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의 정치와 전자 공론장

목차

* 디지털 시대의 정치와 전자 공론장

*참고문헌

본문내용

위임독재가 직접민주주의의 미명 아래 탄생하는 경우일 것이다.
대통령과 국민을 매개하는 중간 대의기제 없이 중요한 국가적 현안에서 대
통령이 온라인 국민투표로 국민의 위임을 받았다고 자임할 경우, 대통령에
대한 반대는 '전자 일반의지'에 대한반대로 정죄될 것이다. 과거 노무현
정부가 정권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내놓았던 재신임 국민투표의 위험성을
여기서 상기할 수 있다. 이명박 정부 초기의 최대 현안이었던 미국산 쇠고
기 수입 문제나, 내연하고 있는 경부대운하 문제를 국민투표로 풀어야 한
다는 일각의 주장은 민주주의가 곧 여론정치일 수밖에 없다는 상식을 반영
하면서도 전자민주주의의 일반화와 연결될 때 그 자체로 일정한 정치철학
적 난점을 수반하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루소 정치사상의 현대적 의의에 대해 착목하
게 된다. 논란 많은 루소의 인민주권론의 합리적 핵심은 대의제도로 표출
되는 자유주의 정치에 내계된 본질적 모순에 대한 고발로 읽힐 수 있다. 행
동하는 일반의지인 주권이 대의될 수도 없고 분화되어서도 안 된다는 루소
의 선언은 주권을 대표자들에게 위임한 유권자가 '선거 하루 전날만 자유
로운' 근대자유주의의 비민주성을 꼬집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이런 원론
적 통찰은 현실 정치의 지평에서 필수적인 권력주체 형성 과정이나 주권의
정당성과 타당성에 대해 침묵함으로써 미완성의 것으로 남았다. 그것은 루
소의 본의와는 정반대로 일반의지를 참칭한 특정한 현실 권력의 정당화 작
업에 악용되기 일부였다.
철학적으로 보다 흥미로운 사실은 결코 오류일 수 없는 일반의지의 성격
때문에 '일반의지를 거부하는 자는 자유롭도록 강제될 것'이라는 루소 식
의 결론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전체주의적 민주주의의 곽이 인민주권
의 미명 아래 예비되고 있다는 비판도 가능한 것이다. 이는 디지털 시대 전
자민주주의와 전자 공론장의 메시지가 축복과 함께 재앙 앞에도 열려 있다
는 사실을 웅변하는 사태라고 할 수 있다. 전자 공론장의 복합성은 급진
자유주의의 형태로 재구성된 자유주의정치가 직접 민주주의적 요소에 의해
보완될 수 있을 뿐이지 완전히 극복될 수도 없으며 전면적으로 대체되어서
도 안 된다는 교훈을 제공한다. 전자 공론장의 복합성에 대한 분석은 정보
화 물결의 최신 형태인 디지털 혁명이 갖는 의미에 대한 입체적 해명을 가
능하게 한다. 사이버민주주의나 전자 공론장의 순기능만을 부각시키는 낙
관론이나 빅브라더가 제어하는 새로운 형태의 중우정치에 대한 비관론 모
두 디지털화라는 역동적 사태 진전의 단면만을 부각시킨 단선적 논리라는
사실이 위의 분석으로써 입증된 것이다.
*참고문헌
-그레이 존, ‘자유주의’, 이후, 2007
-박길성 · 이택면, ‘경제사회학 이론’. 나남, 2007
-김흥우, ‘현상학과 정치철학', 문학과지성사, 1999
-김병국 외, ‘한국의 보수주의’, 인간사랑, 1999
-김선욱, ‘정치와 진리’, 책세상. 2001
-유홍림, ‘현대정치사상 연구’. 인간사랑. 2003
-최장집 외, ‘어떤 민주주의인가’. 후마니타스. 2007

키워드

영향,   요인,   정의,   개념,   문제점,   배경,   방안,   현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