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청연 감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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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연』이 친일이냐 아니냐의 근본적인 문제는 실존인물을 영화의 주인공으로서 보여줄때, 어느 한도 범위안에서 주인공을 실제와 다르게 표현할 수 있는가와 주인공이 살고있던 배경 즉 시대적 상황을 얼마만큼 반영해야 하는가의 문제라고 생각된다. 실존인물을 영화로 만든다는 것은 각색이 아니기 때문에 감독의 권한으로 그 인물을 제멋대로 변형하면 않된다. 납득할 수 없는 픽션과 논픽션을 배합시켜 관객들을 감동시키기에, 관객들을 속이기에는 우리나라 관객들은 너무 똑똑하다. 『청연』이 개봉 3주 만에 막을 내리게 된 것도 이미 관객들은 박경원이라는 실존인물에 대하여 파악하고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영화자체를 인정할 수 없었다.
이러한 경우, 알고 있는 사실에 대하여 영화는 실존인물인 박경원을 변명해주는 것으로 밖에 보여지지 않는다. 이러한 변명은 영화의 기능이 아니며, 그녀에 대한 판단은 관객 스스로가 하는 것이다. 따라서 실존인물을 대상으로 영화를 제작하려면 무엇보다도 주인공에 대한 배경, 성격, 관념, 성향 등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원래의 그 인물의 기본적인 캐릭터는 유지해야 하며, 영화 속 주인공에 대한 판단은 관객들에게 맡기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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