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의식의 깊은 늪에 빠진 천재 작가 이상

목차

1. 서론
1-1 연보
1-2 연구사적 개관
2. 본론
2-1 이상의 <봉별기>
이상의 에로스
2-2 이상의 <오감도>
이상의 자의식
2-3 이상의 <날개>
이상 문학의 난해성
3. 결론

본문내용

철거시켜 버리고 만다. 그러므로 이상의 절정은 늘 그의 여체에 관련되거나 그것으로부터 소외된 상태의 피사체적 의식 침하 상태로부터 발생한다. 여기서 ‘나’가 의식이 침하되면서 동시 작용을 보이는 것은 현실에 대한 진공 지대를 형성케 하는 과정이다. ‘나’는 여기서 ‘아내’와의 모순이 만들어내는 존재의 해체와 비숙녀적인 ‘아내’에 대한 추리, 목격을 통한 자기 자신의 잔재가 누리는 노예적 기생의 습관이 용해된다. ‘나’는 사회나 일정한 현실 가치에 의해서 한 번도 떳떳한 작자로서 보편적인 윤리와 규범에 속해 본 일이 없는 의식 유암의 사생아로 자생된 것이다. 이상평전 고은지음
이상 문학의 난해성
이상의 시와 문학은 결코 난해한 것이 아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거의 1차원적인 치기의 소산이다. 그러나 그의 건축 용어, 건축 수학과 외과 진단의 의학 용어 그리고 일상적인 것으로부터 유리된 일본적인 추상어는 그의 난해성에 대한 기층을 이룬다. 따라서 이러한 난해성에 대한 전문적인 긍지가 그의 철저한 현학 취미로 발전함으로써 그는 그 현학에 의해서 파멸된다. 임종의 레몬 향기는 바로 이상 현학의 극점인 것이다.
※현학이란? - 작품의 예술적 개성이나 창조성보다 학식과 지식을 뽐내기 위하여 만든 작품, 또는 그런 문학
任意의半徑의圓(임의의 직경의 원)
圓內의一點과圓外의一點을結付한直線(원내의 일점과 원외의 일점을 결부한 직선)
-이상 <이상한 가역반응>중에서
이런 건축기사의 수첩에 낙서되어 있는 듯한 메모 시는 그 당시의 고등공업 교육이 일본의 공업 교육을 어느 정도로 이식해 온, 1920년대의 3차원적 건축 구조 및 표현주의 건축 이론을 실제로 학습할 경우에 씌어질 수 있는 수준이다. 이상의 경성 고등 공업학교의 3년간은 이러한 건축 예술, 건축 기술을 기본적인 실기로 교육받았던 것이다. 이런 초급대학 분위기에서 그는 그다지 예비된 지식 없이 건축 기술 용어 가운데 빠져버릴 수 있었다. 곧 그 용어들은 그의 의식에 집요한 엽기감을 불러 일으켰다. 그가 익혀온 진부한 서울 토박이 말이나 한학 그리고 보성 시대의 낡은 불교적 어휘, 1920년대의 개화문, 현토 문장들로부터 갑작스럽게 도피할 수 있었던 곳이 바로 이 비일상적인 건축 용어의 긴장된 나열이었다. 또한 큰 객혈을 하고 병원 출입이 시작되면서 건축 시는 입원 시로 전이되며 그의 건축 분자 대신 의학 분자가 그의 수학 도식의 분모 위에 바꾸어진 것이다.
3+1
1+3
1+3 3+1
3+1 1+3
…
-이상 <선에 관한 각서2>중에서
이상의 난해성은 이미 그의 문학 행위가 그의 수첩이나 백지에 쏟아지기 전에 고등공업 시대의 현학 취미로 길들여지고 있었다. 누구보다도 자존심과 감수성이 발달한 소년기를 화가 지망으로 지나온 그의 건축학은 식민지 시대를 통해서 중층으로 무국적자가 된다. 그는 그의 동시대에 대한 예감이나 지각은 탁월한 반면, 역사에 자기 자신의 의식을 가담시키는 일이나 역사적 당위 따위에는 둔화되었다. 또한 그의 가족이 첫째 가난으로 기울어진 사실, 백부가와 실가 사이의 현실적 차등 따위에 대한 자기 굴절이 그의 뛰어난 감각에 의해서 과장된 현실 혐오로 만들어질 때 그는 가족과 역사에 대한 식민지 시대의 환상을 몽땅 폐기해 버린 것이다. 그는 다다적인 의식 장치를 통한 존재자의 공포, 존재의 불안을 포착하고 있으며 그것의 심각한 풍경을 그가 늘 환기시켜 주는 것이다.
오랜 쇄국, 남북만의 저항, 의열단 사건, 제 1차 제2차 공산당 사건, 안창호의 신간회, 상해의 한독당, 원산부두 대 폐업 따위의 운동은 일제 총독부 청사 완성, 경성제대 개학, 흥남 비료, 부산 축항, 함경선, 한강교 개축 공사, 여러 곳의 비행장, 수전 따위의 근대 산업 기구가 식민지 사회를 확립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비등했다. 이런 뜨거운 실패자의 시대에 있어서 이상은 그 현실에 대한 강한 인상을 현학적으로 지워버리는 일을 한 것이다. 다시 말하면 그의 에고이즘은 누구나 청소년기에 나타나는 현실에 대한 비판 감정이 제거된 채 자기 자신의 예술적 자화상 또는 전문적 현학 취미에 함몰하는 비대중적 과정을 치르지 않으면 안 되었다.
이상의 난해성은 일차적으로 그가 말한 것처럼 앞서 가는 시대에 대한 우월감과 상응한다. 그는 경성 고등 공업학교라는 식민지 기사 배출을 목적한 실업 대학의 제작실, 강의실에서 그 자신의 좌리 나르시스에 해당하는 현학 취미의 고통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는 그곳에서만 그를 괴롭히는 것들로부터 관념적으로 도피할 수 있었다. 그곳에서만 그는 건강했으며 그곳에서만 그의 윤곽을 끊임없이 간섭하는 현실이 더 따라다니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가 떠날 수 있었다고 생각한 현실은 바로 그가 그곳으로 다시 돌아가지 않으면 안 되는 현실이라는 사실에 대해서는 전혀 퇴영적이었다. 이상은 그 대학의 탈모증 분위기의 적막한 대학 안에서 그의 비극적 무국적의 다다이즘을 위해서 그 자신을 건축 용어로 수학의 방정식으로 충당하고 있었다. 이상평전 고은지음 <이상 난해성의 첫걸음> p112~125 요약 발췌
3. 결론
지금까지 이상의 삶에 대한 기록인 연보, 이상에 대한 연구를 나타내는 연구사적 개관, 이상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봉별기>, <날개>, <오감도>등과 함께 이상 문학에 나타나는 특징들을 하나씩 연관시켜 살펴보았다. 짧은 시간의 짧은 발표로는 마지막 죽으면서까지 ‘레몬 향기를 맡고 싶소. 참, 레몬을 사다 주면 좋겠소마는... 참 참...’이라고 말한 이상 문학의 난해함과 복잡함에 대해서 이해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고학, 가난, 백부의 병적인 집착, 성 무능력자, 현실적 기능 상실자 등 여러 장애로 인해 그의 문학에는 열등성 에고이즘이 지배함, 식민지 시대의 지식인임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사회의식, 시대 상황을 작품에 반영하지 못하지만 반민족적 가책을 느끼지 못함 등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의 문학은 놀랍게도, 자의식의 문학, 성의 문학 이였다. 이상으로 우리는 “왜 미쳤다고들 그러는지, 대체 우리는 남보다 수십 년씩 떨어져도 마음 놓고 지낼 작정이냐”라는 자신을 천재라고 칭한 천재작가 이상에 대해서 우리는 살펴보았다.

키워드

작가,   이상,   이상의 <날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