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티 기독교에 대한 기독적 입장

본문내용

다. “안티 기독교를 살펴보면서 개신교회가 저질렀던 적지 않은 것들이 안티 기독교 세력들에 의해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발견했고, 어떤 면에서는 그 도가 더하다는 사실도 경험하게 된다”고 말했다. 안티 기독교들이 그들이 싫어하는 교회의 배타성과 공격성, 비합리성까지 점차 닮아간다는 말이다.
조 교수는 “안티 기독교들이 그들만의 커뮤니티를 통한 허황된 공동체를 형성해 황당한 논리를 생산해 내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유언비어를 통해 사람들의 인식을 밑바닥에서부터 흔들어 놓기도 한다고 비판했다.
또한 “안티 기독교의 지적은 한국 교회가 받아들이고 반성해야 할 것들이지만 한국 교회와 사회가 더 성숙해 지고 건전한 토론의 문화가 자리잡기 위해서는 안티 기독교 또한 더 순화된 모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반기독교시민운동연합 이찬경 회장은 “기독교를 반대하는 것이 마치 기독교인을 미워하는 것처럼 호도하는 분들의 편견과 왜곡이, 우리의 본뜻을 변질시키는 일이 없도록 미리 당부 말씀을 드린다”면서 말을 시작, “기독교의 폐해가 워낙 심각하니까, 또 그 기독교로 인해 알게 모르게 피해를 입는 수많은 이웃과 형제와 가족들을 빼내려는 운동이 반 기독교운동이며, 기독교의 수렁에 빠질 미래의 어떤 선량한 사람들에게 주는 경고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 토론회에 참석한 패널들. 왼쪽부터 지성수 목사, 정강길 실장, 사회자 이억주 목사, 이찬경 회장, 조성돈 교수.
그러나 기독교에 대한 극명한 거부감은 발제 내용 곳곳에 그대로 드러났다. “고대 중·근동 지역 히브리인들의 의식의 소산물일 뿐이며 또 어느 민족에게나 존재하는 하나의 신화를 마치 실재했던 역사적 사실인 것처럼 내세우는 것이 기독교의 구약이다”, “그런 구약의 족보를 따라 예수의 존재를 믿고 영생과 구원을 그리고 신의 보복에 대한 공포를 조장하는 것이 기독교다”, “기독교에서 내세우는 역사적 사실이라는 것이 모두 허구다. 신화가 신화의 자리에 있지 않고 역사적인 사실로 인정받으려는 것은 억지다”는 등의 주장을 펼쳤다.
목회자들에 대해서도 “신의 정의를 부르짖고 공의의 하나님을 이야기하면서 신의 심판을 설교하는 종교 엘리트들의 부패가 그들보다 더 교육의 기회가 없었던 신도들보다 더 치졸하고 야비하다”고 비판, 스스로를 정화하지 못하면서 타인에게 깨끗해지라고 강요하는 것은 기독교의 모순이며 서글픈 이야기라고 말했다.
정강길 실장(세계와기독교변혁연대)은 기존의 기독교 전반을 해체하고 다시 세울 수 있다고 보는 대안 기독교적인 입장에서 접근했다. 안티 기독교의 주장들을 알아두고서 그에 대한 정직한 답변도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 정 실장의 주장.
“기존의 기독교가 ‘무조건 믿어라’의 폭력성을 가지고 있었다면, 안티 기독교는 ‘기독교는 무조건 망해라’는 신념이 무차별적으로 전제되고 신봉된다는 점에서 적어도 그 폭력성만큼은 그대로 이어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기독교 박멸주의’라는 절대 교리로 인해 둘은 결국 평행선이요 폭력적 대결이 되기 십상이라고 주장했다.
정 실장은 기존의 기독교가 새로운 대안 기독교로 전환돼야 하며, 관념적 이원론이 현실적 관계론으로, 무조건 믿어라의 기독교가 깨달음의 기독교로, 이웃 종교에 배타적인 기독교가 이웃 종교와 함께 가는 기독교로 전환되고 이웃과 함께 성찰하며 수평적인 구조의 교회로 새롭게 탈바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성수 목사(호주 시드니사랑방교회)는 안티 기독교를 교회에 대한 돌들의 외침이라고 표현, 이들의 주장을 무조건 묵살하고 귀를 닫아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안티 기독교의 비판은 성급한 일반화이며, 정신 건강상 해로운 표현이 많으며 안티 기독교들이 교회의 진정한 변화를 원한다면 이들의 주장 또한 정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욕설과 저주로 하는 시민운동이 어디 있나. 그리고 기독교 박멸은 네로 황제도 못했던 일”이라고 말하고, “종교는 외부적 충격이 가해지면 더 강해진다”면서 한국 교회를 채찍질하는 대승적 견지에서의 안티 기독교운동이 될 것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이찬경 회장은 “박멸이라는 용어가 과격한가”라며 되묻고 “기독교의 미신타파는 나쁜 무당과 좋은 무당을 가려서 타파하지 않았다”며 반박했다.
“불교와 가톨릭에도 문제는 있다, 굳이 왜 기독교인가”라는 조성돈 교수의 질문에 대해 이찬경 회장은 “이들 종교에도 문제는 있지만 전체적인 입장에서 이들은 우리 민족 고유의 문화를 배격하지 않는다”며 유독 기독교가 배타적이며 독선적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