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거리는 흑인 한 사람 뿐이었다. 우리는 그녀가 병든 것조차 알지 못했다. 우리는 흑인으로부터 무엇을 알아내려는 노력을 포기한지 이미 오래되었다. 흑인은 누구하고도 말하지 않았고, 아마 그의 주인에게 조차 말을 안 했을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그의 목소리는 마치 사용하지 않아 그렇게 된 것처럼 잠기고 녹슬어 버렸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아래층 방안에서 커튼을 친 육중한 호두나무 침대에 누워 숨을 거두었다. 그녀의 잿빛 머리는 오랫동안 햇살을 받지 못해서 누렇게 곰팡이가 낀 배게 위에 얹혀있는 채로.
Ⅴ
흑인은 처음으로 문상 찾아온 여인들을 현관문에서 안으로 맞아 들였다. 그녀들은 목쉰 소리로 소곤소곤 거리며 호기심어린 눈초리를 여기저기 분주히 옮기고 있었다. 흑인은 자취를 감추어 버렸다. 집을 바로 나와서 뒷마당으로 나온 후 다시 그의 모습을 볼 수가 없었다.
두 여자 사촌들이 즉시 왔다. 죽은 지 이틀 후에 장례식을 거행했다. 읍 사람들은 가게에서 산 꽃 더미 아래 누워있는 에밀리양을 보려고 왔다. 관 위에는 그녀의 아버지의 ㅊ ㅗ상화가 명상에 잠긴 듯 심각한 표정으로 내려다보고 있었다. 여인들은 음산한 표정으로 수군 거렸다. 그리고 나이가 많은 남자들은 -남군의 군복을 솔질하여 입고 있는- 노인들도 몇 명 있었다. 현관입구와 잔디밭에서 마치 에밀리양이 그들의 동시대인인 것처럼 그녀의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들은 그녀와 함께 춤을 추었고, 아마도 그녀에게 구혼을 했을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노인들이 그리하듯이 그들은 시간을 수학적으로 진행하는 시간관념과 혼동하고 있었다. 그들에게 모든 과거는 과거로 거슬러 올라갈수록 점점 좁아지는 것이 아니라, 겨울철도 감히 침범하지 못하는 광활한 초원과 같이 최근 10년간이라도 좁다란 병목에 의해 현재의 글로부터 격리되어 있다고 생각했다.
이미 우리는 계단 위층에 40년간 아무도 들여다 본 적이 없는 방이 하나 있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이 방의 문을 지금은 부셔야 했던 것이다. 열기 전에 사람들은 에밀리양이 지하에 잘 묻힐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문을 쾅쾅 부수는 바람에 이 방은 먼지가 자욱하게 퍼지어 가득차는 듯 했다. 무덤의 포장처럼 코를 찌르는 엷은 먼지들이 신혼방처럼 침대와 가구들을 꾸며놓은 방위에 내려 덮여 있는 것 같았다. 빛바랜 장밋빛 침대 커튼 위에도, 장밋빛 갓을 씨운 램프 위에도, 화장대 위에 우아한 유리그릇 위에도, 그리고 은으로 안을 입힌 도구 위 호머 두 문자가 희미해 졌다. 그것들 가운데 칼라와 넥타이가 놓여 있었는데 마치 금방 풀어놓은 것 같았다. 이것을 들어올리니 표면의 먼지 속에 아련한 초승달이 남아 있었다. 한 의자 위에는 단정히 개어 놓은 옷이 한 벌 걸려 있었다. 그리고 그 밑에는 구두 한 켤레와 벗어 던진 양말 두 짝이 놓여 있었다.
남자 자신도 침대 위에 누워 있었다.
오랫동안 우리는 심각하게 말이 없는 웃는 얼굴을 보면서 거기에 서 있었다. 그 몸은 분명한 때는 포옹의 자세로 누워 있었으나 지금은 사랑보다도 오래가며 사랑의 찡그림까지도 정복하는 기나긴 잠이 그를 품고 있었다. 삭다 남은 희미한 잠옷의 흔적 밑에 엉겨 붙은 남자의 썩다 남은 유해는 이제 그가 누웠던 침대에서 뗄 수 없는 것이 되어 버렸다. 그리고 그 위에도 그 옆의 베게 위에도 악착스럽고 영구한 먼지가 고루 뒤덮여 있었다.
그러고 나서 우리는 두 번째 베게 위에 머리를 댄 자국이 패여 있음을 알았다. 우리들 가운데 한 사람이 베게 자국에서 무엇을 집어 들었다. 희미하고 눈에 안 보이는 메마른 먼지가 코를 톡 쏘는 것을 느끼면서 몸을 앞으로 기울였을 때 한 가닥의 기다란 철회색 머리카락을 보았던 것이다.
그녀는 아래층 방안에서 커튼을 친 육중한 호두나무 침대에 누워 숨을 거두었다. 그녀의 잿빛 머리는 오랫동안 햇살을 받지 못해서 누렇게 곰팡이가 낀 배게 위에 얹혀있는 채로.
Ⅴ
흑인은 처음으로 문상 찾아온 여인들을 현관문에서 안으로 맞아 들였다. 그녀들은 목쉰 소리로 소곤소곤 거리며 호기심어린 눈초리를 여기저기 분주히 옮기고 있었다. 흑인은 자취를 감추어 버렸다. 집을 바로 나와서 뒷마당으로 나온 후 다시 그의 모습을 볼 수가 없었다.
두 여자 사촌들이 즉시 왔다. 죽은 지 이틀 후에 장례식을 거행했다. 읍 사람들은 가게에서 산 꽃 더미 아래 누워있는 에밀리양을 보려고 왔다. 관 위에는 그녀의 아버지의 ㅊ ㅗ상화가 명상에 잠긴 듯 심각한 표정으로 내려다보고 있었다. 여인들은 음산한 표정으로 수군 거렸다. 그리고 나이가 많은 남자들은 -남군의 군복을 솔질하여 입고 있는- 노인들도 몇 명 있었다. 현관입구와 잔디밭에서 마치 에밀리양이 그들의 동시대인인 것처럼 그녀의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들은 그녀와 함께 춤을 추었고, 아마도 그녀에게 구혼을 했을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노인들이 그리하듯이 그들은 시간을 수학적으로 진행하는 시간관념과 혼동하고 있었다. 그들에게 모든 과거는 과거로 거슬러 올라갈수록 점점 좁아지는 것이 아니라, 겨울철도 감히 침범하지 못하는 광활한 초원과 같이 최근 10년간이라도 좁다란 병목에 의해 현재의 글로부터 격리되어 있다고 생각했다.
이미 우리는 계단 위층에 40년간 아무도 들여다 본 적이 없는 방이 하나 있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이 방의 문을 지금은 부셔야 했던 것이다. 열기 전에 사람들은 에밀리양이 지하에 잘 묻힐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문을 쾅쾅 부수는 바람에 이 방은 먼지가 자욱하게 퍼지어 가득차는 듯 했다. 무덤의 포장처럼 코를 찌르는 엷은 먼지들이 신혼방처럼 침대와 가구들을 꾸며놓은 방위에 내려 덮여 있는 것 같았다. 빛바랜 장밋빛 침대 커튼 위에도, 장밋빛 갓을 씨운 램프 위에도, 화장대 위에 우아한 유리그릇 위에도, 그리고 은으로 안을 입힌 도구 위 호머 두 문자가 희미해 졌다. 그것들 가운데 칼라와 넥타이가 놓여 있었는데 마치 금방 풀어놓은 것 같았다. 이것을 들어올리니 표면의 먼지 속에 아련한 초승달이 남아 있었다. 한 의자 위에는 단정히 개어 놓은 옷이 한 벌 걸려 있었다. 그리고 그 밑에는 구두 한 켤레와 벗어 던진 양말 두 짝이 놓여 있었다.
남자 자신도 침대 위에 누워 있었다.
오랫동안 우리는 심각하게 말이 없는 웃는 얼굴을 보면서 거기에 서 있었다. 그 몸은 분명한 때는 포옹의 자세로 누워 있었으나 지금은 사랑보다도 오래가며 사랑의 찡그림까지도 정복하는 기나긴 잠이 그를 품고 있었다. 삭다 남은 희미한 잠옷의 흔적 밑에 엉겨 붙은 남자의 썩다 남은 유해는 이제 그가 누웠던 침대에서 뗄 수 없는 것이 되어 버렸다. 그리고 그 위에도 그 옆의 베게 위에도 악착스럽고 영구한 먼지가 고루 뒤덮여 있었다.
그러고 나서 우리는 두 번째 베게 위에 머리를 댄 자국이 패여 있음을 알았다. 우리들 가운데 한 사람이 베게 자국에서 무엇을 집어 들었다. 희미하고 눈에 안 보이는 메마른 먼지가 코를 톡 쏘는 것을 느끼면서 몸을 앞으로 기울였을 때 한 가닥의 기다란 철회색 머리카락을 보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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