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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한 느낌이 드는 장면이었다. 죽음에 대한 거부감 없이 갈때가 되어서 간다는 식의 순리적인 죽음의 장면은 인간의 모습이라기 보다는 신적인 아우라를 느끼게 해주었다.
이 영화는 예술가, 특히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이라면 한번 쯤 봐야 할 작품이다. 그들이 이 영화로 하여금 진정한 예술적 정신을 느끼는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장승업이 한 대사중 이 말이 생각난다.
“지놈들 보고 싶은 것만 내 그림안에서 보는데, 훌훌 털어버리고 도망쳐야해...... 거기에 발목 잡히면 영원히 그놈들 손에 놀아나는거야......”
얼마나 오롯히 자신의 예술을 추구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리고 현대 미술에 대한 경고이자 비판이기도 하다. 요즘의 미술가들은 자신의 예술적 혼을 추구하기보다는 대중의 기호를 눈치보고 신경쓰기 급급하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는 형이상학적인 경지를 보여준다.
영화 ‘취화선’은 내가 여태껏 본 영화 중 가장 기묘하고 신비한 느낌을 주는 영화다. 역시 임권택 감독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는 영화였고, 앞으로 그가 찍을 작품들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켜준 영화이기도 했다. 앞으로도 이 영화는 내 기억속에 오랫동안 깊은 여운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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