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열의 선택(보수적 관점)

소개글

이문열의 선택(보수적 관점)에 대한 보고서 자료입니다.

목차

1. 저자 이문열의 문학세계

2. 작품 줄거리

3. 당 시대적 관점에서 본 존재에 대한 자각과 이데올로기

4. 극단적 페미니즘에 대한 비판적 접근

5. 한국에서의 계급투쟁적 페미니즘 운동

6. 어머니란 이름이 갖는 위대함

7. 맺음말

본문내용

먼저 손가락질 받는 것은 여성이다. 남성들의 약속 위반에 대한 항의조차 <투기(妬忌)>란 이름으로 가차없이 내쫓길 죄로 만들었다. 출가 전에 깊이는 아니지만 학문의 맛을 보고, 그런대로 성취도 누렸던 기억은 여느 새댁네들과는 달리 내가 고정 관념에 맹목적으로 순응하는 것을 방해하기도 했다. 학문은 가문이라는 것이 개체로서의 나를 우선할 만한 것인가를 이치로 따져보게 했고 포기했던 성취들은 과연 가문이 그것들 중 어느 하나와도 바꿀 만한 값어치가 잇는 것인가를 헤아려보게 했다.
어쩌다 찾아드는 손님마저 푸대접으로 내쫓는 오늘날의 안주인들을 보면 나는 그렇게 해서 만들어질 다음 세상이 진심으로 걱정스럽다. 내가 보기에 간밤 자정이 넘어 취한 남편과 함께 찾아와 술을 조르다 안주인들의 차가운 눈초리에 번쩍 술이 깨어 돌아간 남편의 옛 친구는 귀하디 귀한 손님이다. 며칠 전인가 무언가 아쉬운 일로 찾아 왔다가 안주인들의 쌀쌀맞은 대꾸에 말도 꺼내지 못하고 돌아간 새댁 피붙이는 물론 어제 하루 종일 그들을 대신해 집안의 궂은일을 해준 중년의 파출부도 모두 귀한 손님이다. 그런이들이 모두 사라진 뒤 정연한 이해득실의 인간 관계와 핵가족으로만 짜여진 세계란 얼마나 부스러지기 쉽고 외로운 것일까. 어머니는 여인이 가질 수 있는 가장 크고 아름다운 이름이라 할 수 있다. 여인의 가장 중요한 생산은 자녀이며 가장 위대한 성취는 그 양육이다 - 우리는 오랫동안 그렇게 배워왔고 아마도 그것은 앞으로도 영원히 폐할 수 없는 진리일는지도 모른다.
7. 맺음말
이문열 씨의 책을 읽으면 항상 그의 작품속에 녹아드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의 작품 가운데 거의 대부분을 읽어보았지만 그 스스로가 가장 졸작이라고 평하는 '레테의 연가' 역시 재미있게 읽었다. 사실 그의 작품을 객관적으로 두고 보면 페미니스트들로부터 공격받을 만하다. 하지만 그것은 그 작품을 하나의 예가 아닌 전체로 보는 이들의 착각이다. '선택'은 그가 제시하는 하나의 삶의 방식이고 가치이다. 그럼에도 페미니스트들은 마치 그가 모든 여자들이 그렇게 살아야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으로 잘못 이해하고 있다. 하지만 작가가 이미 밝혔듯이 선택은 극단적인 페미니스트들을 겨냥한 소설은 될 수 있을지언정 일반의 여성들이 이해 못할 그런 작품은 아니다.
내가 보기에는 진지하고 성실하게 추구되고 있는 페미니즘에 저항할 논리는 이 세상에 없다. 오랫동안 이 세상이 남성을 위주로 편성돼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반페미니즘을 비판할 수 있는 것은 다만 그것이 지나쳤을 때뿐이다. 한쪽으로 기운 배를 바로 세우는 길은 균형을 회복하는 일이지 모든 짐을 다른 쪽으로 옮기는 데 있지 않다.(223~224쪽) 급진적 페미니스트의 시각에서 보면, 제기될 수도 있는 문제점이 없지 않지만 이 작품의 주인공은 그 시대적인 배경과 함께 생존했을 당시의 행적으로 보면 그 나름대로 우리가 본받아야 할 점이 많다. ‘선택’에서 이문열이 강조한 것은 조선시대의 가부장제도를 찬양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 시대를 배경으로 해서 여성자신을 위해서보다 남을 위해서 희생적인 삶을 살다가 간 정숙하고 현명한 여인의 우아한 초상(肖像)이었다. 내 주위의 여자들을 보면 남자에게 구속되지 않기 위해 결혼을 않겠다는 여자들도 있고, 설사 하더라도 반드시 직업을 가지겠다는 이들이 있다. 물론 이런 결정들이 그녀들 스스로의 깊은 생각에서 나온 것이라면 그들 나름대로의 선택이기에 충분히 존중한다. 이문열 씨의 작품도 그저 하나의 작품으로 인정해주었으면 한다. '선택'에 등장하는 장 씨는 지금의 관점에서 보기에도 지극히 현명한 현모양처의 모습이다. 그런 여인이 있으면 이런 여인도 있어야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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