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친의 등장과 신생 러시아의 대외정책

소개글

옐친의 등장과 신생 러시아의 대외정책에 대한 보고서 자료입니다.

목차

1. 옐친의 등장 과정

2. 옐친 외교의 성격

3. 옐친의 대외정책 전개과정

4. 옐친의 대외정책 실패 요인과 유산

본문내용

커다란 손실을 가하지 않을 수 없었다. 유라시아 국가로서 러시아의 지정학적 특성을 무시한 일방적인 서구편향은 러시아에 중요한 다른 많은 국가들과의 관계소원이라는 역기능도 초래했다. 그 결과 러시아는 국익침식과 국제적 위신 손상이라는 가혹한 대가를 치러야만 했는데, 그것은 특히 아시아 방면에서 현저했다.
연방 초기 러시아 고유의 이익을 망각한 친서방노선, 이를테면 미국과 서방진영이 견지한 아시아사회주의 국가들에 대한 비우호적인 대결정책의 맹목적인 추종은 베트남, 중국, 북한 등 과거 우호국들을 러시아의 영향권 내지는 연대권에서 이탈시켰고, 이는 결국 아시아에서 러시아 스스로 전통적 기득권 상실과 지정학적 입지 약화를 초래한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북한과의 관계정상화 과정이 보여 주듯 러시아는 한때의 외교적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적지 않은 정치적 비용을 지불해야만 했다.
신생 러시아의 국가 정체성 그리고 개혁의 방향과 방법을 둘러싼 보혁간 첨예한 권력투쟁 또한 대외정책 목표와 활동반경을 제한하는 커다란 장애물로 작용했다. 즉, 보혁간 정치투쟁 과정에서 대외정책이 빈번히 국내정쟁의 인질이 되어 외교적 방향감각 상실을 장기화시켰다. NATO와의 협력수준 문제, 일본에 대한 쿠릴열도 반환문제, 냉전 종식이후 대중국 및 대한반도정책 문제 등을 둘러싼 권력구조 내부에서의 정책상의 이견은 서로 상이한 이해관계를 가진 다양한 정파들간의 권력투쟁의 명분으로 교묘히 이용되었고, 이로 인해 대외정책은 국가이익에 기반한 합리적인 외교논리에 의해서라기 보다는 국내정치적 고려에 의해 집행되는 결과를 가져다 주었다
이 밖에 공산주의에서 자본주의로 전환하는 과정, 즉 체제전환 과정에서 파생된 범죄의 창궐과 부정부패의 만연, 국부의 소수집중으로 인한 경제구조 왜곡, 부익부 빈익빈 현상의 심화에 따른 사회적 분열, 통치제도 미비에 따른 국가권력의 분산, 두 차례에 걸친 체첸 전쟁으로 인한 민족분열 등도 국가적 에너지의 외부 투사를 저해하는 중요한 요인이었다.
한편 국제사회에서 러시아의 독자적 활동공간의 위축은 외부적 요인에도 기인한다. 그것은 탈냉전시대 범세계적 유일 패권체제의 확립을 겨냥한 미국의 치밀하고도 정교한 대러시아 견제전략이다. 소련의 퇴장 이후 러시아가 문명화된 서구 세계로의 편입을 원하면서 시장경제와 민주주의 정체 등 서방의 가치체계를 국가 지배이데올로기로 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여전히 과거처럼 초강대국으로의 러시아의 부활을 원천봉쇄하기 위해 러시아의 이해관계 영역을 제한하려 했다.
실제로 현실정치에서 미국의 대러시아 정책은 과거의 제로섬(zero-sum)적 사유방식을 그대로 적용했고, 냉전적 관성을 포기하지 않았다. 따라서 탈냉전 시대 미러 관계를 규정한 ‘전략적 동반자 관계(strategic partnership)'는 단지 외교적 수사에 불과했다. 당시 러시아를 배제한 한반도 4자 회담, 러시아의 지정학적 이해관계를 일방적으로 무시한 NATO의 동진 팽창과 세르비아 공습 등이 이를 입증하는 구체적인 사례들이었다.
이상과 같은 부정적인 대내외적 요인들이 동시에 중첩되어 나타나 연쇄반응을 함으로써 국제무대에서 러시아의 위상은 급속히 하향곡선을 그렸다. 전체적인 맥락에서 옐친 시대 러시아의 세계적 활동영역의 축소와 그 권위 실추 현상은 대외적 요인보다는 국내적 요인에 기인한 바 컸다. 그런 측면에서 현재 러시아가 바라는 위대한 강대국 재건은 무엇보다도 대내적 문제, 즉 국내 무질서의 극복과 분열된 사회통합, 만성적인 경제위기로부터의 탈출 그리고 허약한 안보역량의 강화가 선결조건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모두는 옐친이 푸틴에게 대권의 이양과 함께 물려준 유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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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친,   러시아,   러시아 외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