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주의 <관부연락선> 연구 : 실록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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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서론

2. 혼합된 양식과 서술방법

3. 관부연락선의 의미와 시간구조

4. 공간 구조

5. 유태림의 선택과 비극

6. 결론

본문내용

다닐 때의 나의 시선은 유태림에 대한 학교생활, 그것도 편입시에 집중되어 있을 뿐이다. ('서장') 전문부 시절 유태림을 둘러싸고 있는 주요인물은 일본인 E와 H이다. 그것은 그들 셋이 고등학교를 다니다 어쩔 수 없이 전문부에 적을 둔 '낙원같은 참새들의 학급에 이질분자'로 끼었기 때문이다. 나는 태림과 같은 하숙에 든 일도 없고 깊은 고민을 나누어 본 적도 없다. 태림이 E와 H 등과 동인지 계획을 세울 때에도 한국인으로는 S고 동급생이던 황과 최종율은 참가해도 나는 빠져있다. 일본에서 유태림은 그가 남긴 수기가 그러하듯 자기 자신에 의해 그 모습을 드러낸다.
그러나 해방 후 나와 유태림은 급속하게 가까워지고 태림은 거의 전적으로 '나'에 의해 복원된다. 진주에서 두 사람은 유태림을 초빙하는데 앞장서거나 동료교사로서, 그리고 좌익 교사들과 맞서는 입장으로 거의 하나나 마찬가지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이와 같이 생각하고 있는 우리들의 태도가 또 당국의 의심을 받게 마련이었다."('몇 개의 삽화') 라는 문구에서 보듯 관찰자는 관찰하는 대상과 자신을 동일시해 버리기도 한다. 관찰자 소설은 근본적으로 관찰자와 관찰대상이 서로 구분되지 않으면 성립하지 못하는 형식이지만 <관부연락선>의 경우에 이 둘은 묘하게 뒤섞여 있다.
서술 관찰자인 '나'와 유태림이 나누는 시간을 작가 자신의 생애와 더불어 따져 본다면 두 사람의 관계는 분신관계에 가깝다. 동향, C중학 선후배, 동경의 대학 전문부, 중국에서의 학병체험, C고 교사생활이 그들이 공유하고 있는 시 공간인데 그것은 또한 작가 이병주의 자전적 체험과 거의 일치한다. 나와 유태림이 구분되는 점이라고는 유태림의 일본 S고 입학, 퇴학 후 유럽 여행, 해방 후 잠깐의 서울 체류, C고 퇴직 후 C시의 신설대학으로 전직 정도인데 작가 자신의 진주농대 출강 경력과 겹치는 태림의 대학 전직 외에는 허구의 부분적 변용으로 볼 수 있다. 결국 '나'와 유태림은 작가 자신의 체험이 허구로 분산, 심화될 때 탄생된 쌍생아로 보아도 하등 무리가 없는 것이다.
<관부연락선>은 작가가 <마술사> <변명> <목격자> 등의 중단편을 쓰고 난 뒤의 작업이자 <지리산> <소설 남로당>을 쓰기 전의 가운데에 위치한다. 이병주의 소설 작업의 원천이 일제 강점기 말기의 유학생체험, 중국에서의 학병체험, 해방공간에서의 교사체험, 그리고 언론인체험과 1960년대의 옥고(獄苦)라면 초기의 중단편들은 옥고 (<소설 알렉산드리아> <겨울밤>)와 학병체험 (<마술사> <변명>)을 대상화한 것들이다. 그렇다면 <관부연락선>은 최초로 유학생체험과 학병체험, 그리고 교사체험을 복합적으로 대상화한 첫 작품이 되면서 지리산을 가까이 둔 (하동 출신, 진주에서의 학생시절과 교사생활) 작가가 써야만 하는 지리산을 둘러싼 격동기 이야기의 출입문에 해당하는 것이다. '지리산'이 안고 있는 역사적 무게와 부피에 접근하는 방법으로서의 '실록'형식의 시금석이 <관부연락선>에서 마련되고 있는 것이면서 동시에 소설형식의 다변화를 통해 과거를 껴안는 방법을 우리 소설사에서 보여준 작품이기도 하다.
6. 결론
<관부연락선>은 일제 말기와 해방정국을 거쳐 6.25에 이르는 현대사를 헤쳐가는 한 젊은 지식인의 삶을 혼합된 양식과 서술방법을 통해 보여준다. 회상체소설에서 과거는 현재시간과 밀접한 관련을 가짐으로 긴장된 의미를 갖는다고 볼 때 화자인 이선생의 현재시간이 결여되어 있어 작품의 내적 역동성을 획득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
일제 말기는 물론 6.25까지를 다루는 작품의 제목을 <관부연락선>이라고 한 것은 1940년대를 20대로 보낸 유태림 세대에게 관부연락선은 단순한 교통수단 이상의 한일관계사가 압축된 장치이자 해방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는 의미 판단 때문이다. 일본유학 시절과 해방정국에서 유태림의 시간이 지연되어 있음에 비해 6.25전후의 시간이 압축되어 있음은 모든 것이 명명백백할 수밖에 없는 전쟁이 모색적인 유태림의 인물성격과는 어울릴 수 없기 때문이다.
유태림이 머문 공간은 크게 동경과 진주이며 그 아래의 작은 단위로 관부연락선의 구체적 속성을 보여주는 시모노세끼와 부산이 존재한다. 동경에서 태림은 에트랑제로서 자기존재를 확인하며 8백만 중의 한 미립자로서 지낼 수 있지만 해방정국과 전쟁이 휩쓰는 진주는 질문과 답이 명백하기를 강요하는 공간이다. 또한 진주는 빨치산이 활동하는 지리산을 곁에 둠으로 해서 참다운 소설적 공간으로 자리할 수 있다.
유태림의 유학 생활은 자기 정체성, 나아가 식민지 민족 구성원으로서의 정체성 찾기에 바쳐지고 있으며 '관부연락선' 연구는 그 구체적 산물이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들도 현실적 억압조건 아래서 허무주의적 몸짓으로 후퇴하고 말면서 학병지원으로까지 이어진다. 해방에서 6.25까지의 유태림은 교사로서 학생들을 '정치'로부터 격리시키는 일에 주력한다. 그것은 그가 계몽적 교양주의의 입장에 서 있음을 말하는 것인데 즉답만이 요구되는 시절에 이러한 그의 태도는 양날의 칼로서 그를 압박한다. 전쟁 중 유태림이 당한 이중적 고통은 그러한 결과이며 소설의 결말을 '신화'로 종결지은 것은 실록적 성격이 끝났을 때 남겨진 허구의 영역을 작가가 과장한 결과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관부연락선>은 작가의 굴곡진 체험이 종합화된 최초의 작품이면서 현대사를 소설에 수용하는 한 방법을 보여준 작품이다.
☞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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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2002.11.04
  • 저작시기20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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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번호#210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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