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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다. 그가 터득한 처세법인 ‘익살’은 ‘순수’로서는 절대 인간세상을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그의 처절한 몸부림인 것이다. 다자이는 ‘순수한 인간’이 불순함으로 가득찬 인간세상에서 어떻게 몰락하고 절망해가는지를 보여준다. 하지만 끝끝내, 요조는 자신의 ‘순수’를 잃지 않는다. 어떤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자신을 불순함으로 물들이지 않는다. 자살을 선택하면서까지 말이다.
마지막장에 스탠드바의 마담이 요조에게 한 말 “우리가 알던 요조는 아주 순수하고...... 하느님같이 착한 아이였어요....” 라며 그를 회상하는 대사는 요조의 진정한 정체성을 직접적으로 드러내어준다.
‘인간실격’을 읽으며 그것이 단지 제 3자의 인생몰락 스토리로만 여겨지지 않는 것은 나도 어느정도 그의 심정에 공감하기 때문인 것 같다. 누구나 사람은 자신의 마음속에 ‘순수’를 품고 살아간다. 어려서 간직하고 있던 ‘순수’가 더 이상 세상에 통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아가며 ‘순수’는 마음속 깊이 매몰되어 버린다.
그것을 나쁘다고 할 수 있을진 잘 모르겠다. 하지만 ‘순수’가 곧 인간사회에서의 도태이자 ‘인간실격’으로서 설명되는 이런 세상은 참 황폐하고 슬픈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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