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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서 기를 받아들이는 생태적 감수성의 체득도 중시한다. 인간에게 생태적 합리성과 감수성이 적절하게 결합되어야 실천적인 자연 보전이 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기중심주의는 다른 견해와 다르다. 최종적으로 생태주의의 한 형태인 기중심주의는 넓은 의미의 다른 생태주의와도 차별적인 특성을 띤다. 기중심주의는 풍수학의 양기풍수론(陽基風水論)을 우리 고유의 기중심적 지리학으로 자리 매김을 한다. 풍수학은 전통적으로 바람이 기를 흩어버리는 것으로 보는 경향이 강하지만, 기중심주의는 오히려 바람을 생기나 사기를 실어나르는 요인으로 간주한다. 생태주의는 이런 것에 별다른 관심을 갖지 않지만, 기중심주의는 적극적 요인으로 채택한다. 이웃나라 중국이 물을 끼고 있는 황해를 중심으로 산업화 벨트를 구성하고 있고, 그에 따라 거기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이 편서풍을 타고 한국과 일본에 막대한 피해를 입히고 있으며, 그 정도는 갈수록 심해질 전망이다. 기중심주의는 바로 이런 요인을 적극 고려하여 정책에 반영토록 한다. 그렇다면 기중심주의는 우리나라가 서해안에 녹색지대를 구축하여 중국의 사기를 생기로 정화하는 정책을 펼치도록 요구한다. 그리고 풍수에서는 물을 얻는 득수(得水)를 중시하고 기중심주의는 물이 있는 곳에 생기가 돈다고 보기 때문에 생태적 합리성에 따른 물의 확보를 중요시한다. 바로 이런 몇 가지 특성을 기중심주의가 적극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소 막연한 생태주의와 다소 차별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인간중심주의와 동물중심주의, 생물중심주의, 그리고 가이아 중심주의와 생태중심주의가 모두 문제가 있다고 여기자, 중심주의(centrism)가 문제라는 진단을 내리고 있다. 상당히 일리가 있다. 중심주의에서는 그것에 대한 집중화 때문에 다른 것들을 변두리로 주변화하는 문제를 띠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면 다른 대안이 있는가? 단일한 중심주의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면 가장 근원적인 최상의 원리를 복수로 채택하는 것이다. 그러나 복수의 이론은 자연과 자연적 존재를 다중 잣대로 본다는 것을 뜻한다. 가령 이중 또는 삼중 잣대를 가질 경우 상황에 맞춰 다양한 잣대를 들이밀 수 있지만, 한 잣대의 규칙과 다른 잣대의 규칙이 충돌하는 문제 상황에서는 해결이 불가능하다는 치명적 난점을 갖게 된다. 통상 단일 잣대는 일관성을 갖춘다는 최대 강점을 갖지만 미해결의 과제를 많이 남겨둘 소지를 갖게 된다. 반면 다중 잣대는 단일 잣대에 비해 보다 많은 과제를 해결한다는 강점을 갖지만 잣대간의 불일치를 해결할 수 없다는 한계를 갖게 된다. 그런데 기중심주의는 단일 잣대라는 점에서 일관성이라는 강점을 갖는다. 그러면서도 기를 생명 에너지를 뜻하는 생태학적 기로 본다는 점에서 개체 생명론이나 전일 생명론이 갖는 문제에 빠지지 않는다. 바로 유기적 전체론의 입장을 취하기 때문이다. 특히 개체 생명이 생명 에너지의 구성 요인인 빛·물·공기·흙·바람 등과 상호작용을 하여 생기를 만든다는 점에서 개체 생명의 역할을 과소 평가하지 않기 때문에 전체를 위해 개체를 희생시키는 전체주의의 오류에 빠지지 않는다. 동시에 생태계를 단일 생명체가 아니라 개체간에 또는 개체와 생명 에너지 구성 요인간에 생기가 흐르도록 하는 장으로만 보아 관계와 과정을 중시하기 때문에 개체를 위해 전체를 무시하지도 않는다. 따라서 인간이 풀어야 할 다양한 정책적 과제를 원활하게 해결할 수 있다는 특성을 띤다. 사실 이런 기중심주의는 생태주의의 한 형태이다. 다만 서양의 생태주의가 단일한 원리 설정을 잘못 잡음으로써 다소 부적합하게 흘러갔을 뿐이다. 아니 근원을 쫓아가면 동양에 먼저 있었던 잠재적 기중심주의가 현대 들어서서 생태학적 인식에 힘입어 생태주의로 최근에 부활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최종적으로 새로운 자연 친화적 문명 패러다임은 자연을 자원으로만 보지 않고, 생명 에너지가 분출하는 생명의 원천(source of life)으로 간주한다. 따라서 환경 보전을 위한 어떤 시도도 그것은 생명의 원천을 보호하고 거기에서 나오는 생명 에너지 흐름을 원활하게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보다 엄격하게 미세 조절을 시도할 경우, 환경론은 개체 생명 보전론과 같지 않으며 또한 전일 생명 보전론과 동일한 것도 아니다. 좀 더 정확히 하면, 환경 보전은 생명의 원천과 그곳에서 나오는 생명 에너지 흐름을 존중하는, 즉 생기 흐름을 존중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라면, 즉 유기적 전체론으로서 기중심주의에서라면 환경 운동은 생명 운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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