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와 현대공간(도시) > 분석 및 시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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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Ⅰ.들어가며
Ⅰ-1.현대시사 속 도시의 등장.
Ⅰ-2.도시를 노래한 시들의 특징.

Ⅱ.작품 감상
①손무덤-박노해
②서울역-지용시편. 5-양왕용
③샴푸의 요정 中-장정일
④병아리-이형기
⑤안개-기형도

Ⅲ.나오며

본문내용

수 있으나 생명의 본질에 역행하는 일임을 깨우친다. 이러한 현대 도시 속에 살아가는 인간은 이미 꿈의 염색체가 제거된 달걀과 같은 존재일 것이다. 환청처럼 들리는 길 잃은 병아리의 삐약 거림은 아마도 삶의 진정한 의미를 잃어버린 우리들의 씁쓸한 모습에 대한 작은 외침이라고 생각한다.
⑤안개-기형도
1
아침 저녁으로 샛강에 자욱이 안개가 낀다.
2
이 읍에 와본 사람은 누구나
거대한 안개의 강을 거쳐야 한다.
앞서간 일행들이 천천히 지워질 때까지
쓸쓸한 가축들처럼 그들은
그 긴 방죽 위에 서 있어야 한다.
문득 저 홀로 안개의 빈 구멍 속에
갇혀 있음을 느끼고 경악할 때까지.
어떤 날은 두꺼운 공중의 종잇장 위에
노랗고 딱딱한 태양이 걸릴 때까지
안개의 軍團은 샛강에서 한 발자국도 이동하지 않는다.
출근길에 늦은 여공들은 깔깔거리며 지나가고
긴 어둠에서 풀려나는 검고 무뚝뚝한 나무들 사이로
아이들은 느릿느릿 새어나오는 것이다.
안개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처음 얼마 동안
보행의 경계심을 늦추는 법이 없지만, 곧 남들처럼
안개 속을 이리저리 뚫고 다닌다. 습관이란
참으로 편리한 것이다. 쉽게 안개와 식구가 되고
멀리 송전탑이 희미한 동체를 드러낼 때까지
그들은 미친 듯이 흘러다닌다.
가끔씩 안개가 끼지 않는 날이면
방죽 위로 걸어가는 얼굴들은 모두 낯설다. 서로를 경계하며
바쁘게 지나가고, 맑고 쓸쓸한 아침들은 그러나
아주 드물다. 이곳은 안개의 聖域이기 때문이다.
날이 어두워지면 안개는 샛강 위에
한 겹씩 그의 빠른 옷을 벗어놓는다. 순식간에 공기는
희고 딱딱한 액체로 가득찬다. 그 속으로
식물들, 공장들이 빨려 들어가고
서너 걸음 앞선 한 사내의 반쪽이 안개에 잘린다.
몇 가지 사소한 사건도 있었다.
한밤중에 여직공 하나가 겁탈당했다.
기숙사와 가까운 곳이었으나 그녀의 입이 막히자
그것으로 끝이었다. 지난 겨울엔
방죽 위에서 醉客 하나가 얼어죽었다.
바로 곁을 지난 삼륜차는 그것이
쓰레기더미인 줄 알았다고 했다. 그러나 그것은
개인적인 불행일 뿐, 안개의 탓은 아니다.
안개가 걷히고 정오 가까이
공장의 검은 굴뚝들은 일제히 하늘을 향해
젖은 銃身을 겨눈다. 상처입은 몇몇 사내들은
험악한 욕설들 해대며 이 폐수의 고장을 떠나갔지만
재빨리 사람들의 기억에서 밀려났다. 그 누구도
다시 읍으로 돌아온 사람은 없었기 때문이다.
3
아침 저녁으로 샛강에 자욱이 안개가 낀다.
안개는 그 읍의 명물이다.
누구나 조금씩은 안개의 주식을 갖고 있다.
여공들의 얼굴은 희고 아름다우며
아이들은 무럭무럭 자라 모두들 공장으로 간다.
해석-6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산업화는 우리의 경제를 비약적으로 성장시키고 삶의 질을 현저히 향상시켜 놓았지만, 각종의 사회 문제를 야기 시키기도 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문제는 자연 환경의 파괴와 상부상조의 전통적 관습의 붕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시는 바로 그러한 현실을 객관적으로 묘사하면서 산업화, 도시화의 폐해를 날카롭게 고발하고 있다. 서정성이 강하게 느껴지는 소재를 사용하여 산업화의 부정적 양상을 역설적으로 비판한 시의 기법이라든가, 안개를 의인화하여 그것이 얼마나 공단 주변 사람들에게 가까이 접근해 있으며 엄청난 파괴력을 행사하고 있는가를 냉정하게 드러내 보인 솜씨는 높이 살만한 것이다. 시인은 산업화의 부정적 양상을 있는 그대로 묘사할 뿐, 거기에 대해 직접적인 논평이나 자기주장을 펼치지 않는다. 여공의 겁탈과 취객의 동사 사건을 '사소한 사건', '개인적인 불행'으로 단정 짓는 것은 시인의 판단이라기보다 사람들의 무관심과 무감각에 대한 분노의 반어적 표현이다. 시인의 비판적 시선은 경제적 이익에만 얽매여 매연과 폐수를 함부로 방출하는 기업을 겨냥하는 한편, 그러한 현실을 무감각하게 살아가는 공단 주변 사람들의 비정한 인심도 겨냥하고 있다. 6, 7연은 그러한 현실을 전혀 과장되지 않게 그리고 있는데, '그 누구도 다시 읍으로 돌아온 사람은 없었기 때문이다'라는 구절은 기업의 횡포에 도전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으며, 이미 그 고장은 사람이 살 만한 곳이 못 된다는 복합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8연의 마지막 2행은 가혹한 노동과 저임금에 시달리는 여공들이 생기를 잃고 시들어가는 모습과 아이들마저 공장으로 나가야 하는 가난한 농촌의 현실을 반어와 역설로 제시한다. 그리고 그것은 이러한 상황이 전혀 개선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 현실에 대한 시인의 좌절과 분노가 응축된 것이라 할 수 있다.
감상-이 시는 현대 도시의 모습을 안개 낀 읍으로 묘사하고 있다. 아침 저녁으로 자욱이 낀 안개는 혼탁한 세상을 나타낸다고 볼 수 있다. 시인은 여직공이 겁탈 당하고 취객이 얼어 죽은 일을 몇 가지 사소한 사건이라고, 그것은 개인적인 불행일 뿐이라고 차갑게 단정 짓는다. 하지만 이것은 시인의 외면이 아닐 것이다. 시인은 여기서도 현대 공간의 모습을 노래하고 있다. 점차 남과 함께가 아닌, 나 중심으로 돌아가는 세상에 익숙해져 가는 비정한 현대인의 모습을 말이다. 산업화로 인해 파괴되는 자연 환경과 물신주의에 빠져 들어 현대 도시 공간을 살아가는 우리들은 타인에게 더 각박해져간다. 시인은 이러한 현대 사회를 비판하지만 시의 끝에 가서는 아이러니하게도 안개가 읍의 명물이며, 여공들은 희고 아름답고, 아이들은 무럭무럭 자라 공장으로 간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런 아이러니적 표현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더 씁쓸함을 짓게 만든다. 퇴색해져 가는 현대 사회를 부정하고 싶지만, 또 다시 거기에 길들여져 살아갈 수밖엔 없는 이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Ⅲ.나오며
지금까지 우리 현대시가 시대의 변화에 따라 어떻게 도시의 모습을 노래하였는지 알아보았다. 그리고 시대의 변화와 함께 도시시도 과감한 형태 변화와 다양화를 맞이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아직도 현장 비판과 위기의식으로 인한 종말론적 상상, 악마적인 삶이 닫힌 공간으로의 표현이 대부분이라는 한계가 있다. 이제 도시시는 어두운 닫힌 공간 속에서 밝은 삶의 공간으로 지향하는 방향 모색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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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2008.12.27
  • 저작시기200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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