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목차
Ⅰ. <택시 안에서>를 택한 이유
Ⅱ. 연극을 더욱 재미있게
1. 몰입을 도와주는 멀티
2. 뒤죽박죽 시간배치
3. 다소 억지스러웠던 엄마장면
4. 두 개의 반전
Ⅲ. 연극에 더욱 몰입하게
1. 조명 맛집 연극
2. 배우와 합이 좋은 음향 오퍼레이터
3. 고민 많이 한 흔적이 보이는 연출
Ⅳ. 연극이 더욱 오래 남게
1. 모든 연인들이 한번쯤 겪는 일
2. 누군가에겐 절실했을 나의 하루
Ⅴ. 마치며
Ⅰ. <택시 안에서>를 택한 이유
Ⅱ. 연극을 더욱 재미있게
1. 몰입을 도와주는 멀티
2. 뒤죽박죽 시간배치
3. 다소 억지스러웠던 엄마장면
4. 두 개의 반전
Ⅲ. 연극에 더욱 몰입하게
1. 조명 맛집 연극
2. 배우와 합이 좋은 음향 오퍼레이터
3. 고민 많이 한 흔적이 보이는 연출
Ⅳ. 연극이 더욱 오래 남게
1. 모든 연인들이 한번쯤 겪는 일
2. 누군가에겐 절실했을 나의 하루
Ⅴ. 마치며
본문내용
리 지르지도 않았고, 커다란 움직임도 없었다. 그냥 읊조리듯 헤어지자고 말하는 순간에 음악이 끊어지니 관객들은 소희의 말에 집중하게 되고 이후 커지는 음악소리를 들으며 이별의 감정에 압도되는 효과를 일으켰다.
3. 고민 많이 한 흔적이 보이는 연출
무대 세트와 음향, 조명, 그리고 배우의 연기가 무대 위에서 어떻게 구현되고 보이는지 제일 주관적이면서도 객관적으로 보는 사람이 바로 연출이다. 연출 없이 배우나 스텝만으로 극이 만들어질 수는 없다. 연출은 대본에서 말하고자 하는 주제가 더욱 잘 드러나도록 ‘연출’ 하는 사람인데 대부분 이런 연출력은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 연출의 의도와 관객이 느끼는 바가 맞아떨어졌을 때 그 연출은 빛이 나는 법이라 일반 관객을 써 연출의 의도를 알아차리기는 쉽지 않다.
그렇기에 내가 보는 연출은 의도보단 기법에 가까운 것이다. 이 연극의 연출은 구도를 잘 활용하는 연출가라는 느낌이 들었다. 하영이 소희 부모님과 뵙는 자리를 파투 내고, 서로의 말에 오해가 쌓인 상황에서 하영과 소희가 각각 호세, 미자와 전화를 하는데 이 전화가 하영-소희의 전화처럼 보이게 연출했다. 나란히 앞을 보고 있지만 한 명은 서 있고, 한 명은 앉아있는 구도를 사용함으로써 밋밋해 보이지 않게 만들었다. 이 전화의 마지막에 하영과 소희는 “내가 먼저 떠나길 바라는 걸까?”, “내가 잡을 자격이 있을까?”라는 대사를 치며 서로 마주 보는데, 극 중 내용으로썬 각자가 친구와 전화하는 내용이지만 사실은 서로에게 하고 싶었던 말임을 표현하는 장면이었다. 이 장면에 인물들을 무대 앞 쪽 관객을 정면으로 바라보는 가장 가까운 자리에 배치했고, 이런 방식은 인물의 표정이 적나라하게 잘 보이는 것뿐만 아니라 인물의 감정에 더욱 가깝고 깊게 공감하도록 만드는 연출적 효과가 있었다.
구도를 활용한 예는 소희가 집에서 전화받을 때도 종종 나오는데, 서로 다른 두 공간인 만큼 나란히 배치했을 때 어색하고 억지 같아 보일 수도 있지만, 소희를 앞으로, 회사에서 전화받는 하영이나 소희 친구 미자를 뒤쪽으로 배치함으로써 관객이 자연스럽게 다른 공간으로 인식하게끔 만들었다. 이런 구조적 배치가 무대를 잘 활용한다는 느낌도 들게 했다.
관객들은 배우를 보고 있지만 배우의 시선을 따라가기도 한다는 특징을 잘 활용하여 관객들의 시선이 꽂혔으면 하는 위치에 배우의 시선을 보내서 연출이 원하는 대로 관객들이 쳐다보도록 만들기도 했다.
암 전이될 때마다 무대 오른쪽에 있는 시계탑의 시간이 조금씩 돌아가있곤 했는데, 이런 것도 연출의 디테일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 공연시간에 맞추어 움직이는 시계는 아니고, 배우가 손가락으로 돌리는 시계인데 신경 쓰지 않으면 연극 끝날 때까지 몰랐을 정도로 한쪽 구석에 티 나지 않게 서 있는 시계탑이다. 그렇지만 암전 될 때마다 이 시계까지 돌릴 정도의 디테일을 신경 썼다면 분명히 다른 디테일도 있었을 것 같은데 내가 더 찾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웠다.
Ⅳ. 연극이 더욱 오래 남게
1. 모든 연인들이 한번쯤 겪는 일
쌀로 밥 짓는 얘기는 재미없지만 모르는 사람의 모르는 얘기도 재미가 없다. 자고로 재미있는 스토리는 아는 사람의 모르는 얘기에서 시작된다. 우리는 하영과 소희를 모르지만 이들이 겪는 일에 공감을 하기에 우리의 모습에 동일시시키며 연극을 보게 된다.
연인이 사랑에 빠지는 순간, 어떤 모습도 다 사랑스러운 모습, 예전엔 괜찮던 일이 더 이상 괜찮지 않음으로써 관계에 금이 간 걸 느끼고 우선순위가 바뀌며 자주 싸우게 되고 결국 그 간극을 버티지 못하면 헤어지는 것까지. 말해야 아는 남자와 말하지 않고 알아주길 바라는 여자의 싸움은 모든 연인들이라면 한 번쯤 겪는 일이 아닐까 싶다.
연애 초반엔 수시로 연락하며 행복하던 이들이 바쁘다는 이유로 연락이 뜸해지고, 상대가 싫어하는 행동이라는 이유로 거짓말을 하고 숨기고 들켜서 싸움의 반복. 당장 나도 겪은 일이라 함께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을 하며 봤다. 누군가가 잘못한 것이 아니라 약간의 생각 차이인 것을 당시는 이해하지 못해서 싸웠기에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다. 친구에게 털어놓는 그 마음을 서로에게 털어놓으면 싸움의 끝이 이별이 아니었을 텐데 하는 탄식을 하며 말이다.
2. 누군가에겐 절실했을 나의 하루
철저하게 일상적이고 평범했던 나날들에 공감을 하면서 본 터라 갑작스러운 하영의 죽음이 더욱 안타까웠다. 하영이 다시 삶을 살아가고자 무릎 꿇은 이유는 거창하고 원대한 꿈을 이루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엄마에게 사랑한다고 한마디만 할 수 있기를, 소희가 떠나는 마지막 얼굴을 한 번이라도 볼 수 있기를 원하는 것이었다. 지극히 사소한 것이었다. 하필 공항까지 와서, 엄마가 전화를 안 받아서 아쉬운 것이 아니다. 언제든 할 수 있던 사소한 일을 하지 못했기에 더욱 아쉬운 것이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좋은 일을 통해 교훈을 얻기도 하지만 다른 사람의 불행을 통해 교훈을 얻기도 한다. 안타까운 사고를 당한 하영을 통해 나에게 주어진 삶을 되돌아보게 되었다. 정말 누군가에게는 죽음이 현실이고, 그런 사람들에겐 정말 절실하게 단 하루가 더 필요했을 수도 있으니까. 나에게 주어진 하루를 알차게 잘 써야겠다가 아니라 가치 있고 소중한 일을 하며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만들었다.
Ⅴ. 마치며
택시.
불특정 다수가 공유하는 프라이빗 한 공간.
다시는 보지 않을 제3자이자 비밀도 말할 수 있는 가까운 존재인 택시 기사.
그리고 누구인지 모르면서 누구인지 가장 잘 아는 돌아가신 아빠.
택시가 만들어내는 역설이 많은 사람을 울렸다.
뻔할 수도 있는 주제를 반전을 이용해 뻔하지 않게 만들었고, 택시라는 흔하고도 평범한 소재를 사용해서 더욱 삶 가까이 다가왔다. 캐릭터의 감정에 공감하고 동화되는 것을 넘어서서 내 삶까지 되돌아보고 변화하게 만드는 역할을 해냈다. 가벼운 마음으로 본 연극에 생각지도 못한 묵직한 울림을 받았다. 감동적인 영화도 보지만 실제 배우의 울부짖음과 눈물을 내 눈앞에서 바로 생생하게 목격하는 연극이 가슴속에 훨씬 오래 남아있다. 이것이 시청과 경험의 차이겠지. 아마 이것을 계기로 나는 다시 연극을 종종 보러 다닐 것 같다.
3. 고민 많이 한 흔적이 보이는 연출
무대 세트와 음향, 조명, 그리고 배우의 연기가 무대 위에서 어떻게 구현되고 보이는지 제일 주관적이면서도 객관적으로 보는 사람이 바로 연출이다. 연출 없이 배우나 스텝만으로 극이 만들어질 수는 없다. 연출은 대본에서 말하고자 하는 주제가 더욱 잘 드러나도록 ‘연출’ 하는 사람인데 대부분 이런 연출력은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 연출의 의도와 관객이 느끼는 바가 맞아떨어졌을 때 그 연출은 빛이 나는 법이라 일반 관객을 써 연출의 의도를 알아차리기는 쉽지 않다.
그렇기에 내가 보는 연출은 의도보단 기법에 가까운 것이다. 이 연극의 연출은 구도를 잘 활용하는 연출가라는 느낌이 들었다. 하영이 소희 부모님과 뵙는 자리를 파투 내고, 서로의 말에 오해가 쌓인 상황에서 하영과 소희가 각각 호세, 미자와 전화를 하는데 이 전화가 하영-소희의 전화처럼 보이게 연출했다. 나란히 앞을 보고 있지만 한 명은 서 있고, 한 명은 앉아있는 구도를 사용함으로써 밋밋해 보이지 않게 만들었다. 이 전화의 마지막에 하영과 소희는 “내가 먼저 떠나길 바라는 걸까?”, “내가 잡을 자격이 있을까?”라는 대사를 치며 서로 마주 보는데, 극 중 내용으로썬 각자가 친구와 전화하는 내용이지만 사실은 서로에게 하고 싶었던 말임을 표현하는 장면이었다. 이 장면에 인물들을 무대 앞 쪽 관객을 정면으로 바라보는 가장 가까운 자리에 배치했고, 이런 방식은 인물의 표정이 적나라하게 잘 보이는 것뿐만 아니라 인물의 감정에 더욱 가깝고 깊게 공감하도록 만드는 연출적 효과가 있었다.
구도를 활용한 예는 소희가 집에서 전화받을 때도 종종 나오는데, 서로 다른 두 공간인 만큼 나란히 배치했을 때 어색하고 억지 같아 보일 수도 있지만, 소희를 앞으로, 회사에서 전화받는 하영이나 소희 친구 미자를 뒤쪽으로 배치함으로써 관객이 자연스럽게 다른 공간으로 인식하게끔 만들었다. 이런 구조적 배치가 무대를 잘 활용한다는 느낌도 들게 했다.
관객들은 배우를 보고 있지만 배우의 시선을 따라가기도 한다는 특징을 잘 활용하여 관객들의 시선이 꽂혔으면 하는 위치에 배우의 시선을 보내서 연출이 원하는 대로 관객들이 쳐다보도록 만들기도 했다.
암 전이될 때마다 무대 오른쪽에 있는 시계탑의 시간이 조금씩 돌아가있곤 했는데, 이런 것도 연출의 디테일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 공연시간에 맞추어 움직이는 시계는 아니고, 배우가 손가락으로 돌리는 시계인데 신경 쓰지 않으면 연극 끝날 때까지 몰랐을 정도로 한쪽 구석에 티 나지 않게 서 있는 시계탑이다. 그렇지만 암전 될 때마다 이 시계까지 돌릴 정도의 디테일을 신경 썼다면 분명히 다른 디테일도 있었을 것 같은데 내가 더 찾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웠다.
Ⅳ. 연극이 더욱 오래 남게
1. 모든 연인들이 한번쯤 겪는 일
쌀로 밥 짓는 얘기는 재미없지만 모르는 사람의 모르는 얘기도 재미가 없다. 자고로 재미있는 스토리는 아는 사람의 모르는 얘기에서 시작된다. 우리는 하영과 소희를 모르지만 이들이 겪는 일에 공감을 하기에 우리의 모습에 동일시시키며 연극을 보게 된다.
연인이 사랑에 빠지는 순간, 어떤 모습도 다 사랑스러운 모습, 예전엔 괜찮던 일이 더 이상 괜찮지 않음으로써 관계에 금이 간 걸 느끼고 우선순위가 바뀌며 자주 싸우게 되고 결국 그 간극을 버티지 못하면 헤어지는 것까지. 말해야 아는 남자와 말하지 않고 알아주길 바라는 여자의 싸움은 모든 연인들이라면 한 번쯤 겪는 일이 아닐까 싶다.
연애 초반엔 수시로 연락하며 행복하던 이들이 바쁘다는 이유로 연락이 뜸해지고, 상대가 싫어하는 행동이라는 이유로 거짓말을 하고 숨기고 들켜서 싸움의 반복. 당장 나도 겪은 일이라 함께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을 하며 봤다. 누군가가 잘못한 것이 아니라 약간의 생각 차이인 것을 당시는 이해하지 못해서 싸웠기에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다. 친구에게 털어놓는 그 마음을 서로에게 털어놓으면 싸움의 끝이 이별이 아니었을 텐데 하는 탄식을 하며 말이다.
2. 누군가에겐 절실했을 나의 하루
철저하게 일상적이고 평범했던 나날들에 공감을 하면서 본 터라 갑작스러운 하영의 죽음이 더욱 안타까웠다. 하영이 다시 삶을 살아가고자 무릎 꿇은 이유는 거창하고 원대한 꿈을 이루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엄마에게 사랑한다고 한마디만 할 수 있기를, 소희가 떠나는 마지막 얼굴을 한 번이라도 볼 수 있기를 원하는 것이었다. 지극히 사소한 것이었다. 하필 공항까지 와서, 엄마가 전화를 안 받아서 아쉬운 것이 아니다. 언제든 할 수 있던 사소한 일을 하지 못했기에 더욱 아쉬운 것이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좋은 일을 통해 교훈을 얻기도 하지만 다른 사람의 불행을 통해 교훈을 얻기도 한다. 안타까운 사고를 당한 하영을 통해 나에게 주어진 삶을 되돌아보게 되었다. 정말 누군가에게는 죽음이 현실이고, 그런 사람들에겐 정말 절실하게 단 하루가 더 필요했을 수도 있으니까. 나에게 주어진 하루를 알차게 잘 써야겠다가 아니라 가치 있고 소중한 일을 하며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만들었다.
Ⅴ. 마치며
택시.
불특정 다수가 공유하는 프라이빗 한 공간.
다시는 보지 않을 제3자이자 비밀도 말할 수 있는 가까운 존재인 택시 기사.
그리고 누구인지 모르면서 누구인지 가장 잘 아는 돌아가신 아빠.
택시가 만들어내는 역설이 많은 사람을 울렸다.
뻔할 수도 있는 주제를 반전을 이용해 뻔하지 않게 만들었고, 택시라는 흔하고도 평범한 소재를 사용해서 더욱 삶 가까이 다가왔다. 캐릭터의 감정에 공감하고 동화되는 것을 넘어서서 내 삶까지 되돌아보고 변화하게 만드는 역할을 해냈다. 가벼운 마음으로 본 연극에 생각지도 못한 묵직한 울림을 받았다. 감동적인 영화도 보지만 실제 배우의 울부짖음과 눈물을 내 눈앞에서 바로 생생하게 목격하는 연극이 가슴속에 훨씬 오래 남아있다. 이것이 시청과 경험의 차이겠지. 아마 이것을 계기로 나는 다시 연극을 종종 보러 다닐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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