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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조승우에게 맨 마지막 웃는 모습에서 초원이 아닌 조승우의 웃는 모습을 주문했다. 그의 계산대로 초원의 비자발적인 웃는 표정에서 점차 얼굴이 펴지며 배우 조승우가 싱그럽게 웃는 그 순간 관객석에서는 짧은 탄성들이 흘러나왔다. 그러나 감독이 끌어낸 이 탄성은 감독과 관객이 그토록 바라마지 않는 바램이며 환타지일 뿐 결코 현실일 수 없다. 순간의 놀라운 탄성 뒤에는 마술에서 깨어나듯 바뀌지 않은 현실을 확인하는 일 뿐이다. 섣부른 낙관과 거짓된 희망은 더욱 큰 상처를 남긴다. 그러나 감독은 아슬아슬하게 그 경계를 넘어섰다. 여전한 현실 속에서(빈 자장면 그릇 4개) 초원의 가족이 해체의 파고를 넘어선 것으로 화해와 소통의 가능성을 들뜨지 않고 차분하게 보여준 것 또한 <말아톤>의 미덕으로 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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