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호로 보는 만화

목차

1. 들어가면서......
2. 만화로 보는 기호 - 광수 생각

본문내용

만 멀쩡한 라디오는 기호를 제공하는 발신자이고, 그리고 떨어져 나온 부속품을 자신과 연관지어 생각하는 아버지는 수신자이다. 기호는 자연적 기호로 발신되지만 기의를 갖고 수신된다. 부속품은 라디오에서 떨어져 나왔다는 자연기호를 나타내지만 그것을 받아들이는 아버지는 그 부속품을 일에서 명퇴당한 자신과 같다는 기의를 담아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기호는 이렇게 다양한 의미로도 해석이 가능해진다. 위의 이야기에서 보듯이 기호를 받아들이는 사람의 의미작용이 중요하다. 단순히 기호를 전달하더라도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이 발신자의 의도하는 것을 담고 있는 기호를 잘 못 받아들이면 서로 간의 커뮤니케이션이 불가능해진다. 위에서 말했듯 자신을 모르는 사람에게 주는 반지는 사랑을 담은 것이라 해도 신자에게는 단지 반지라는 물건일 뿐 사랑이라는 기의를 담은 기호로써의 반지가 아니다. 기호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의미작용이 필요하다. 기호는 두 사람 이상의 커뮤니케이션에서 존재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만화에서 찾아 볼 수 있는 자연기호의 예이다. 자연기호는 먹구름이 끼면 비가 온다는 것이나, 꼬르륵 소리가 나면 배가 고프다는 것과 같이 형식과 내용이 일치를 보이는 기호들이다. 만화에서 주인공은 모기에 물린다. 모기는 여름에만 나타나는 해충이다.
즉 모기는 여름이 왔다는 기호물이 된다. 모기 또한 자연기호가 아닌 기표와 기의를 담은 기호로 쓰일 수 있다. 예를 들어 모기는 아니지만 카프카의 소설 변신에서 바퀴벌레의 등장은 더럽다는 자연기호가 아니라 실존과 관련하여 기의를 담은 기호로 나타난다. 기호는 단순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이 어떤 의미를 부여하느냐에 따라 기호의 의미는 변화한다. 천둥이 치면 비가 온다는 자연기호 뿐만 아니라 무언가 일어날 일의 징조로 천둥의 기호 의미는 바뀔 수 있다. 흔히 만화에서 나타나는 기호를 통해 다의적인 의미를 창출해 내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하기 쉽다. 사람의 얼굴을 표현하는데 있어서 줄 세 개로 다양한 표정을 나타낼 수는 있지만 우리가 언어에서 사용하는 것과 같은 다의성은 불가능한 것처럼 보인다. 그것은 만화가 시각기호를 통해 곧바로 정보를 전달해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각기호는 단지 직접적인 기의를 표현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위의 예에서 보았듯이 컴퓨터 인간이라는 단순한 그림 같지만 그 안에 담긴 기의는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다. 그 그림에서 단순히 ‘ 사람머리가 컴퓨터네!’하고 기호로만 볼 수 있을까? 컴퓨터 인간으로 보여주는 작가의 기호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다양하고 심도 깊은 고찰이 필요하다. 기호는 또 인간과 사회에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창조된다. 발신자와 수신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인간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기호는 자연적 기호 외에는 창조될 수 없을 지도 모른다. 또 자연적 기호도 사라질지 모른다. 자연적 기호도 인간이 경험을 통해 알게 된 기호이기 때문이다. 자연기호는 대부분의 인류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기호들에 대해서는 사회 안에서 연구되어져야 한다. 기호에 기의를 담는 인간은 자신의 경험과 사회 속에서 갖추어진 사고로 기호를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앞에서도 말했듯 사회적 기호들은 각각 다른 양상을 보일 수 있다. 아마존과 현대 서울의 기호가 같다고 보기에서 서로의 사회가 너무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이런 경우 의식작용이 다르게 일어난다. 어떤 기호에 대해 발신자는 A라는 의미를 가지고 기호를 보냈는데. 수신자는 동일한 기호에 대해 B라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호는 사회 안에서 연구되어야 한다. 인간이 기호를 쓰는 것은 의사전달을 하기 위해서 이다. 그런데 의사전달을 위해 사용한 기호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면 기호를 사용할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다. 인간은 기호를 통해 의미를 생산하고 해석하며 공유한다. 인간의 언어 역시 기호이다. 기호가 없는 세상 아니 우선 언어가 없는 세상을 상상해 보자. 문명은 발달하지 못하고 제자리만 맴돌 수밖에 없다. 그것은 단지 언어기호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기호가 없다면 인간은 서로 커뮤니케이션이 불가능해 진다. 인간은 혼자 살아갈 수 없다. 기호의 중요성은 그러한 것이다. 없으면 살아갈 수 없는 것. 단순히 기호라는 명칭 때문에 우리는 기호가 우리와 먼 어떤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기호는 우리의 삶 속에 있다. 그리고 인간의 삶 속에 기호가 있다.

키워드

기호학이란,   관습적 기호,   상징기호의 필요성,   만화로 보는 기호,   기호의 의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