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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냈다. 고생 끝에 여권을 발급받고 다시 리링을 몇 달 만에 만났을 때 리링은 몰라보게 여위고 창백했다. 그녀의 힘든 결혼생활 때문이었다. 몇 주 뒤 리링은 편지를 통해 션판에게 사랑을 고백하였고, 션판은 그 날 밤 바로 청혼하였다. 가족들에게 환영받지 못한 결혼이었지만, 그 둘은 함께 행복했다. 그리고 션판은 진작 용기있게 고백하지 못했던 자신의 어리석음을 후회했다. 그들의 결혼생활은 오래 가지 못했다. 둘이 결혼한 그 달 말, 션판은 미국영사관으로부터 비자를 발급받았고, 이는 곧 둘의 헤어짐을 의미했다. 베이징을 떠나 샌프란시스코로 향하는 비행기에서 션판은 여러 가지 기억들이 떠올랐다. 탕구를 탈출하기 위해 겪었던 어려움, 당원이 되기 위해 애썼던 일, 사랑스러운 아내를 남겨두고 떠날 수밖에 없는 상황 등등. 더 이상 감정을 주체할 수 없었고, 그의 눈에서는 눈물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오랜 세월 동안 그가 꿈꿔온 탈출에 드디어 성공한 것이다. 산촌에서 4년, 공장에서 6년, 대학에서 4년, 그리고 탕구와 톈진에서 2년. 그는 위대한 지도자와 싸워 이겼다. 더 이상은 혁명가 흉내를 낼 필요도 없었다. 그는 난생 처음으로 마음 놓고 웃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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