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철학에 대해 설명

목차

*시장의 철학

*참고문헌

본문내용

갖기 때문에 사회가 복합화될수록 정교한 분업이 수반
된다고 하이에크는 주장한다. 구성주의적 합리주의에서 보듯 희소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기 위해 분업을 상정하는 것이 아니라, 특유의 지식론의
결과로 분업이 동반된다는 논리인 것이다. 카탈락시로서의 시장질서는
이런 실천적 지식의 자유로운 운용을 가능케 한다. 카탈락시가 인위적 질
서 체계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복잡하고 섬세하며 신축자계한 응
통성을 발취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카탈락시는 가격이라는 교환기제를 통
해 소비자와 생산자 사이의 자유로운 정보 유통을 촉진하므로 인위적 계획
의 정보처리 능력과는 비교 불가능할 정도로 우월한 현실 대처 능력을 과
시한다는 것이다.
하이에크의 시장철학은 미제스를 비롯한 오스트리아 학파의 선구적 업
적 위에서 가능했다. 미제스는 칼 멩거(Carl Menger)와 뵘 바베르크(Eugen
von Bohm-Bawerk)의 한계효용 및 주관적 가치론을 발전시킨 인물이지만
시장철학의 맥락에서 그의 최대 공헌은 가격의 중요성을 입증한 데 있다.
미제스에 의하면 시장가격은 각 개인이 소유권을 갖고 재화, 서비스, 노동
등의 생산요소들을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을 때만 생겨난다. 그런데 사회
주의 통제경제 체제에서는 시장가격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현대사회에 부
합한 대규모 생산을 제대로 계획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시장경제에서는 가
격이라는 교환비율을 통한 소비자와 생산자 사이의 피드백이 존재한다. 생
산자와 기업가에게 가격은 무엇을 생산하고 어떻게 경영할 것인가를 판단
하게 하는 시금석인 것이다.
그러나 가격이 부제한사회주의 계획경제에서는 시장도 존재하지 않고
경쟁도 있을 수 없다. 사회주의 계획경제가 제대로 작동할 수 없었다는 것
은 역사적 맥락이나 사회주의 사회의 현실을 떠나서 가격 부패의 당연한
논리적 결과인 것이다. 예컨대 미제스는 시장가격에 기초한 계산이야말로
현대 경제운용의 시금석임을 다음과 같이 역설한다. "경제적인 계산, 따라
서 모든 과학기술적인 계획은 소비재뿐만 아니라 생산의 제요소에 대한 화
폐가격이 성립할 경우에만 가능하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모든 원료, 모
든 반제품, 모든 도구와 기계, 그리고 모든 종류의 인간노동과 인적 서비스
를 위한 시장이 있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이 사실이 발견되었을 때, 사회주
의자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랐다. " 유명한 '사회주의 계산논쟁'의
당사자인 미제스는 여기서 마르크스(주의) 정치경제학의 근본 맹점을 짚고
있다. 북한 체제의 재생산이 한계 상황에 이론 근본 원인도 이런 관점에서
재조명이 가능할 것이다.
통제경제가 아니더라도 가격이 왜곡될 때 경쟁과 시장이 제대로 작동하
지 않는다는 것은 오늘날에도 필지의 사실이다. 이런 통찰을 하이에크 식
으로 발전시키면 시장의 요소들, 즉 교환, 가격, 경쟁도 모두 정보의 순환
과 검증 체계라고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식의 문제로 간주된다. 사회주의
계획경제가 작동할 수 없었던 근본 원인은 가격의 부계와 교환기제의 실종
에 있었는데, 이를 철학적으로 표현하면 자생적으로 솟아나는 분산된 암묵
적 지식을 제대로 다를 수 없었던 지식이론의 문제로 소급되는 것이다.
이는 마르크스 본인이나 그 후의 마르크스주의자들이 상도(相到)하지 못했
던 하이에크의 탁견이며, 신자유주의에 대한 논란과도 관계없이 중시되어
야 할 언명이라 판단된다. 여기서 하이에크의 시장철학과 지식이론은 유기
적으로 통합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하이에크는 시장경제와 민주주의의 상관성을 확신
했다. "자본주의가 사유재산의 자유로운 처분에 근거한 경쟁 체제를 뜻한
다면 그런 체제에서만 민주주의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런 논지는 시
장과 민주주의 사이의 자연적 친화성을 주장하는 시장옹호론의 원형이 되
었다. 시장옹호론에도 분분한 논의들이 있지만 그 핵심 주장은 다음과 같
이 간명하게 요약될 수 있다. 첫째, 정치적 자유와 경제적 자유가 밀접한
상관관계를 지닌다는 것이다. 시장경제를 채택한 국가 모두가 민주주의를
누리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정치적 민주주의를 향유하는 나라들이 예외
없이 자유시장 경제체제라는 사실은 적어도 이 명제를 지지하는 간접적 증
거이다. 둘째, 시장경제의 소비자주권과 민주주의의 인민주권이 같은 작
동원리에 입각해 있다는 주장이다. 둘 다 경제적 계화와 정치권력이라는
재화를 효율적으로 분배하는 근본 문제를 공유한다는 것이다. 셋째, 시장
경제가 창출한 경제적 풍요가 민주주의를 촉진한다는 가설이다. 앞서 인
용한 것처럼 시카고 학파의 대부 프리드만은 시장옹호론을 단순화시킴으
로써 현대 신자유주의의 대중화에 앞선 인물이다.
그러나 시장옹호론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사이의 내재적 긴장을 강조
하는 반론에 즉각 부딪힌다. 시장비판론도 매우 다양하지만 그 원형은 다
음과 같이 정식화할 수 있다. 첫째, 시장경제적 자원배분과 민주주의적
자원배분의 목표는 동일하지 않다. 둘째 시장적 교환이 주창하는 자발성
에는 강제성이 숨겨져 있을 뿐만 아니라 시장 안에서의 불평등이 자본의
구조적 힘에 의해 갈수록 악화된다는 주장이다. 셋째, 시장의 의사결정은
1인 1표가 아니라 1원 1표의 원칙에 의해 진행되므로 시장을 가능하게 하
는 사유재산 배분의 불균형이 권력자원에 대한 동등한 접근이라는 민주주
의 원칙을 침해한다는 입장이다. 오늘날 일반화되어 있는 이런 시장비판
론의 기초를 현대적 거대 이론으로서 선취한 논자가 폴라니이다. 폴라니의
시장이론을 살펴보고 그것을 하이에크의 시장철학과 대비시켜봄으로써 우
리는 시장옹호론과 시장비판론의 공과를 입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게 되며,
시장질서와 민주질서의 상관성과 갈등관계의 본질에 대한 이해의 지평을
넓힐 수 있게 된다.
*참고문헌
-그레이 존, ‘자유주의’, 이후, 2007
-박길성 · 이택면, ‘경제사회학 이론’. 나남, 2007
-김흥우, ‘현상학과 정치철학', 문학과지성사, 1999
-김병국 외, ‘한국의 보수주의’, 인간사랑, 1999
-김선욱, ‘정치와 진리’, 책세상. 2001
-유홍림, ‘현대정치사상 연구’. 인간사랑. 2003
-최장집 외, ‘어떤 민주주의인가’. 후마니타스.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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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향,   요인,   정의,   개념,   문제점,   배경,   방안,   현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