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체계론: 맑스주의적 비판 에 대한 반론

목차

1. 들어가며

2. 문제설정의 한계

3. 각론적 비판의 한계

4. 세계체제 분석의 함축성

본문내용

것은 고전적 맑스주의와는 근본적으로 상이한 이론체계가 될 수밖에 없다고 결론 내린다. 그리고 나아가 그는 오늘날 '정상과학'으로 변형 타락한 세계체제 분석을 일부 진보진영이 '복권'시키려는 것은 고전적 맑스주의의 발전에 대해 전혀 바람직하지 않으며 따라서 저지되어야 한다고 단언한다.
그러나 이러한 단언은 독단이며, 오히려 우리에게 부과되어 있는 수많은 난제들로부터 결국은 우리를 떼어놓게 만든다. 자본주의 세계체제는 결핍과 불평등이라는 물적 조건의 문제와 더불어 사회적 및 문화적 문제, 환경적 문제, 그리고 도덕적 및 정신적 문제들을 인류의 발전을 위한 해결목록의 맨 앞에 위치시키고 있다. 그 문제들에 대한 올바른 해결은 인간의 우선성을 전면에 내세우고, 새로운 해결책과 새로운 방법의 조직화를 발견하는 것이며, 이를 위한 선결적인 것으로서 정치적 과제와 지적 과제를 달성하는 것이다. 정치적 과제는 실제로 제 역할을 할 변혁의 전략을 재구성하는 일이며, 여기에는 여러 운동(민족해방운동, 계급운동, 새로운 운동)에 대한 심사숙고와 국가권력 이외의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권력 형태의 중요성을 재고하는 것이 포함된다. 그리고 지적(知的) 과제는 정치적 과제의 달성을 위한 방법론을 창출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세계 정치경제적 변화, 즉 실재에 대한 포착의 의미로서 세계체제에 대한 인식론과 방법론, 보다 넓게는 사회과학의 인식론과 방법론을 세계로 확대시키는 것이 포함된다. 바꿔 말하자면, 기존의 과학을 재구성함으로써 진보를 위한 새로운 토대를 구축할 것을 요청한다.
그러므로 진보적이 되고자 한다면, 적어도 이러한 요청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 그러한 논의는 '배제'가 아니라 토론하고 대화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을 여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다행히도 {진보평론}은 그러한 공간을 여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물론 이것의 전제는 시간을 극복해서 시간과 공간을 동시에 검토하는 것이고, 세계체제 분석의 맑스주의적 함축성 또한 여기에 있다.
월러스타인은 자본주의가 프롤레타리아의 잉여가치가 부르주아지에 의해서 전유되는 체제이자 그 자체 해결할 수 없는 모순으로 구조화된 체제라는 맑스의 기본인식에서부터 계급투쟁의 중심성, 계급의 양극화, 프롤레타리아의 절대적/상대적 빈곤화의 명제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맑스의 기본 명제들이 옳다는 것을 입증하고자 했고, 거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자본주의의 재생산과 관련된 '근본적 비밀'을 세계적 차원으로 확대하여 밝히고자 했다. 문제의식 자체가 자본주의 세계체제의 복합적인 현상들에 대한 전체적이고 동시적인 이해와 그에 따른 실천을 제시하는 데 맞추어져 있다. 이러한 작업은 이제 비로소 걸음마 단계에 접어들었고, 그것의 성공 여부는 다름 아닌 바로 우리 스스로에게 달려 있다는 것이 월러스타인의 기본 논지이다. 이러한 시도들에 대해 70년대의 논쟁을 다시 상기시키면서, 그것에 기대서 새로운 작업을 시작할 필요도 없다는 식의 정성진의 단언은,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오히려 또 다른 '진보의 정상과학화'이다.

키워드

세계,   체계론,   맑스주의적,   반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