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블로네루다 분석

목차

1. 작품감상

2. 네루다의 약력

3. 파블로 네루다의 작품 세계

본문내용

이다. 네루다는 "나는 장대한 연작시를 계속해서 써나갈 계획이다. 왜냐하면 이 시는 내 인생의 마지막 순간의 말로써만 끝을 맺을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고백했으며, 실제로 그 마지막 순간은 1973년 9월에 왔다.
3. 파블로 네루다의 작품 세계
현대 중남미 시단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시인으로는 페루의 세사르 바예호와 칠레의 파블로 네루다를 꼽을 수 있다. 거의 동시대인이었던 이들 중, 바예호는 세인의 몰이해 속에서 세상을 일찍 뜬 반면, 69세에 세상을 뜬 네루다는 시인이 누릴 수 있는 모든 영광을 생전에 누렸다고 할 수 있다. 네루다는 우리에게 단지 사랑의 시인, 민중 시인으로만 알려져 있다. 그것은 그의 수 많은 시 중에서 낭만적 요소가 강한 초기 시집이 여러 사람들에 의해 집중적으로 소개되었고, 80년대의 한국적 특수 상황으로 인해 시인이 아닌 투사로서의 모습이 부각되면서 빚어진 결과일 가능성이 많다.
어제의 내가 오늘의 나와 다르듯이 시인의 시도 세월과 함께 변모를 겪는다. 20세에 펴낸 그의 시집 '스무 개의 사랑의 시와 한 편의 절망의 노래'에서 청년 네루다는 거대한 우주 앞에 선 고독한 인간의 사랑, 육체적 탐닉에 이어지는 공허, 이별, 그 아픔을 '사랑은 그리도 짧건만 망각은 너무도 깁니다'라고 노래한다. 가난을 타개하기 위해 랑군, 콜롬보, 자바, 싱카포르에서 영사로 일했던 시인은 '끝없는 길을 한없이 지나왔다/ 어딘지 어디까지인지도 모르는 채'라고 노래하며, '밤은 정말 왜 그리 거대하고 세상은 왜 그리 외로운 걸까'라고 절규한다.
20대 시인의 세상은 고독, 절망, 폭력으로 얼룩진 혼돈의 세계이다. 이 혼돈은 그의 시를 어두움, 밤, 무질서한 꿈으로 꽉 채운다. 네루다는 바로 이 어둠 속에서 환한 불을 밝히는 예언자적 존재가 시인이며, 대지는 고독한 인간이 돌아갈 어머니임을 확인한다. 그의 시는 난해해진다. 초현실주의적 기법으로 주로 아시아에서 쓴 시를 모은 것이 바로 '지상의 거처'이다. 그러나, 30대에 마드리드 근무 때 목도한 스페인 내란은 시인의 삶을 완전히 바꾼다. 친구 가르시아 로르까의 죽음, 또 다른 문우들의 망명은 그에게 박해받는 가난한 이웃을 돌아보게 만든다. 이 때부터 그의 시는 자신만의 침잠에 어울리는 언어세계를 탈피해 민중을 향해 소박한 옷을 입으며 그 변화는 '지상의 거처 3부'부터 서서히 나타난다.
그러나, 40대의 네루다는 먼 이웃보다 가까운 이웃을 돌아보면서 우리에게 '모두의 노래'를 들려준다. 자신의 뿌리인 아메리카 재발견을 보여주는 이 시집은 하나의 거대한 아메리카 노래이다. 잉카의 유적지 '마추픽추 정상에서' 시인은 "빈 그물 같은 허공에서 허공으로/ 나는 거리를 대기를 거닌다"라고 노래한다. 거대한 돌의 유산 앞에서 시인은 '돌 그리고 돌, 인간은 어디에 있는가?/ 대기 그리고 대기, 인간은 어디에 있는가?/ 세월 그리고 세월, 인간은 어디에 있는가?'라며 그 곳을 건설한 민초의 혼을 부른다.
그리고, 아메리카 대륙을 유린한 정복자들의 만행을 규탄하며, 아메리카 태생의 위대한 지도자들을 예찬한다. 그의 시 세계에서 가장 서정적이고 독특한 이미지를 사용했다고 극찬 받는 이 시를, 실은 광산 노동자들과의 정치 모임에서 격론을 벌리는 틈틈이 서재를 오가며 썼다는 것은 하나의 아이러니다.
민중의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 정치의 중심에서 활약했으나, 그 아픔에 서정의 옷을 입혀 시로 승화시켰기에 네루다는 영원히 시인으로 기억되는 건지도 모른다. 그의 시가 만년에 더욱 더 소박해졌고 간결해졌으며 서정적으로 변모했다는 것은 시의 생명력이 새로운 기법도, 거창한 구호도 아닌 바로 서정성이라고 여겼기 때문은 아닐까?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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