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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등골을 오싹하게 만든다. 자유주의의 새 이름인 \'신자유주의\' 의 지배 아래 살고 있는 우리의 모습이 바로 마르그리뜨 그 자체가 아니던가. 즉물주의로 점철된 현대에서 우리는 아무리 자신의 행동에 논리적인 정당성, 혹은 합리화를 확보한다 해도 어떤 방향으로든 종말적 가치 붕괴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것일까? 우리 모두가 시대에 도태된 몽유병자일 수도, 무가치관적인 후게나우 일 수도 있다. 구체적 개인마다 다르게 정립하는 수많은 세계관들 속에서 구심점을 잃어버린 우리는 어떻게 로고스를 선별해낼 수 있을 것인가. 이에 대해 브로흐는 희망적이거나 긍정적인 대답을 내놓지 않는다. 다만 구체적이고도 역사적인 삶을 통해 완성되는 체험 체계, 공감, 교감, 소통이 필요하며 그 역할을 문학이나 예술이 담당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도 그에 대한 사명으로 이 소설을 쓰는 데 임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 독자는 자신만의 가치관을 찾기 위해서라도, 스스로를 고독에서 구명해내기 위해서라도 이런 예술 작품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뿐더러 늘 생각하는 자신이 되어야만 한다. 그래야만 진정한 자유주의, 타자를 존중하고 배려함으로 획득하는 자유를 누릴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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