환되기 위해 40여년 만에 출소한 한 장기수 할아버지는 그의 100세 노모가 병원에 입원해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됩니다. 부랴부랴 어머니가 있는 병원으로 달려간 할아버지는 곧 자신을 가로 막는 가족들에게 둘러싸이게 됩니다. ‘악질 빨갱이’가 자신의 집안에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무자비한 연좌제의 사슬 속에서 수 십년을 고통 받았을 가족들은 할아버지를 적대하며 어머니 곁으로 쉽게 보내주지 않습니다. 어렵게 어렵게 늙은 어머니 곁으로 다가선 아들에게 어머니는 “그러게 내 말 안 들으면 고생한댔잖니”라고 말하고 어머니 못지않게 늙은 여든의 아들은 “제가 잘못 했어요 어머니.”라고 말하며 그저 울뿐입니다.
무자비한 국가 권력 앞에서도 절대 뜻을 굽히지 않던 신념의 용사가 어머니 앞에서는 그저 철없는 아들일수 밖에 없는 이 장면을 보면서 이념의 허구성을 느꼈습니다. 이념이라고 하는 것이 아무리 옳고 따라야 할 만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인간의 행복을 지켜주지 않는다면 그것이 과연 옳고 좋은 것일까?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5. 마치면서 - 이념의 시대를 넘어서
지금까지 저는 세편의 영화를 통해서 20세기가 이념의 시대였음을, 그리고 그 이념들은 어떠한 성격을 가지고 있었는지 짧게나마 분석해보았습니다. 그 이념들은 민족주의와 파시즘과 사회주의, 자본주의였으며 그것들이 현실화한 형태로 아일랜드의 민족독립전쟁, 독일의 나치즘, 한국의 냉전을 분석해 보았습니다. 그것들은 때론 우리에게 좋은 방향을 제시하기도 했지만 많은 경우 그다지 좋지 않은 결과를 보여주었습니다.
지금 우리는 민족주의적 근대 국가인 대한민국에서 자본주의적 사고방식과 사회주의적 사고방식이 혼재된 상태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신문이나 논설을 보면 가금씩 독단적이고 공격적인 주장에 대해 “그것은 파쇼”라는 비유를 사용하여 비판을 하는 글을 자주 보게 됩니다. 그리고 냉전이 끝났다고 하는 지금도 심심치 않게 색깔론으로 편을 가르며 상대를 비난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아직도 앞에서 살펴본 이념들의 궤적 속에서 살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아직도 이념의 세기였던 지난 20세기와 별로 다르지 않은 21세기를 살고 있습니다. 이번 세기에 있었던 9.11 테러와 이라크 전쟁을 통해 문명의 충돌론이 힘을 입고 있는 것을 보면 ‘이젠 종교적 이념 분쟁을 추가로 새로운 이념의 대립축 중 하나로 집어넣어야하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기본적으로 인간의 역사는 발전한다는 테제를 믿고 싶지만, 인간의 역사가 발전하면서 보여주는 흔적들이 너무나도 비 희망적인 것들이 많아서 회의감이 들기도 합니다. 조금 더 나은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열망은 사회의 변화를 낳았고 그러한 변화는 새로운 이념을 낳았습니다. 하지만 20세기에 새로이 등장한 이념들은 지금까지 살펴본 바에 따르면 그다지 발전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세 편의 영화 속 주인공들은 공통된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그들이 그들의 이념과 신념을 지키기 위해서 죽음을 당하거나, 희생당했다는 사실입니다.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에서 데미안은 자신의 순주한 신념을 지키기 위해 총살당하고, 「소피 숄의 마지막 날들」에서 소피는 나치즘은 틀렸다는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았기에 단두대에서 목이 잘립니다. 「송환」에서 장기수 할아버지들도 자신들의 이념적 신념을 지키기 위해 죽음보다도 더한 고통을 이겨냅니다.
그들의 모습은 모두 아름답고 고귀합니다. 하지만 그들의 모습은 모두 슬픕니다. 왜 그들은 죽을 수밖에 없었을까요? 왜 시대에 의해서 희생당할 수밖에 없었을까요? 저는 그들의 희생이 근대적 이념들이 가진 한계성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근대적 이념들은 서문 부분에서도 지적했듯이 공통되는 특징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통일성과 강제성, 그리고 외부에 대한 배타성 입니다. 이 통일성과 강제성에 의해 개인의 자유와 권리는 침해받고, 때로는 커다란 비극을 가지고 오기도 합니다. 또한 배타성은 이념과 이념들이 대립함으로서 인류 사회의 갈등을 나았습니다.
이제 21C가 시작된 지 10년도 채 지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10년도 채 지나지 않은 시간 동안 벌써 많은 이들이 근대적 이념들이 가진 한계로 인해서 고통을 받았습니다. 지금도 세계는 배타적 민족주의로 인한 갈등이 끊이지 않고 벌어지고 있고, 이념의 합리화를 위해 희생당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더 나은 21C를 만들기 위해서는 근대적 이념들이 가진 이 단점들이 극복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런 단점들이 극복되고 수정될 수 있다면 21C는 좀 더 나은 세계가 되지 않을까요? 더 이상 데미안이나 소피, 비전향 장기수 할아버지들 같이 뛰어난 용기와 의지를 지닌 이들이 희생당하지 않는 세계가 말입니다.
<<참고 목록>>
[참고 도서]
세계사 교과서, 금성출판사, 2001
새 유럽의 역사 - 프레데리크 들루슈, 2002, 까치글방
부의 미래 - 앨빈 토플러, 2006, 청림출판
이야기 영국사 - 김현수, 2007, 청아출판사
영국사 - 김현수, 1997, 대한교과서
가로세로 세계사 1 - 이원복, 2006, 김영사
1780년 이후의 민족과 민족주의 - 에릭 홉스봄, 1994, 창작과 비평사
극단의 시대 - 에릭 홉스봄, 2005, 까치글방
한국 근대사 강의 - 한국 근대사 학회, 2007, 한울 아카데미
나는 폭력의 세기를 고발한다 - 박노자, 2006, 인물과사상사
[참고 인터넷 사이트]
위키피디아 인터넷 백과사전 - http://www.wikipedia.org
네이버 백과사전 - http://dic.search.naver.com
Woojy119 님의 블로그 - http://blog.naver.com/woojy119
NocLeaf 님의 블로그 - http://blog.naver.com/nocleaf
그 답이 궁금한 중에 아직도 잊혀 지지 않는 영화의 한 부분이 떠오릅니다. 북으로 송환되기 위해 40여년 만에 출소한 한 장기수 할아버지는 그의 100세 노모가 병원에 입원해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됩니다. 부랴부랴 어머니가 있는 병원으로 달려간 할아버지는 곧 자신을 가로 막는 가족들에게 둘러싸이게 됩니다. ‘악질 빨갱이’가 자신의 집안에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무자비한 연좌제의 사슬 속에서 수 십년을 고통 받았을 가족들은 할아버지를 적대하며 어머니 곁으로 쉽게 보내주지 않습니다. 어렵게 어렵게 늙은 어머니 곁으로 다가선 아들에게 어머니는 “그러게 내 말 안 들으면 고생한댔잖니”라고 말하고 어머니 못지않게 늙은 여든의 아들은 “제가 잘못 했어요 어머니.”라고 말하며 그저 울뿐입니다.
무자비한 국가 권력 앞에서도 절대 뜻을 굽히지 않던 신념의 용사가 어머니 앞에서는 그저 철없는 아들일수 밖에 없는 이 장면을 보면서 이념의 허구성을 느꼈습니다. 이념이라고 하는 것이 아무리 옳고 따라야 할 만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인간의 행복을 지켜주지 않는다면 그것이 과연 옳고 좋은 것일까?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5. 마치면서 - 이념의 시대를 넘어서
지금까지 저는 세편의 영화를 통해서 20세기가 이념의 시대였음을, 그리고 그 이념들은 어떠한 성격을 가지고 있었는지 짧게나마 분석해보았습니다. 그 이념들은 민족주의와 파시즘과 사회주의, 자본주의였으며 그것들이 현실화한 형태로 아일랜드의 민족독립전쟁, 독일의 나치즘, 한국의 냉전을 분석해 보았습니다. 그것들은 때론 우리에게 좋은 방향을 제시하기도 했지만 많은 경우 그다지 좋지 않은 결과를 보여주었습니다.
지금 우리는 민족주의적 근대 국가인 대한민국에서 자본주의적 사고방식과 사회주의적 사고방식이 혼재된 상태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신문이나 논설을 보면 가금씩 독단적이고 공격적인 주장에 대해 “그것은 파쇼”라는 비유를 사용하여 비판을 하는 글을 자주 보게 됩니다. 그리고 냉전이 끝났다고 하는 지금도 심심치 않게 색깔론으로 편을 가르며 상대를 비난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아직도 앞에서 살펴본 이념들의 궤적 속에서 살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아직도 이념의 세기였던 지난 20세기와 별로 다르지 않은 21세기를 살고 있습니다. 이번 세기에 있었던 9.11 테러와 이라크 전쟁을 통해 문명의 충돌론이 힘을 입고 있는 것을 보면 ‘이젠 종교적 이념 분쟁을 추가로 새로운 이념의 대립축 중 하나로 집어넣어야하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기본적으로 인간의 역사는 발전한다는 테제를 믿고 싶지만, 인간의 역사가 발전하면서 보여주는 흔적들이 너무나도 비 희망적인 것들이 많아서 회의감이 들기도 합니다. 조금 더 나은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열망은 사회의 변화를 낳았고 그러한 변화는 새로운 이념을 낳았습니다. 하지만 20세기에 새로이 등장한 이념들은 지금까지 살펴본 바에 따르면 그다지 발전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세 편의 영화 속 주인공들은 공통된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그들이 그들의 이념과 신념을 지키기 위해서 죽음을 당하거나, 희생당했다는 사실입니다.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에서 데미안은 자신의 순주한 신념을 지키기 위해 총살당하고, 「소피 숄의 마지막 날들」에서 소피는 나치즘은 틀렸다는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았기에 단두대에서 목이 잘립니다. 「송환」에서 장기수 할아버지들도 자신들의 이념적 신념을 지키기 위해 죽음보다도 더한 고통을 이겨냅니다.
그들의 모습은 모두 아름답고 고귀합니다. 하지만 그들의 모습은 모두 슬픕니다. 왜 그들은 죽을 수밖에 없었을까요? 왜 시대에 의해서 희생당할 수밖에 없었을까요? 저는 그들의 희생이 근대적 이념들이 가진 한계성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근대적 이념들은 서문 부분에서도 지적했듯이 공통되는 특징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통일성과 강제성, 그리고 외부에 대한 배타성 입니다. 이 통일성과 강제성에 의해 개인의 자유와 권리는 침해받고, 때로는 커다란 비극을 가지고 오기도 합니다. 또한 배타성은 이념과 이념들이 대립함으로서 인류 사회의 갈등을 나았습니다.
이제 21C가 시작된 지 10년도 채 지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10년도 채 지나지 않은 시간 동안 벌써 많은 이들이 근대적 이념들이 가진 한계로 인해서 고통을 받았습니다. 지금도 세계는 배타적 민족주의로 인한 갈등이 끊이지 않고 벌어지고 있고, 이념의 합리화를 위해 희생당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더 나은 21C를 만들기 위해서는 근대적 이념들이 가진 이 단점들이 극복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런 단점들이 극복되고 수정될 수 있다면 21C는 좀 더 나은 세계가 되지 않을까요? 더 이상 데미안이나 소피, 비전향 장기수 할아버지들 같이 뛰어난 용기와 의지를 지닌 이들이 희생당하지 않는 세계가 말입니다.
<<참고 목록>>
[참고 도서]
세계사 교과서, 금성출판사, 2001
새 유럽의 역사 - 프레데리크 들루슈, 2002, 까치글방
부의 미래 - 앨빈 토플러, 2006, 청림출판
이야기 영국사 - 김현수, 2007, 청아출판사
영국사 - 김현수, 1997, 대한교과서
가로세로 세계사 1 - 이원복, 2006, 김영사
1780년 이후의 민족과 민족주의 - 에릭 홉스봄, 1994, 창작과 비평사
극단의 시대 - 에릭 홉스봄, 2005, 까치글방
한국 근대사 강의 - 한국 근대사 학회, 2007, 한울 아카데미
나는 폭력의 세기를 고발한다 - 박노자, 2006, 인물과사상사
[참고 인터넷 사이트]
위키피디아 인터넷 백과사전 - http://www.wikipedia.org
네이버 백과사전 - http://dic.search.naver.com
Woojy119 님의 블로그 - http://blog.naver.com/woojy119
NocLeaf 님의 블로그 - http://blog.naver.com/noclea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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