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라는 이름의 사나이 합평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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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나는 쉽게 휴지 뒤에 감추어진 내용물을 확인 할 수 있었다. 그러낸 휴지를 세면대 한쪽에 두고 조심스레 박스를 찢고 거꾸로 뒤집었다. 무언가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바닥으로 떨어지며 요란한 소리를 내는 것은 다름 아닌 동전이었다. 계속해서 떨어지는 동전과 꼬깃꼬깃한 몇 장의 천 원짜리 지폐와 한 장의 만 원짜리. 바닥에 떨어진 돈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많진 않았지만 그것은 분명 돈이었다. 마지막 순간 혼신의 힘을 다해 나에게 전하려고 했던 것은 그 몇 푼 되지 않는 돈이었다. 손 한번 잡아주지 않고 따뜻한 눈빛 한번 전해주지 않았던 딸을 위해 아버지는 오래전부터 가끔씩 자신에게 주어지는 그 돈을 모았을 것이다. 이따금 한번씩 내려와 형식상의 인사와 돈 몇 푼을 안겨주고 떠나는 딸을 위해 그 돈을 남겨두었던 것이다. 몸을 구부리고 앉아 그 돈을 끌어 모았다. 그 순간 갑자기 또 구역질이 올라왔다. 돈에서 나는 그의 냄새와 주위에 널려있는 그의 물건들이 내 속을 반응시킨 것이다. 한참동안 변기통을 붙잡고 오전에 먹었던 모든 것들을 뱉어냈다. 속에 남아있는 것이 더 이상 없을 텐데도 일부러 두 번째 손가락을 입어 넣어 남은 것들을 모조리 비워냈다. 위속에는 남아있는 것이 조금도 없다 라는 느낌이 들 때까지 나는 그 걸 계속했다. 속에 있는 음식물을 다 끄집어내고 끈끈한 침만 나오기 시작하자 개운하다는 생각이 들면서 맺혀있던 눈물이 한 두 방울씩 흐르기 시작했다. 토하는 행위에 있어서의 일련의 과정이라고 생각이 들었지만 그러기엔 너무 많은 눈물이 흘렀다.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정돈하며 변기 앞에서 일어났다. 입을 헹구기 위해 물을 틀었다. 끈적해진 손을 씻고, 입을 헹구고 고개를 들자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이 보였다. 깊고 크게 진 쌍커풀의 단발머리 소녀가 그 안에 있었다. 안타까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화장실에서 나와 거실에 들어서자 나와 똑같은 눈을 가진 딸아이가 남편의 손을 꼭 잡고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버지에 대한 나의 감정은 원망이 아닌 그리움이었다. 운행이 끝난 기차역에서 까만 봉지에 과자를 사들고 걸어오시던 내 아버지. 따뜻하고 가정적이진 않았지만 이름을 부르면 항상 그 자리에 묵묵히 있어주었던 그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 이었다는 것을 30년이 훨씬 지난 후에 알았다. 다시는 불러도 대답할 수 없는 그곳으로 아버지를 떠나보내고 난 후에야 알았다. 그것은 내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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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2008.12.30
  • 저작시기2008.12
  • 파일형식한글(hwp)
  • 자료번호#51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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