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문_천재들의 초상_저자 김채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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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이었던 이유는, 두 인물의 이야기를 연계함으로써 단순히 두 인물만의 관계를 다루는 것 이상으로 넘어섰기 때문이다. 다른 시대를 살면서도 비슷한 사랑을 했던 두 인물이 존재한다는 것은 곧 유사한 형태의 사랑이 언제든지 또 얼마든지 되풀이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로써 작품을 읽는 독자들의 사랑은 물론이고 이 세계에 존재하는 모든 사랑의 형태가 어느 정도 닮아있다는 것까지도 내포하게 되었다. 이것이 바로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사랑의 상호적인 특성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는 ‘변동림’을 이상의 옛 연인 또는 화가 김환기의 연인으로 여겨왔다. 그러나 그녀 자체가 어떤 사람이며 어떤 생각을 해 왔는지는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이 책 『천재들의 초상』에 이르러서야 변동림을 피사체가 아닌 주체로서 이해하려는 노력이 시작되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혹시 삶에서 너무 많은 주체를 피사체로만 생각해 온 것은 아닐까? 다른 사물과 인물을 보는 관점을 달리한다면 우리가 살아가는 현대 사회의 세계를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작품은 시적이고 추상적인 표현으로 그네들의 사랑을 노래하면서도, 어느 순간 허를 찌르는 표현으로 독자를 사색에 잠기게 만든다. 사랑에 대한 주인공들의 진취적이고 도전적인 태도는 최근에 개봉한 영화 「삼진그룹 토익 영어반」의 주인공들과도 맥락을 같이하는 듯하다. 사랑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면, 혹은 여성으로서 자신의 역할과 위치를 직면하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이 책은 그 자체로 해답이 되지는 않지만, 해답을 찾기 위해 거쳐 가야 할 질문들을 던져줄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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