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문] 이와아키 히토시의 기생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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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감상문] 이와아키 히토시의 기생수에 대한 보고서 자료입니다.

본문내용

무서움을 감싸는 묵시록과 삶의 철학


이와아키 히토시가 91년부터 95년까지 그린 SF만화 <기생수>(전 10권, 한국어판 학산문화사)는 첫권부터 어떤 결단을 요구한다. 책장 날개를 하나 넘기고 나면 등장하는 역광 속의 인물. 석양을 등지고 계단을 내려오는 중인 듯한 이 인물의 슬쩍 변형된 얼굴은, 이걸 읽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10권을 다 읽는 동안 별일 없을까, 하는 망설임을 주었다. 그리고 바로 다음장을 넘기면 공포에 질린 파충류인간의 모습, 그리고 또 다음장의 섬뜩한 멘트 “지구에 사는 누군가가 문득 생각했다. 인간의 수가 절반으로 준다면 얼마나 많은 숲이 살아남을까… 지구에 사는 누군가가 문득 생각했다. 인간이 100분의 1로 준다면 쏟아내는 독도 100분의 1이 될까… 누군가 문득 생각했다. 모든 생물의 미래를 지켜야 한다”는 그 망설임을 배가시켰다. 만화란 영화와 달라서 무서운 장면이 나왔을 때 그저 눈가리고 다른 사람들 비명이 잦아들기까지, 혹은 무서운 음악이 사라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다시 보면 되는 것이 아니니까. 하지만 막상 책을 본격적으로 읽어나가다보니, 그런 그림이나 분위기상의 무서움은 금세 사라지고 인류에 대한 묵직한 묵시록과 함께 삶에 대한 작가의 깊은 통찰과 사랑이 압도했다.

기생수는, 말 그대로 인간이나 동물의 몸에 기생해 사는 괴(傀)생물체를 가리킨다. 이들이 어떻게 갑자기 생겨났는지, 개체수와 분포는 어느 정도인지는 이 기생수들 자신도 모른다. 다만, 꽃은 “한껏 예쁘게 보여서 꽃술을 전파하고 열매를 맺어야지”라는 지상명제가 몸 속에 각인돼 있고 연어는 “무슨 수를 써서든 강물을 거슬러올라 알을 낳자”는 목표가 온목에 아로새겨져 있듯, 이들 기생수는 “인간의 뇌를 차지해 인간의 몸을 지배하며 기생해 살면서 다른 인간들을 먹어치워 없애야 한다”는 본능을 지니고 있다. 이런 본능이 신의 섭리인지 인간이 빚어낸 공해와 오염이 낳은 돌연변이인지 아니면 인류의 미래를 생각해보던 일부 인간들의 발명품인지는 결국 모호하게 처리되지만, 이들 기생수는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 인간의 몸 속에 둥지를 틀고는 무자비한 살인과 식인을 감행한다. 으깨 갈아놓은 듯한 처참한 시체들이 도처에서 발견되면서 인간사회는 공포에 떨게 된다.

한편 이즈미 신이치는 부모님과 단란하게 살고 있는 평범한 고교생. 신이치를 노려 몸에 침투하던 기생수는 신이치의 필사적인 저항으로 오른손부터 어깨 정도까지만 차지하게 된다. 남들은 이 사실을 눈치못챈 채 기묘한 동거를 시작하게 된 신이치와 기생수 ‘오른쪽이’. 신이치는 작금의 연쇄살인 배경과 진행구도를 알게 된 유일한 인간으로 이를 막고 피하기 위한 엄청난 모험에 휘말리게 된다.

무정형 생물에 부여한 설득력있는 성격, 박진감있는 그림체

<기생수>의 매력은 인간과 기생수들간의 끝없는 싸움을 박진감있게 묘사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물론 얼굴이 두루말이 휴지 벗기듯 사과를 쪼개듯 여러 쪽으로 갈라지면서 꽈리 속같은 절개부위가 뻗어나가 피투성이의 살육을 벌이는 장면도 색다른 재미를 주고 무방비상태의 인간이 절명의 위기에 느끼는 공포도 흥미롭다. 하지만 작가의 역량은 단조롭게 끝없이 이어질 뻔했던 싸움구도 사이사이에 등장인물들의 사사로운 감정과 변화를 촘촘히 엮어놓았다는 데서 더 두드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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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페이지수5페이지
  • 등록일2004.09.02
  • 저작시기2004.09
  • 파일형식워드(doc)
  • 자료번호#264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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