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누구와 함께 살 것인가 - `남자의 탄생`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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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락에서 어머니는 내가 좀 더 성장해 10대 중반을 넘어서며 당신을 누구보다 잘 이해해 주길 바라셨다. 특히 아버지와 다툰 뒤에는 꼭 위로를 받고 내가 동감해 주길 바라셨다. 그런 이해가 제대로 이루어 지지 않을 때면 많이 서운해 하셨고, 아버지와 다퉜다는 사실 보다 나의 그런 모습에 더욱 서러워 하셨던 것이다. 당신에게서 나온 딸조차 이해해 주지 않는다는 사실에 괴로웠던 것이리라. 반면, 아버지는 어떤 상황에서도 나의 위로나 동감을 바라지 않으셨는데 이것 또한 매우 흥미로운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한편 어머니는 감정표현이 매우 풍부하신 편이시다. 즐거우면 큰 소리로 노래를 불렀고, 우울하면 만사를 젖혀두고 이불을 쓰고 누워계시곤 했다.(그렇다고 우리 어머니가 감정 기복이 심하신 편은 아니시다.) 나는 그런 어머니의 감정 상태에 적잖이 영향을 받았다. 겉으로는 가벼운 감정변화라고 생각하면서도 어머니가 집 안에서 노래를 부르고 계시면 왠지 나도 마음이 가벼워졌고, 반대로 웃지도 않으시고 힘없어 하시면 나도 괜시레 힘이 빠지고 힘들어 지는 것이다. 심지어 집안에 어떤 일이 닥치더라도 어머니만 웃고 계신다면, 긍정적으로 말씀하시고 예의 그 밝은 목소리로 노래라도 흥얼거리시면 그 문제는 왠지 아주 작게 느껴졌던 것이다. 나의 감정 상태에 어머니가 미치는 영향은 그만큼 지대하다.
나는 22년간 부모님과 함께 살아왔다. 부모님은 청춘을 나와 함께 보내시고 장년을 맞으셨다. 나, ***라는 사람이 이러한 인격체를 갖게 하시고 당신들도 알게 모르게 나의 존재에 영향을 받으시며 또 다른 인격체를 형성해 오셨다. 가족은 경이로운 존재이다. 두 남녀가 만나 아이를 낳아 그 아이를 키우다 세상을 떠나고, 그 아이가 또 가족을 만들고 하는 그런 단순한 것이 전부가 아니란 말이다. 남남 이던 두 남녀가 가정을 꾸리고 새 생명을 낳아 자신들의 의지로 때로는 의지에 빗나가기도 하지만 한 인격체를 만들고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으며 인생을 산다는 것. 그것은 아주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때로는 눈물이 날 만큼 서로에게 서운해 하고, 서러워하다가도 눈이 반짝 뜨이고 마음에 따듯한 봄바람이 부는 것 마냥 서로에 대한 사랑에 애틋해 한다. 가족은 단순히 사회를 구성하는 요소 중의 하나가 아니다. 신비롭고 놀라운 일로 가득 찬 공동체 인 것이다.
누구와 함께 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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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전인권,   남자의 탄생,   현대,   독후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