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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이 흐르는 것처럼 흐르는 음악소리에 내 정신을 맡기고 그대로 2악장으로 돌입했다. 2악장부터는 내가 많이 들어왔던 부분이다. 그것이 내 몰입을 힘들게 만들었다. 조금만 더 베토벤의 목소리를 들을라 치면 자꾸 ‘판타지아’의 물 퍼 나르는 빗자루와 미키 마우스가 생각나서 이번엔 조금 베토벤에게 공감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는 “나는 아직 음악을 할 수 있어. 아니, 할 거야.”라는 말을 외치는 조금 희망적인 사람으로 변한 것 같았다. 그 이후론 시간이 길고 반복되는 부분도 많았기 때문에 지루하고 좀 늘어지는 경향도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전부 마지막 합창 부분을 빛내주기 위해서였다. 합창 부분은 많이 들었던 부분이다. 거기다 ‘에반게리온’에서 좋아하는 인물이 죽는 장면에서 그 합창이 길게 흘러나오기 때문에 특별한 감상은 없었다. 그렇지만 무언가 사람을 격양시키고 마음과 귀를 사로잡는 무언가가 있었다.
예술가라면 누구나 속으로 위대한 작품을 생각하고 언젠가 자신의 손으로 완성하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그것을 죽기 전에 해내는 사람이 드물기 때문에 베토벤이 위대한 것 같다. 특히나 9번 교향곡에는 그가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것이 담겨 있는 것 같았다.
예술가라면 누구나 속으로 위대한 작품을 생각하고 언젠가 자신의 손으로 완성하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그것을 죽기 전에 해내는 사람이 드물기 때문에 베토벤이 위대한 것 같다. 특히나 9번 교향곡에는 그가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것이 담겨 있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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