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주의와 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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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민족주의와 여성

2.일본군 성노예

3.기지촌

4.대 안

본문내용

사주의, 그리고 외세에 기생하는 식민권력, 성녀와 창녀라는 여성에 대한 이중적인 성적 기준을 끊임없이 재생산해내는 가부장제와 여성에 대한 성적 상품화를 조장하는 기형적인 자본주의 모두에게 이 사건의 책임이 있다.
따라서, 희생자를 '고귀하고 순결한 민족의 딸'로 규정지음으로써 모든 책임을 미군에게만 전가시키고, 평생동안 기지촌에서 살아오면서 겪었을 한 '여성'으로서의 고통과 억압을 외면해서는 안된다. 살아서는 '양공주'로 멸시되던 기지촌 여성이 미군에 의해 죽임을 당한 후에는 '민족의 딸'로 이야기됨으로써, 한 여성의 인권이 오직 민족 문제를 제기하는 도구로서만 이용되어서는 안된다.
우리는 한 여성으로서의 인권과 생전에 겪었을 고통보다, 가해자가 '미국'의 군인이라는 것에만 의미를 부여하는 남성주의적 민족운동 진영의 논리에 반대한다. 민족주의 담론이 기지촌 여성 개개인의 고통받는 삶과 인권을 외면해서는 안되며, 기지촌 여성의 죽음이 오직 '반미'라는 논리를 정당화시키는 데에만 이용되어서도 안된다. 기지촌은 지난 50년 동안 그 존재조차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채 존재하고 있었으며, 그 안에서 수많은 여성들이 미군에 의해서만이 아니라, 같은 민족의 편견과 착취에 고통받아 왔음을 잊어서는 안된다. 우리 모두는 그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내가 보기에 이 글의 목적은 미군범죄를 규탄하는 '성명서'로서가 아니라 자신들의 여성주의 논리를 새삼 변호하기 위한 데에 있으며 내용도 민족자주의식과는 동떨어진 주장으로 가득차 있다.
나는 우선 이들의 '성명서'라는 것이 매우 차분하고 점잖은 이성적인 어조로 쓰여지고 있는 데 대해 놀랐다. 마치 남 이야기 하듯이... 같은 여성의 입장인데도 한국남성들의 감정적 격앙에 비해 그들은 너무나도 '이성적이고 차분하다.' 그리고 그들의 '성명서'의 상당 부분은 미군을 겨냥한 것이라기보다 한국남성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 참 의아스럽다. 한마디로 미군이 한국여성(비록 기지촌여성이라고 역시 한국인임에는 틀림없다.)을 강간 살인하는 것에 대해 괜히 민족적으로 흥분하지 말고 한국남성의 여성차별의식부터 고치라는 '성명서'인 것이다.
"한 여성의 인권이 오직 민족 문제를 제기하는 도구로서만 이용되어서는 안된다. ... 민족주의 담론이 기지촌 여성 개개인의 고통받는 삶과 인권을 외면해서는 안되며, 기지촌 여성의 죽음이 오직 '반미'라는 논리를 정당화시키는 데에만 이용되어서도 안된다."
참 알쏭달쏭한 이야기다. 누가 뭘 이용하고 뭘 외면했다는 거지? 미군에 의해 한국 여성이 강간 살해당하는데도 제대로 처벌조차 할 수 없는 현실 앞에서 민족적으로 분개하는 것이 그 여성의 죽음을 반미투쟁에 '이용'하는 것이란 말인가. 상당히 낯익은 어투다. 과거 독재정권이 민주화운동세력을 모함할 때 주로 쓰던 수법이, 운동권은 자신의 투쟁을 위해 순진한 사람들을 이용해 먹는다는 것이었지. 이런 식의 이야기에 가장 흐뭇해 할 이들은 물론 미 대사관측과 미군들일 것이다.
'기지촌 여성 피살의 책임을 미군에게만 전가해서는 안된다??'
'이 문제를 남성주의적 민족적 관점에서 바라보아서는 안된다??'
즉 그들에게는 미군에게 강간당하는 것이나 질 나쁜 한국남성에게 강간당하는 것이나 똑같은 성질의 문제인 것이다. 여기서 근래에 여성주의자들이 '정신대 할머니'문제를 일본의 사죄와 피해보상이라는 민족적 문제보다, 한국사회에서의 여성 성폭력 방지 등의 여성 인권문제로 제기하고 있는 원인을 이해할 수 있다. 그들에게 기지촌 여성의 비참한 운명이나 정신대 문제는 여성문제로서만 의미가 있을 뿐이고 민족문제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그들의 여성운동에는 한민족이나 국적개념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들이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은 근본적으로 우리 사회의 모든 문제를 순전히 남성중심의 여성억압구조로 환원시켜 바라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누구나 다 아는, 우리 사회에는 여성문제뿐만 아니라 어떤 측면에서는 그보다 훨씬 중요한 문제들(민족문제는 그 중의 하나다.)이 많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사실도 관념적인 여성주의자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 그들의 주장대로 우리 사희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가 남성과 여성의 대립구조에 있다면 군대에 가 죽도록 고생해야 하는 한국남성들은 분단현실을 탓할 것이 아니라 당연히 남자로 태어난 자신의 운명과 여성들을 탓해야 할 것이다.
한가지 우스운 것은 여성주의자들이 그토록 비판하는 남성지배 여성차별구조로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여성들은 우리 어머니들이었지 지금의 젊은 교육받은 여성들이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 아버지들이 가부장제의 수익자였을지 몰라도 지금의 우리 젊은 한국남성들은 여성의 희생으로 이익을 보기는 커녕, 남자다운 능력 갖추랴 여자들 비위 맞추랴..등등 수많은 부담을 떠안고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우리나라 여성이 외국군인에 의해 강간당하고 살해당하는 광경을 보고도 아무 소리할 수 없는 비참한 현실앞에서 한국남자들이 얼마나 자존심에 상처를 입어 왔는지 그들은 관심도 없을 것이다.
한국남자는 자존심 하나로 산다지만 사실 한국남자들의 자존심은 옛날에 죽어버린 지 오래다. 그들은 여성의 입장을 남자들에게 설득하느라 골몰하지만 정작 남성의 입장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 것 같다.
분명히 여성주의자들은 자신들이 기지촌 여성과는 아무 상관없는 '보호받는' 여성들이라고 생각하고 있음이 틀림없다. 그들의 유일한 관심사는 한국사회에서 최대한의 여성 이익(그것도 일부 인텔리 여성들의 이익)을 보장받으려는 것일 뿐일 것이다. 기지촌여성들과 거리를 두는 것은 그렇다 하더라도 최소한 같은 여성으로서 민족적 굴욕 현실에 대한 분개와 항거 의지 정도는 보여줘야 하지 않는가. 노동자의 이익단체인 민주노총도 미군 범죄를 규탄하는 시위에 적극 나서는데 말이다.
나는 옛날이나 지금도 남녀평등과 여성 차별 반대를 적극 지지하는 사람이지만 이런 여성주의자들의 행각을 보자니 생각이 갈수록 바뀌어간다. 최소한 여성운동과 현재의 일부 여성주의자들의 행동은 분명히 구별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 여성주의자들에게 결코 나라일을 맡겨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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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페이지수19페이지
  • 등록일2003.11.29
  • 저작시기2003.11
  • 파일형식한글(hwp)
  • 자료번호#235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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