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50여 척의 배만 살려서 보낸다. 이것으로써 임진왜란이 종결되었지만 이 전투에서 이 나라의 큰 별은 지고 만다.
[갑자기 왼쪽 가슴이 무거웠다. 나는 장대 바닥에 쓰러졌다. 군관 송희림이 방패로 내 앞을 가렸다. 송희립은 나를 선실 안으로 옮겼다. 고통은 오래전부터 내 몸속에서 살아왔던 것처럼 전신에 퍼져나갔다. 나는 졸음처럼 서서히, 그러나 확실히 다가오는 죽음을 느꼈다.
- 지금 싸움이 한창이다. 너는 내 적었다는 말을 내지 말라.
내 갑옷을 벗기면서 송희립은 울었다.
- 나으리, 총알이 깊지 않사옵니다.
나는 안다. 총알은 깊다. 총알은 임진년의 총알보다 훨씬 더 깊이, 제자리를 찾아서 박혀있었다. 오랜만에 갑옷을 벗은 몸에 서늘한 한기가 느껴졌다. 서늘함은 눈물겨웠다. 팔다리가 내 마음에서 멀어졌다. 서늘함은 눈물겨웠다. 팔다리가 내 마음에서 멀어졌다. 몸은 희미했고 몸은 멀었고, 몸은 통제되지 않았다.]
이순신 장군은 어쩌면 죽기를 원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노량해전에서 이기고 살아서 전쟁이 끝난다 해도 어차피 선조에 의해 죽임을 당하리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이래도 죽고 저래도 죽을 것이라면 차라리 바다에서 적과 싸우다 죽는 게 나을 것이라는 암시가 책 곳곳에 있다. 그가 살다간 조선은 그를 품기에는 너무 부족함이 많은 나라였다. 왕이 부족했고 백성이 부족했고 그의 수족들이 부족했다. 그 부족함 속에서 그는 살아내야 했으며 굶주린 백성들을 수습해야 했으며 전쟁을 이겨내야만 했던 것이다. 어쩌면 그는 멸망할 수밖에 없었던 조선을 살리기 위해 하늘에서 내려온 구세주였을지도 모르겠다.
[갑자기 왼쪽 가슴이 무거웠다. 나는 장대 바닥에 쓰러졌다. 군관 송희림이 방패로 내 앞을 가렸다. 송희립은 나를 선실 안으로 옮겼다. 고통은 오래전부터 내 몸속에서 살아왔던 것처럼 전신에 퍼져나갔다. 나는 졸음처럼 서서히, 그러나 확실히 다가오는 죽음을 느꼈다.
- 지금 싸움이 한창이다. 너는 내 적었다는 말을 내지 말라.
내 갑옷을 벗기면서 송희립은 울었다.
- 나으리, 총알이 깊지 않사옵니다.
나는 안다. 총알은 깊다. 총알은 임진년의 총알보다 훨씬 더 깊이, 제자리를 찾아서 박혀있었다. 오랜만에 갑옷을 벗은 몸에 서늘한 한기가 느껴졌다. 서늘함은 눈물겨웠다. 팔다리가 내 마음에서 멀어졌다. 서늘함은 눈물겨웠다. 팔다리가 내 마음에서 멀어졌다. 몸은 희미했고 몸은 멀었고, 몸은 통제되지 않았다.]
이순신 장군은 어쩌면 죽기를 원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노량해전에서 이기고 살아서 전쟁이 끝난다 해도 어차피 선조에 의해 죽임을 당하리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이래도 죽고 저래도 죽을 것이라면 차라리 바다에서 적과 싸우다 죽는 게 나을 것이라는 암시가 책 곳곳에 있다. 그가 살다간 조선은 그를 품기에는 너무 부족함이 많은 나라였다. 왕이 부족했고 백성이 부족했고 그의 수족들이 부족했다. 그 부족함 속에서 그는 살아내야 했으며 굶주린 백성들을 수습해야 했으며 전쟁을 이겨내야만 했던 것이다. 어쩌면 그는 멸망할 수밖에 없었던 조선을 살리기 위해 하늘에서 내려온 구세주였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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