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 철학의 유혹을 읽고

본문내용

시작됐다는 뜻이다. 이분들의 책에서는 철학적인 사고의 엄밀성을 과시하려는 기호나 숫자 같은 인공언어가 사용되지 않고 있다.
수천년 전 사람들 주변 일상사의 희로애락이 표현되고 있으며, 이는 동양철학이 너무 고루하고 따분하며 도무지 무슨 소린지 모르는 그런 학문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 넘쳐나는 이야기와 함께 호흡하는 것이라는 얘기다. 삶이 철학이고 철학이 곧 삶인데 무슨 엄숙주의냐는 말이다. 저자는 변화와 경쟁의 시대에서 변화된 학문의 의의에 걸맞게 탈바꿈하려면 철학은 왕이 아니라 시종으로, 만학 위의 독존이 아니라 만학과 공존하기 위해 새로운 집터를 만들지 않으면 안되는 처지가 되었음을 인정한다.
이 책 ‘동양철학의 유혹’은 삶 속의 철학, 철학 속의 삶을 새로운 사유방식과 색다른 글쓰기로 풀어놓았다. 도(道)를 설명하기 위해 프랭크 시나트라의 ‘마이웨이’를 이용하고 인(仁)을 논하기 위해 현대자동차의 엠블렘과 국민의 정부 휘장을 끌어온다든지 하는 파격을 서슴지 않는다.
유가·도가·불가·이슬람 철학·동아시아 비주류 철학·사람다움·평등·환경·시간·자아·사회 등 듣기만해도 머리가 지끈지끈한 주제들을 풀이하면서 김소월·박노해·안도현·윤동주 등 시인·학자들뿐 아니라 김건모·김혜자·박세리·전지현 등 대중 스타들까지 총동원한 젊은 철학자의 용기에 감탄할 수밖에 없다.
왜 그런 용기를 냈냐면 생각만 해도 골치 아픈 동양철학을 대학로나 신촌이나 강남의 인터넷 카페로 초대하기 위해서이다. 장삼이사로서는 쉽게 풀이한, 그래서 입문서에 가까운 이 책을 이해하는 것도 만만치 않다. 그러니 철학이란 학문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

키워드

동양철학의 유혹,   독후감,   서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