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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음악영화답게 영화 ‘파리넬리’는 시각적인 효과 보다는 청각적인 효과를 더욱 많이 이용하여 관객과 호홉하고 상호작용한다. 뿐만 아니라 형제의 서로에 대한 애증, 그리고 파리넬리를 향한 알렉산드리아라는 한 여인의 슬픈 사랑들이 서로 맞물리며 이 영화에 대한 슬픔을 배로 증가시킨다.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진 한 인간의 성공과 고뇌의 과정, 뛰어난 재능을 가진 한 성악가의 예술에 대한 욕구, 아름다운 목소리를 보존하기 위해 동생을 거세시키고 그것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못하는 한 인간의 욕망 모두가 이 영화속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게다가 영화의 소재 자체가 관객들의 관심을 충분히 얻을 수 있는 것이고, 영화의 스토리 또한 \'개연성\'과 \'허구성\'을 충분히 지니고 있다. \'꺼지지 않는 예술정신\'을 표방한 파리넬리에는 주제 면에서 여느 영화들을 압도할 수 있는 강한 힘이 내재되어 있다. 나는 비록 무신론자지만 ‘파리넬리’에 대해 하나둘씩 알아가면서 신이 내린 인간의 삶이란 신이 주신 무언가의 위에 존재하는 것이란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재능의 존속과 발휘를 위해 거세당할 수밖에 없는 한 카스트라토의 비애를 그려낸 ‘파리넬리’는 어쩌면 이러한 이야기를 우리에게 전해주고자 했던 것이 아니었을까? 자유를 느끼는 것은 너무나도 행복하고 값진 일이다. 그렇기에 자유를 찾는 시간은 헛되거나 소모적이지 않다. 돈과 명예보다 음악을 훨씬 사랑하며 그 안에서 행복을 찾는 헨델, 동생이 있어야만 자신이 존재하고 그 안에서 자유를 찾는 리카르도, 외모와 관습, 그리고 제도의 얽매임에 상관없이 사랑에 열정적인 알렉산드라, 진정한 음악을 하고 싶지만 형과 대중의 인기만을 고려한 기교와 천재적 목소리만을 지나치게 부각하는, 의미 없는 껍데기로 싸여진 형의 음악과 진정한 음악 사이에서 번민하는 파리넬리. 어쩌면 영화 ‘파리넬리’는 진정한 자유를 갈망하는 이들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비록 현실 안에 살고 있는 이들의 삶은 어느 정도 장애를 맞고 있지만, 결국 이들은 각자 자신만의 자유를 발견하고 나름대로 그 안에서 세상에 존재하는 존재의 기쁨과 목적에 맞게 창조된 자유를 쟁취하기 때문이다. 꿈을 꾸며 산다는 것은 너무나도 아름다운 일이고 이는 인간만이 경험할 수 있는 소중한 특권이다. 일생에서 인간으로서 세상에 태어난 가치를 깨달을 수 있다면 그 삶은 매우 축북된 삶일 것이다.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러한 삶, 즉 스스로에게 주어진 자유를 온몸으로 느낌과 동시에 타인에게 감동을 주는 삶을 영위하길 원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나에게, 그리고 모두에게 가끔씩 스스로 살아있음이 느껴지지 않을 때, 자신이 마치 살아있는 표본처럼 느껴질 때, 인간으로서 지닐 수 있는 소중한 감정들이 느껴지지 않을 때 ‘파리넬리’를 추천하고 싶다. 내가 살아있는 인간임을, 그리고 얼마든지 열정적으로 치열하게 살아갈 수 있는 존재임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인간이란 존재는 너무나도 비참하고 나약하지만 그래도 참으로 고귀하고 아름다운 존재임을 인식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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