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분석 감상문] 윤대녕의 『추억의 아주 먼 곳』 분석

목차

1. 줄거리요약

2. 윤대녕의 작품세계 분석
1) 작가 윤대녕의 등단
2). 시간의 대화와 전복적 가역반응
3). 사회적 시간과 개인의 파국
4). 신화적 시간과 자기동일성의 문제
5). 타자 속으로, 혹은 시간의 그림자 가로지르기

3. 『추억의 아주 먼 곳』의 등장인물
1) ‘나’
2) ‘권은화’와 ‘권문희’
3) ‘유란’
3) ‘관계’

본문내용

고 사건화하려는 윤대녕의 상상적 책략이야말로 새로운 리얼리티의 출구를 실현케 하는 중요한 몫을 담당할 터이다. 시간의 그림자를 가로질러 무의식의 밑자리를 아주 효율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소설 무의식의 밑자리에서 또는 시간의 그림자를 가로지르며 윤대녕은 부단히 신생의 기억을 되살리려는 에피퍼니를 구사하고 있다. 그 신생의 현현은 아직 뚜렷하지 않다. 언어를 작가 윤대녕이 더욱 가다듬고, 예외적인 개인의 무의식뿐만 아니라 우리 민족의 혹은 인류의 집단무의식까지 담아낼 수 있을 때, 그가 꿈꾸는 신생의 기억은 비의를 띤 에피퍼니 형태로서 우리 소설의 신생을 알리게 될 것으로 본다.
3. 『추억의 아주 먼 곳』의 등장인물
1) ‘나’
어느 날 밤 열한시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발자국 소리가 ‘나’를 방문했을 때,‘나’는 상당히 과학적인 방법으로 추리를 할 정도로 세밀하고 과학적이다.
그러나 운명처럼 ‘나’를 찾아와서, 일 년 동안 곁에 머물렀던, 그리곤 어느 날 문득 훌쩍 떠나버린 ‘권은화’라는 여자와 그녀의 실존이라고 생각되는 ‘그녀와 꼭 닮은 다른 여자’가 나타난 시점부터 거꾸로 강력한 몽환적 분위기를 띠기 시작한다.
세계 안에 있으면서도 세계에서 부재하는 권은화의 텅빔이지만, 그러나‘나’의 텅빔이기도 하다. 작가는 ‘나’의 존재론적 표식으로 ‘동고’라는 이름을 붙여 비워질 준비를 하고 있다. 그는 그렇게 사랑하기 위해서 텅 비어버린 자, ‘너’를 기다리는 자, ‘너’를 만날 때까지 아직 ‘내’가 아닌 자이다.
사랑하기 시작함으로써 ‘나’라는 익숙한 존재의 집을 비운 자아, 이제 ‘나’는 혼란에 빠지고 현실 속의 여자와도 흔들린다.
결국‘나’는 은화, 유란, 문희, 어머니, 고모 등을 여자들 속에서 혼란되고 어지러운 의식의 통제를 빠져나와 익숙한 일상에 머물러 버리고 만다.
‘나’는 여자들이 다 떠나간 자리에서 명백히 새로운 사랑의 소명을 인지하고 어머니에 대한 공포, 근친상간과 육체에 대한 공포를 이겨내고 내면의 카자를 대면하는 성숙한 남성으로 다시 태어난다.
2) ‘권은화’와 ‘권문희’
추상적이고 자아의 정체성 안에 실체적으로 통합되어 있지 않으며, 그녀의 이름, 그녀의 정체는 끝까지 명확해지지 않는다.
권문희는 마치 길을 걷듯이 일상에서 걸어 나가버린 은화처럼, 아주 일상적인 모습으로 ‘머리를 뒤로 묶고’ 되돌아온다. 은화의 소녀다움에서 벗어나 성숙한 여자다움으로 ‘나’에게 다가와 처음의 의도와는 다른 감정으로 ‘나’에게 다가서지만 결국 ‘나’처럼 일상에 머물러버리고 만다. 은화는 결국 ‘추억의 아주 먼 곳’으로부터 온 여자가 된다.
3) ‘유란’
‘나’의 현재 여자로 현대 속에서 메마르고 건조한 일상처럼 그려진다.
권문희의 출현으로 ‘나’가 혼란해 있는 동안 ‘유란’은 자기의 이복 오빠와의 근친상간 경험을 고백하고, 자살소동을 벌이고, 결혼까지 생각했던 ‘나’와의 관계를 스스로 청산한다. 엉뚱하고 도발적이다.
3) ‘관계’
그의 소설에서 여자와의 우연한 만남은 허무에서 탈출하기 위한 장치의 하나로 나타난다. 그러나 그 탈출의 계기는 또한 허무를 보다 분명히 확인하는 계기이기도하다. 온통 허무에 점령당한 시대에는 사랑으로조차도 진정한 만남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환각의 묘사가 신선한 매력을 지니는 것은 현실을 합리적 서술에서 해방시켜 또 다른 삶의 가능성을 열어놓기 때문이다. 환상을 용인하는 불확적정인 현실의 이해는 죽어버린 합리적 현실을 극복하려는 단초로서 의미를 지니는 것이다. 환상이 더욱 빛나는 환상이 되려면 현실에 대한 보다 깊은 탐사가 전제되어야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현실의 이상은 ‘권은화’, 현실은 ‘권문희’.‘유란’이 아닐까?

키워드

윤대녕,   추억의 아주먼 곳,   독서분석,   감상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