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경제통합의 조건

목차

* 남북한 경제통합의 조건

Ⅰ. 전통적 경제통합이론에 의할 경우

1. 연결성, 양립성, 수렴성
2. 보완성과 경쟁성
3. 인접성과 유사성

Ⅱ. 남북한 분단의 특수성을 고려할 경우

본문내용

따라서 전통적 경제통합이론이 남북한간의 경제통합에 그대로 적
용되기는 어렵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여 남북한 경제통합이 불가능하
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바꿔 말하면 남북한 경제통합을 위
해서는 경제통합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별도의 전제조건을 충족시켜
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관련하여 남북한 경제통합에 전통적
경제통합이론을 직접 적용하기 어려운 이유는 대체로 다음과 같은 세
가지로 정리될 수 있다.
첫째, 남북한간의 이질적인 경제체제문제를 들고 있다. 남한의 경제
체제는 의사결정의 분권화, 시장제도, 사유재산권, 동기 유인, 경제적
자유 등을 골자로 하는 자본주의 시장경제체제이나, 북한체제는 의사
결정의 중앙집권화, 관료제도, 집단적 소유제, 통제 및 명령체계, 자급
자족 등을 특징으로 하는 사회주의 명령경제체제이다. 남북한은 각자
추구하는 경제활동의 성격과 이념이 다르며 경제운용방식이 판이하게
다르다. 남한은 사적 소유를 바탕으로 개인, 기업, 정부 등 다양한 경
제주체의 자유로운 경제활동이 보장되어 있다. 이에 비해 북한은 정부
가 모든 생산수단을 소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생산, 분배, 상품유통,
수입 , 수출 등 경제의 모든 부문을 직접 계획 통제하는 계획경제이기
때문에, 시장이 없으며 경제활동의 제한이 많다. 따라서 남북한 경제
통합에는 시장의 확대 , 시장경쟁, 생산물 특화 등 시장원리를 기반으
로 하는 전통적 경제통합원리가 그대로 적용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둘째, 남북한간에 존재하는 경제 및 기술수준의 극심한 격차는 전통
적인 경제통합을 기능적으로 저해한다. 일반적으로 경제통합은 경제
활등의 기능적인 면을 통해 단일경제로 형성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
데 경제수준이나 기술수준 등 경제의 질적인 면에서 유사할 경우의 경
제통합은 무리 없이 진행될 수 있지만,경제규모나 기술수준 면에서
월등한 차이가 날 경우에는 기능적으로 실현되기 어려운 구조를 갖는
다. 왜냐하면 경제통합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참여국가 경제활동의 대
등관계를 전제로 한 시장경쟁관계가 보장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기능적으로 경제통합이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 참여국
간의 경제수준에 현격한 차이를 나타낼 경우에는 시장확대의 동기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으며 시장경쟁도 불균형적인 관계를 나타내기 쉽
다. 따라서 쌍방의 경제력 격차가 극심한 남북한의 경우는 경제통합
이 순조롭게 진행되기 어렵다고 할 것이다.
셋째, 남북한간 첨예하게 대립되어 온 정치군사적 문제는 경제통합
을 어렵게 하는 저해요인으로 작용한다. 전통적 경제통합이론은 경제
외적 문제들이 거의 고려되지 않으면서 발달된 이론이라고 할 수 있
다. 그러나 남북한간의 경제통합에는 서로 이질적인 체제이기 때문에
각자의 주권 문제가 매우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며 따라서 기능주의적
인 전통적 경제통합이론의 적용에 한계성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다. 특히 정치우선체제인 북한의 경우는 오늘날에도 경제적 실리에는
관심을 가지면서도, 경제통합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정치적, 체제적
안전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는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그러므로 남북
한간의 정치군사적 대립의 문제는 경제통합 자체를 진전시키기 어렵
게 만드는 불안정한 요소라고 할 것이다.
이와 같이 전통적 경제통합이론이 상호 이질적인 남북한간의 경제
통합에 직접 적용하는 데에는 한계가 많다. 그러므로 남북한간에 경제
통합이 이루어지려면 우선 먼저 상호 체제의 이질성을 극복하는 작업
이 선행되어야 한다. 특히 남북한 체제의 이질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북한의 체제전환적 변화가 필요조건으로서 요구된다. 이
조건은 1990년대 이후 북한을 둘러싼 대내외적인 정치경제환경의 변
화에 영향을 받아 점차 뿌리를 내리기 시작하였다. 또한 남북한 경제
력 격차문제를 해소시킬 수 있도록 사전적(事前的)으로 노력할 때 비
로소 경제통합의 여건과 환경이 조성되는 것인 만큼, 대북 지원성 남
북교류와 협력은 경제통합을 위한 필수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
로 앞으로 남북교류와 협력이 더욱 활성화될 경우 이 조건 역시 일정
한 정도 충족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정치군사적 대립의 완
화를 위해 남북 쌍방간이 신뢰회복을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는 것도 경
제통합의 기반을 형성하기 위한 기본적인 필요조건이 된다고 할 것이
다. 2000년대 들어 남북한간에는 분단에 기인한 불신의 장벽이 점차
낮아지고 있는데, 이것은 남북한간 신뢰회복이 가시화되고 있음을 의
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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