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의 피폐함 죄와벌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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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인간을 심판할 수 있을까. 히틀러 같은 극단적인 파시스트를 심판하고 수백만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면 그를 심판하는 것이 옳은 일일까. ‘죄와 벌’을 읽기 전 나의 생각은 당연히 ‘심판하는 것이 옳다’였다. 하지만 라스콜리니코프의 번민을 조금이나마 이해한 지금은 그것이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거대한 산맥에 비유되는 도스토옙스키의 문학세계를 완전히 이해했다고 얘기한다면 그것은 나의 오만일 것이다. 그저 조금 힐끗 스쳤다고 표현하는 것이 적당할 듯 싶다. ‘죄와 벌’에서 다루는 내용이 평소에 관심을 가지고 고민했던 문제가 아니라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던 문제나,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문제에 대한 접근이었기에 더더욱 상당부분을 ‘스쳐’갈 수 밖에 없었다.

키워드

라스콜리니코프,   도스토옙스키,   이바노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