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명익 <폐어인>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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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수 없겠지요. 이런 내 모욕감은 김선생과의 대조로서 비교도 안 되는 약자의 모욕감이라고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렇다고 지금의 내가 다시 당자가 되어 김선생에게서 받은 모욕과 박해를 설욕할 수가 있을까요? 지금 김선생은 내게 여옥이를 내놓으라고 내 앞에 버티고 앉아 있지 않습니까! 그것이 박해와 모욕이 아니고 무엇입니까? 그렇지만 나는 설욕할 만한 강자가 될 수 없습니다. 영원히 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나는 피로써 피를 씻는다는 격으로. 그렇다고 김선생의 모욕을 모욕으로 갚을 수 없는 나는, 나 자신을 내가 철저히 모욕하는 것으로 받은 모욕감을 씻어 볼밖에 없습니다. 그러자면 김선생에게 자진하여 여옥이를 내주는 것입니다. 김선생 때문에 마음이 흔들린 여옥이를 그대로 내 옆에 두고두고 모욕감을 느끼기보다, 내가 자굴해서 물러가는 것이 오히려 내 맘이 편하겠지요. 그렇다고 김선생을 따라가는 여옥이의 행복을 위한다거나, 김선생의 연애를 축복하자는 것도 아닙니다. 오늘 아침까지도 여옥이에게 그런 말을 했습니다. 그러나 내게 그런 인간다운 생각조차 남았을 리가 없지요. 그저 김선생과 겨룰 수 없는 폐인의 자굴입니다. ……나는 여기 더 있을 필요가 없는 사람입니다. 가겠습니다.
역설은 말이 되지 않는 것도 말이 되게 만드는 힘이 있다. 거지가 ‘감사’함으로써 얻는 힘은 역설이지만 말이 된다. 지금 내가 쓰고 있는 이 넋두리같은 에세이도 역설이다. 어떤 무속인이 내 말을 대신 할 수 있다면 나는 저 현일의 말을 그대로 할 것이다. 과연 내가 현명한 교사가 될 수 있을까? 과연 내가 현명한 딸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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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2008.12.23
  • 저작시기2008.12
  • 파일형식한글(hwp)
  • 자료번호#508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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