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영영이별 영이별 감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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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상은 아름답고도 슬펐다.
백발의 노인에서 처음 단종에게 시집오던 꽃다운 열다섯 수줍은 소녀가 되어 다시 무대에 선 배우 윤석화의 큰 절에 나를 비롯한 모든 관객들은 뜨거운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었다. 공연이 끝난 후에도 작은 공연장 안은 박수소리와 진한 감동으로 채워져 있었다.
정말 오래간만에 기억에 남을만한 공연을 본 것 같다. 여러 유명 배우가 나오는 고전, 무대나 설비가 화려한 대작은 아니었지만 윤석화라는 배우 한 명 만으로도 무대는 꽉 차있었으며 현란한 영상이나 번잡한 소품 하나 없어도 소극장의 매력을 잘 살린 짜임새 있는 공간의 활용으로 조금도 부족함을 느낄 수 없었다.
어쩌면 작은 공간에 부족한 극장을 일상과는 다른 질의 공간으로 재창조시키는 배우와 작가, 스텝들...... 그리고 관객들까지 그들은 무대의 견고한 시공간을 지배하는 주인공이 되는 것이다. 객석에서도 자기연출이 자유롭다. 소극장에서는 배우에게 몸을 굽히면 클로즈업이 되고 다시 등받이에 몸을 기대면 롱쇼트가 된다. 나의 몸에 맞게 너무나 자연스럽게 모든 것이 환하게 들어왔다.
배우 윤석화라는 사람에 대해서 공연 관람을 마친 후 나는 호기심이 아닌 존경을 느끼게 되었다. 그녀는 정말 타고난 배우이다. 그녀가 아니라면 누가 거의 두 시간에 육박하는 공연을 혼자서 이렇게 완벽하게 해낼 수 있었을까?
혼신의 힘을 다해 연기를 하고 땀 흘리며 관객들과 눈을 마주치며 인사하는 그녀의 모습. 거기서 관객들은 열정과 감동을 얻어가고, 즐거움과 기쁨이 묻어나는 관객들의 눈에서 배우들은 연기를 하는 원동력을 얻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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