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락사의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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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즉 우울증이라든가 가족의 무언의 압력 등이 평가되어져야 한다.’이다. 그러나 안락사를 금지한다면 환자의 고통을 덜어주고 그의 소망을 존중해야 한다는 환자에 대한 의사의무가 제대로 실행되지 못하는 결과가 되며 이런 고통을 이겨내지 못한 환자들은 암암리에 불법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안락사 시술의 남용의 대상이 될 지도 모른다.
안락사의 입법을 통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더욱 확보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헌법 제10조 제1문 전단에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라고 하여, 인간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의 소유자임을 확인하고 있다. 자신이 얼마나 인간으로서 존중받고 있고 이 세상의 한 개체로서 얼마만큼의 가치가 있는가 하는 것은 물론 개개인의 가치관과 관점에 따라 다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삶을 얼마나 자신의 주관에 의해 결정할 수 있고 그 결과를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유도할 수 있는가일 것이다. 이러한 자기 결정권은 살아가는 동안에만 보장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죽는 순간에도 그 방법과 시기 등을 결정하는 때에도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안락사의 인정은 행복추구권을 보장해줄 수 있다. 헌법 제10조 제1문 후단은 「모든 국민은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라고 하여 행복추구권을 규정하고 있다. 행복은 다의적인 것이고 행복의 감정은 주관적인 것이므로, 사람에 따라 다른 내용으로 이해될 수 있다. 물질적 충족을 행복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정신적 만족을 행복으로 이해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고, 물질적 풍요와 정신적 만족이 동시에 충족될 때에 비로소 완전한 의미의 행복을 느끼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환자의 입장에서는 평화롭고 걱정, 고통 없는 상태로 죽는 것도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기약 없는 환자의 치료비 충당으로 인해 경제적 고통을 받게 되는 가족의 입장에서도 볼 때 안락사는 인정되어야 한다.
안락사를 무조건 배척할 수는 없고, 제한된 범위에서 허용될 수 있다면, 그 허용범위를 단순히 이론에 맡겨둘 것이 아니라, 엄격한 요건아래 입법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그러나 안락사가 허용될 수 있는 범위는 지극히 한정적이어야 한다. 이에 대한 엄격한 규정이 없을 시 일반인들은 안락사에 대해 자살 방조의 의미로 받아들일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환자의 진지한 요청에 대해 비교적 윤리적이면서 인도적으로 보다 적극적으로 안락사를 실현할 수 있도록 한다. 이런 안락사의 실현은 의사의 책임한계를 뚜렷이 할 수 있고, 환자와 의사의 입장을 분명히 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도 환자도 환자의 참을 수 없는 고통의 제거시점과 함께 안락사 실현의 시점을 가장 합리적으로 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본다. 인간에게 존엄성(Life with dignity)의 권리가 있다면 좁은 의미의 안락사 즉, 존엄사(Death with dignity)의 권리도 천부적 인권으로서 존재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다.
※ 존엄사(尊嚴死, Death of Dignity)
일종의 소극적 혹은 간접적 안락사라고도 칭할 수 있는 것이다. 즉 의식불명으로 인공호흡기로 연명하는 식물인간을 존엄하게 죽게 하기 위하여 인공호흡기를 제거하는 방법이다. 이런 방법에 관해서도 아직 입법된 나라는 없다. 즉 미국 캘리포니아州에서는 여기에 반대하는 자연사법(自然死法)이 있어 위와 같은 경우, 인간이란 의식불명 상태일지라도 Living Will(삶에 대한 의지)이 있다고 보기 때문에 인공호흡기를 제거해서는 안된다는 법률이다. 그러나 완전한 사망(뇌사, 腦死)을 인정할 경우 친권자(親權者)의 요청에 의하여 제거하는 일도 허용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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