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사회 공통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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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형제복지원이라는 시설은 단순한 독재정권 시기의 예외적 사건이 아니라, 근대화 과정에서 제도적·사회적으로 축적된 차별과 배제가 현실화된 장소임을 보여준다. 연구팀은 다양한 시각에서 시설의 구조와 운영, 그리고 사회적·정치적 배경을 종합적으로 분석함으로써, 현대 한국 사회에서 소수자와 하층민을 바라보는 제도적 관행과 편견이 어떻게 지속되는지 이해할 수 있는 사회학적 창문을 제공한다.
형제복지원의 운영은 법적·제도적 장치를 통해 가능했다. 사회적 낙인과 ‘부적격자’로 규정된 개인들이 강제로 시설에 수용되었으며, 시설 내에서의 생활은 지속적인 권력 남용과 폭력 속에 이루어졌다. 시설 관리자는 입소자의 일상과 노동, 심지어 출입과 의사결정권까지 통제하며, 이들을 사실상 완전한 통제 대상으로 격하시켰다(서울대학교 사회학과 형제복지원연구팀, 2021, pp. 42-45). 연구팀은 이러한 시설 운영 방식이 단순한 행정적 편의가 아니라, 사회적 약자에 대한 우생학적·사회적 배제 논리와 결합되어 나타난 구조적 문제임을 강조한다. 즉, 형제복지원은 겉으로는 보호와 재활이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사회적 취약계층을 격리·배제·억압하는 제도로 기능했다.
시설 입소자들은 심리적·신체적 폭력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었다. 강제 노동, 폭언, 신체적 폭력, 심지어 사망에 이르는 사건들까지 발생하였으며, 이러한 경험은 단순히 개인의 피해에 그치지 않고, 사회적 배제와 낙인을 강화하는 구조적 장치로 작동했다(서울대학교 사회학과 형제복지원연구팀, 2021, pp. 68-72). 특히 연구팀은 형제복지원에서 벌어진 사건이, 한국 사회 내 취약계층에 대한 국가·사회적 통제 메커니즘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한다.
또한 연구는 형제복지원 사건의 제도적·사회적 맥락을 분석한다. 시설 운영 이전, 사회적 취약계층은 공공제도의 사각지대 속에서 경제적·사회적 배제를 경험했으며, 형제복지원은 이러한 배제를 제도화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연구팀은 이를 단순히 시설 관리자 개인의 폭력이나 비리 문제로 한정하지 않고, 사회 구조와 정책적 판단 속에 내재한 차별과 낙인의 문제로 접근한다(서울대학교 사회학과 형제복지원연구팀, 2021, pp. 89-92).
연구의 또 다른 핵심은 피해자의 목소리와 경험의 사회학적 의미를 조명한 점이다. 시설 내 피해자는 단순한 개인적 피해자가 아니라, 사회적 취약계층으로서 제도적 폭력과 사회적 낙인의 구조적 맥락 속에서 고통받았다. 이는 현대 사회에서도 유사한 구조적 배제와 권력 불균형이 재현될 수 있음을 시사하며, 과거 사건을 통해 현재와 미래의 사회복지 정책과 인권 보호를 성찰하게 한다(서울대학교 사회학과 형제복지원연구팀, 2021, pp. 110-115).
마지막으로, 연구팀은 형제복지원 사건을 통해 ‘절멸과 갱생’이라는 사회학적 개념을 제시한다. ‘절멸’은 제도적 폭력과 사회적 배제로 인해 발생한 인간 존엄성의 상실과 구조적 폭력을 의미하며, ‘갱생’은 피해자들의 삶과 사회적 권리를 복원하려는 노력, 그리고 사회적 재인식을 통한 제도적 개선을 포함한다(서울대학교 사회학과 형제복지원연구팀, 2021, pp. 123-125). 이 연구는 단순히 역사적 사건 기록에 그치지 않고, 사회적 약자와 국가 권력의 관계를 분석하고, 현대 사회의 인권과 복지 제도를 성찰하게 하는 학술적 기여를 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절멸과 갱생 사이』는 형제복지원 사건을 통해 한국 사회의 사회적 배제, 제도적 폭력, 권력 구조를 조명하며, 과거 사건의 학술적·사회적 의미를 심층적으로 탐구한 연구로 평가할 수 있다. 이 과정을 통해 우리는 단순한 과거사 기록을 넘어, 사회적 취약계층과 국가·사회 권력 간 관계를 성찰하고, 현대 사회 복지 정책의 개선과 인권 보호의 중요성을 재확인할 수 있다.
Ⅳ 참고문헌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형제복지원연구팀. (2021). 절멸과 갱생 사이: 형제복지원의 사회학. 서울: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김일환. (2021). ‘돈벌이’가 된 복지: 형제복지원 재단의 역사.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형제복지원연구팀, 4장.
소준철. (2021). ‘자활’이라는 가면: 시설-국가-지역사회의 공모.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형제복지원연구팀, 5장.
곽귀병. (2021). 규율의 환상과 폭력의 경제.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형제복지원연구팀, 6장.
이상직. (2021). 다르게 흐르는 시간: 수용자들의 생애 구조와 시간 의식.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형제복지원연구팀, 7장.

키워드

인간과사회,   우생학,   형제복지원,   절멸,   갱생,   절멸과갱생사이,   차별,   배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