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리골레또 를 보고나서.....

목차

1. <리골레토>에 관한 이야기

2. 줄거리

3. My Review

본문내용

중달의 유언>으로 각색하기도 했고 또 얼마 전(1999년 후반기)에 대구에서는 롯시니의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를 각색해서 공연하기도 했다. 나는 이런 식으로 공연하는 것이 오페라의 대중화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고등학교 2학년 때 봤기 때문에 잘은 기억나지 않지만 어쨌든 코벤트 가든의 공연에 대한 느낌은 좀 낯설로 어색하다는 것이었다. 물론 당시의 나는 음악을 듣는 수준이 지금보다 낮아서 이런 생각을 했었는지도 모른다.
TV에서 본 공연도 오래되어 질다 역의 소프라노 박미혜님의 모습만 아른거린다. 박미혜는 본인이 아주 아끼는 작품인 만큼 아름다운 소리와 자연스럽고 풍부한 표정의 연기로 보는 이를 사로 잡았고 '그리운 그 이름'에선 굉장한 박수를 받기도 했다. 정말 한국 최정상급 성악가다운 면모를 보여 주었던 것 같다.
레코딩을 통한 <리골레토>는 DECCA에서 나온 보닝 지휘의 파바로티, 서덜랜드, 밀른즈가 참여한 전곡 녹음이었다. 오페라에 입문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CD같은 걸 살 줄도 몰라서 그냥 발췌 카셋트 테잎으로 산 것인데 전곡을 들어보지 않아 확신할 수는 없지만 파바로티의 만토바 공작은 거의 완벽에 가까웠다. 개인적으로 파바로티의 전곡은 하나도 가지고 있지 않고 그의 노래를 즐겨 듣지도 않지만 <리골레토>에서 얼마나 훌륭한 성악가인지는 알고 있다. 서덜랜드의 콜로라투라적 기교와 완벽한 고음은 칼라스에 필적한다. '그리운 그 이름'의 경우 칼라스와 서덜랜드의 노래를 듣고 나면 다른 소프라노의 노래엔 그다지 만족할 수 없을 정도로 이 두 소프라노의 노래는 훌륭하다.
하지만 이 두 소프라노 이전에 '그리운 그 이름'을 너무나도 투명하고 아름다운 목소리와 고도의 콜로라투라적 기교로 부른 소프라노가 있다. 그녀는 바로 아멜리타 갈리-쿠르치(1882-1963)이다. 질리 시대에 활동한 소프라노인데, 펄 레이블에서 나온 그녀의 복각CD를 통해 보면 그녀는 정말로 투명하고 아름다운 목소리와 엄청난 콜로라투라적 기교를 보여준다. 특히 <라 트라비아타>중 '아, 그이었던가'와 벨리니의 <몽유병의 여인>에 나오는 노래가 훌륭하다. 실제로 <라 트라비아타>의 공연에서 그녀는 고혹적인 목소리로 관객들을 압도했다고 한다. 칼라스의 노래는 비할 바 없이 훌륭했지만 그녀는 결코 아름다운 목소리는 아니었다. 하지만 갈리-쿠르치의 노래는 목소리의 아름다움이 무엇인가를 보여준다.
그녀는 1935년에 갑상선 수술을 받고 노래를 그만두고 말았다. 그토록 아름다운 목소리를 53세에 갑상선 수술로 잃었으니 그녀는 일평생을 가슴에 한을 품고 살다 저 세상으로 갔을 지도 모를 일이다. 갈리-쿠르치에 대해선 홈페이지의 메뉴 중 '성악가'란을 통해 자세히 적어 놓겠다.
나는 오페라 전곡 레코딩을 구입할 때 내 취향의 성악가들 위주로 선택하기 때문에 아래에 소개된 전곡집이 최상의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누가 <리골레토>에 대해 괜찮은 레코딩을 추천해 달라면 나는 파바로티와 서덜랜드가 부르는 보닝 지휘의 전곡집과 EMI에서 나온 스테파노, 칼라스의 세라핀 전곡집을 권하고 싶다. 비욜링이 부른 전곡집이 RCA에 있는데 아리아만 들어봐서 전체적으로 어떻다 말할 수는 없지만 아리아만으로 판단할 때 비욜링은 파바로티 못지 않아서 지휘자나 다른 성악가의 열세를 충분히 커버할 수 있을 것이다. 세라핀 지휘의 전곡집은 내가 자주 들어봐서 아는데 아주 뛰어난 연주여서 모노의 음질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는 베르곤지가 부르는 쿠벨릭 지휘의 전곡집을 가장 자주 듣는 편이지만 객관적으로 보자면 앞에 천거한 보닝 지휘의 전곡집과 세라핀 지휘의 전곡집이 더 낫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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