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태석 '환절기'의 기호학적 접근 - 극의 공간구조를 중심으로

소개글

오태석 '환절기'의 기호학적 접근 - 극의 공간구조를 중심으로에 대한 보고서 자료입니다.

목차

Ⅰ. 서론
Ⅱ. 무대공간의 형태와 구조
　1. 공간의 형태
　2. 공간의 구조
Ⅲ. 공간의 시학
Ⅳ. 결론

본문내용

능을 통하여 어떤 사회-문화적 현실성을 표출하고 있을까?
1950년 이후의 후기 산업사회, 후기 모더니즘의 미학과 관련되는 부조리극은 그 공간 구성에 있어서 전통극과는 상이한 양상을 띤다. 우선 파괴된 내적 공간이라는 형태가 등장하고 무대는 완벽한 ‘밀폐 공간’이 된다. 또 이 공간은 총체적 삶의 현장이 아니라 가정 혹은 직장의 한 파편에 불과하고 잡다한 일상적 오브제들이 축적되어 있는 공간이다. 가정직장 등 친숙하고 안락해야 할 장소가 부조리극에서는 무인도화 신현숙, 위의 책, 150~151쪽.
되어 있는데 환절기에서도 이러한 부조리극의 공간적 특징을 찾아볼 수 있다.
환절기는 전반적으로 사실주의에 기조를 둔 작품이지만 굿과 제의를 토대로 한 ‘도깨비 놀이’ 장면 등을 비롯해 곳곳에 부조리극의 요소가 상당 부분 내포되어 있다. 비정상적으로 뒤틀린 부부 관계를 그린 이 작품에 나오는 5년 전의 ‘과거’ 망상을 표현하는 장면이라든가, 나영의 주문, 신들린 동작과 율동의 표현 등은 고도의 상징성을 내포한 것이다.
환절기의 극적 현실은 이미 고유한 가정의 의미를 잃어버린 공간이다. 이러한 공간을 대표하는 ‘응접실’과 ‘테라스’를 벗어나지 못하는 부부는 초현실적인 현상들을 경험하며 불안과 불신 속에서 소외를 경험한다. 그러므로 환절기의 무대 공간은 도시화산업화 과정에서 개인이 소외되는 시대상의 도상인 것이다.
Ⅳ. 결론
환절기의 공간의 형태와 구조를 살펴보고 그 의미를 분석해 보았다. 희곡은 그 텍스트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상연을 거쳐야 하나의 완성된 구조를 갖게 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작품 속의 의미 공간을 표현하기 위해 무대 공간의 배치를 활용하기도 한다. 이야기의 다양한 허구적 사건들이 구체적으로 보여 지는 무대안의 공간과 등장인물 또는 지문에 의해 말해지는 공간의 배치는 다양한 효과를 낳을 수 있다.
환절기에서는 나영과 대빈 부부의 집을 무대공간으로 하여 인물들의 담화를 통해 드러나는 무대 밖의 공간과의 갈등이 전개된다. 이러한 갈등은 무대 공간의 다양한 지표들에 의해 드러나고 그러한 지표들의 통사구조는 인물들의 내적 갈등 및 심리를 효과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곧 이 무대 공간은 개인이 소외된 당대 시대상의 도상인 셈이다.
이로써 연극에서 공간은 정태적인 장소가 아니라 그 재현 작용을 통해 다양한 의미를 산출하는 기호 체계로서 공연의 중요한 텍스트가 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비록 연극 공간은 근본적으로 도상적이라 할지라도, 연극에서 재생산되는 것은 지시공간의 복사가 아니라 인간이 세계에 대해서 품고 있는 생각, 인간이 사회 안에서 공간과 맺고 있는 관계와 그 관계가 토대가 되는 갈등으로부터 만들어지는 이미지 신현숙, 연극 공간에 대한 기호학적 분석, 문화와 기호 한국기호학회 엮음, 문학과 지성사, 1995, 356쪽.
인 것이다.
기호학이라는 학문 분야는 20세기 중반 이후 언어학에서 인문학으로, 그리고 그 밖의 많은 분야로 그 적용 영역을 넓혀 왔다. 80년대에 활발하게 진척되던 연극의 기호학에 대한 연구가 최근 답보상태인 듯한 인상을 받는다. 후기 구조주의적 문화관에 팽배해 가면서 기호학이 뿌리를 박고 있는 구조주의적 인식론 자체가 위협을 받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위베르스펠트가 극 공간 분석을 위해 제안했던 방법론적 절차는 후학들에 의하여 그다지 활발하게 적용되고 있지 않은 실정이다. 지난한 어휘 수집과 그 목록 작성 등의 절차가 번거롭고, 그 결과 얻어지는 귀결이 지나치게 단정하여, 20세기 후반 연극 자체의 존재 원리까지를 물음에 붙이면서 광폭하게 변모해 온 연극의 흐름과 동떨어져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이화원, 연극 공간의 기호학적 분석을 위한 비교 연구, 디자인 연구 제7호, 상명대학교 디자인 연구소, 1999. 2, 7쪽.
그렇지만 이상의 환절기의 극 공간의 기호학적 분석을 통해 이 작품에서 오태석이 시대 의식을 하나의 공간 체계로 형상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오태석의 작품에 대한 연구가 아직까지는 평론 수준에 그치고 있고 그나마 연구가 이루어진 것 가운데도 초기 작품에 관한 연구가 부진함을 앞서 밝힌 바 있다. 그런 점에서 본고는 초기 작품 분석을 위한 하나의 새로운 시도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단지 이 작품이 1968년 국립극장에서 초연 되었고 당시의 기록을 충분히 수집하지 못해 실제 무대 공간의 실제 공연 상황에 대한 분석에는 이르지 못하고 텍스트 분석에 그친 한계가 있다. 사진 및 기록 재구를 통해 실제 공연 시 연극 공간에 대한 관객의 수용 면에서의 연구가 보완되어 공연기호학적 소통과정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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