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소설 Black H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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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창작소설 Black Hill에 대한 보고서 자료입니다.

본문내용

들에게도 나의 자리를 내주게 되었다. 어느새 나의 출발선은 8번째가 되어 있었다.
“정소열이, 너 왜 말을 안 들어?”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어쩌면 감독과 동료들에게 신뢰감을 잃은 지 오래 되었을지도 모른다. 나는 감독 몰래 경기장을 빠져나와 집으로 향했다.
경기장 밖으로 빠져나왔을 때 박철민은 여유로운 표정으로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었다. 순간 울컥하는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조동석이 식물인간이 된 것도 내가 성적이 부진한 이유도 모두 박철민의 탓이라는 생각이 들자 인파 속을 비집고 들어가 멱살을 쥔 채 그를 쏘아보았다. 하지만 박철민은 아무런 표정도 짓지 않았다. 그를 한 대 때릴까 생각도 했지만 그의 무저항에 힘이 쭉 빠졌다. 나는 곧장 집으로 향했다.
나는 이불을 뒤집어 쓴 채 휴대전화를 꺼놓고 있었다. 이불을 뒤집어썼지만 피 흘리고 있는 레이서의 얼굴이 자꾸만 떠올랐다. 그 얼굴이 가끔씩 조동석의 얼굴로 변할 때마다 조동석에게 대한 죄책감은 커져만 갔다. 나는 괴로운 마음을 가라앉힐 요량으로 거실로 나왔다. 거실로 나오자 아내는 전화를 걸고 있었다.
“누구한테 전화하는 거야?”
“당신 동료들!”
나는 아내가 들고 있던 수화기를 뺏어 전화기에 내려놓았다. 다시 아내가 수화기를 들자 나는 아내의 팔을 잡고서 고개를 저었다. 그러나 아내는 다시 수화기를 들었다. 나는 전화기를 베란다 쪽으로 던져버렸다. 그러자 아내는 언제까지 그렇게 집에만 틀어박혀 있을 거냐고 닦달하기 시작했다. 나는 아내에게 소리를 꽥꽥 질러댔다. 그러자 아내는 더욱 목소리를 높였다. 순간 화가 머리까지 치밀어 올라 아내의 뺨을 힘껏 때렸다. 아내는 뺨을 감싸며 냉랭하게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아내의 표정을 본체만체하며 방으로 들어갔다. 다시 이불을 뒤집어썼지만 여전히 마음은 진정되지 않았다. 더 이상 그들에게 추한 꼴을 보여주기 싫었다.
몇 시간이 지난 후, 초인종 울리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결국에는 아내가 동료들에게 전화한 모양이었다.
“죽는 게 어떤 건지 알아?”
팀 동료들은 나의 심정을 이해하려 들지 않았다.
“우리는 소열씨가 빨리 복귀하길 바랄 뿐입니다.”
나는 그들에게 검은 언덕 이야기를 꺼냈지만 그들은 고개만 절레절레 저었다. 그러고는 그들은 나의 이야기를 다 들었다고 생각했는지 그만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음날, 감독이 나를 찾아왔다. 아내는 거실에서 감독에게 차를 내놓았을 것이다. 나는 방문을 열어줄까 망설이다 감독이 계약문제를 들먹거리자 어쩔 수 없이 방문을 열어주었다.
“왜 그렇게 주저하고 있나?”
“무섭습니다.”
“뭐가 무섭단 말인가?”
“거기요, 검은……. 아니, 이젠 트랙 전체가 무섭습니다.”
“박철민의 농간에 불과해. 그럼 경기장에서 보자구.”
감독은 경기장에서 보자는 말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났다. 감독은 사형수의 처형을 지켜보는 구경꾼처럼 나의 죽음을 지켜볼 요량인 것 같았다. 도박을 하면 할수록 도박의 무서움을 알지 못하는 사람처럼 레이스의 무서움을 모르는 바보들의 질주는 계속 될 것 같았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바보들의 질주를 계속 떠올렸다. 제일 먼저 박철민의 얼굴을 떠올렸다. 나는 이상했다. 박철민을 떠올렸다는 것은 아직 할 일이 남아 있다는 증거였다.
아직도 감독의 말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가방을 들어보았다. 그러나 막상 발걸음을 옮기려 했지만 쉽게 움직이지 못했다.
다음날, 나는 무작정 집을 나왔지만 감독을 만나기에는 아직 미진한 날이었다. 여전히 밖은 덥기만 했다. 다리를 지날 무렵 바닥을 드러낸 강에서는 파닥거리는 물고기 떼가 저 하늘 위에 떠 있는 태양을 감당하지 못했다. 나는 천천히 내 몸을 훑어보았다. 신호대기를 하는 차창에서 비명이 새어나올 것 같았다. 나는 다시 집으로 갈까 생각했지만 또다시 아내의 얼굴을 떠올렸다.
경기장에 도착하자마자 관중석 쪽으로 향했다. 아직 자신감이 없었다. 아스팔트 위로 굉음을 내며 지나간 머신의 타이어 자국은 덧칠해놓은 듯이 지나갔다. 트랙을 바라보며 알 수 없는 환상에 서서히 사로잡히기 시작했다. 예선은 이미 끝난 후였다.
나는 감독에게 귀퉁이를 맞고서 바닥에 주저앉았다. 문득 검투장의 노예가 된 기분이 들었다. 나에게 자유의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끌려가는 기분이 자못 씁쓸했다. 관중은 검투사들이 흘린 피를 보면서 흥분하는 것과 같은, 머신이 부서지는 소리에 열광하는 그런 모습이었다. 나는 경기장 밖에 있는 벤치에 앉아 경기장을 빠져나오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았다. 그들에게는 아무런 걱정이 없어 보였다. 그들은 오직 즐기는 것에만 집중할 뿐이었다.
나는 한동안 장인어른의 권유로 장인어른이 운영하는 가게에서 일했다. 장인어른은 가제수건으로 물에 젖은 흰 수염을 닦았다. 나는 장인어른의 눈치를 살피다 간혹 텔레비전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텔레비전에서는 F-3 경주를 방송하고 있었다. 불현듯 박철민과 조동석의 얼굴이 떠올랐다. 나는 당장 모자를 눌러쓰고 가게 밖으로 나왔다. 장인어른은 후닥닥 뛰어가는 나를 보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지만 끊임없이 불거져 나오는 얼굴들의 유혹을 뿌리칠 수 없었다. 곧장 터미널로 향했다. 막상 터미널 승차장에 도착하자 용현 경기장으로 가는 사람들이 긴 줄로 늘어섰다. 대부분 모터스포츠 마니아들이었다. 나는 그들의 이야기를 조용히 듣고 있었다.
“야, 조동석이 병신 만든 정소열이는 요즘 안 보이더라!”
“그게 정소열이 탓이여? 거 사고가 나면 다 그런 거 아녀.”
나는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그들의 이야기들을 조용히 듣고 있었다. 곧 버스가 도착했다. 나는 경기장으로 들어오는 관중의 무리에 섞인 채 관중석으로 들어갔다.
내가 없는 상황에서도 머신은 움직이고 있었다. 나는 관중석에서 박철민의 머신을 바라보았다. 아직 박철민은 무엇과 맞바꾸었는지 모를 것이다. 저 검은 언덕이 해일로 변해 또다시 누군가를 덮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와아, 와아!”
그러나 문득 관중의 함성소리를 듣고 다시 트랙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에 잠겼다.
<끝>
이 소설은 창작 소설 인만큼, 리포트 제출용으로만 활용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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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페이지수14페이지
  • 등록일2012.04.30
  • 저작시기2010.4
  • 파일형식한글(hwp)
  • 자료번호#743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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