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를 통한 신화 읽기­-<천국의 신화>의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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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꿈꾸기의 방편으로서의 만화

2. 이현세의 만화세계

3. <천국의 신화>의 신화 만들기

4. <천국의 신화>의 임계점

본문내용

영감에 관련짓고 있다.(그림6, Ⅱ-⑥-192) 그렇게 함으로써, 헌원과 황토인(한족) 의 문명을 '私的-惡'의 영역에, 치우와 배달족의 문명을 '公的-天(善)'의 영역에 각각 배치하고 있는 것이다.
4. <천국의 신화>의 임계점
제2부에서 특별히 주목되는 대목은 치우와 미리내의 사랑 이야기이다. 호랑이의 양육 아래 野生兒로 자라던 치우는 인간들이 친 덫에 붙잡혀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 치우는 할아버지(손돌 영감)의 손에 수습되어, 인간으로서의 삶을 살아가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미리내라는 소녀와 애틋한 정을 주고받게 된다. 하지만, 치우에게는 사랑보다 우선하는 종족의 문제가 있었다. 천족의 나라를 지키기 위한 싸움의 와중에서 두 사람은 생이별을 하게 된다.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에 대한 묘사에 있어서는, 사랑에 대한 이현세 특유의 문법이 작동하고 있다. "난 네가 원하는 것이라면,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사랑 지상주의는 치우와 그의 부족의 운명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네가 없다면 난 당장 이 자리에서 죽고 말 것"이라는 미리내의 고백, "네가 살아야 나도 살아!"라면서 연인을 떠나보내는 미리내의 단호함, (그림7, Ⅱ-⑦-212), 무모하게 미리내를 구하러 갔다가 치명상을 입는 치우, "미리내는 나를 두고 죽지 않는다"는 치우의 믿음 등에서 이현세 특유의 사랑 지상주의가 나타나고 있다.
이현세의 사랑 지상주의는 벼랑에 부딪혔을 때, 자기 파멸적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편집증적 요소를 머금고 있다. <천국의 신화>에서도 이러한 요소가 나타나 있다. 헌원은 군사 비밀을 알리기 위해 탈출을 시도하다 죽은 미리내의 시신을 치우에게 돌려보냈는데, 이 때 반고와 유조(살고지)가 한 가지 음모를 숨겨 놓았다. 미리내의 시신 옆에는 미리내와는 하등 상관없는 한 명의 아기가 있었다. "비록 내 아기를 가진 여인이었지만 마음은 항상 그대에게 있더니"라는 글귀와 함께. 이때부터 치우는 서서히 미쳐 갔다. 치우는 사랑 행위가 가져오는 쾌락에 대해 극도의 혐오를 나타냈다.(그림8, Ⅱ-⑪-228) 여자들에 대한 치우의 저주는 자신의 영혼마저도 갉아먹기에 이르렀다. 그런 치우와 천족의 운명을 구하기 위해 환웅의 명을 받고 풍백과 우사가 달려오지만, 치명상을 입은 치우의 영혼이 나락에 떨어지는 것을 돌이킬 수는 없었다. 결국, 치우는 그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손에 의해 유명을 달리 하게 되고, 죽어서야 평생 그리워한 미리내와 함께 '죽은자를 위한 집'에 묻혔다.(그림9, Ⅱ-⑪-253)
<천국의 신화> 제2부의 결말은 이현세 특유의 사랑 지상주의의 그늘이었기도 하지만, 그의 신화 인식의 한계를 일정 정도 드러낸 것이기도 하다. 그것은 정제되지 못한 극단적 민족주의의 논리적 귀결이기도 하다. 작가 자신은 이러한 귀결이 빚어내는 모순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고 있다.
황토인은 결국 중원을 차지하였고, 승리한 천족은 한반도에 주저앉고 말았다. 결과적으로는 말이다. 역사의 흐름이란 참 묘한 것이다. 승리하고도 졌다니… 그렇다면 지금 우리는 진 게 아닌지도 모른다. 아직도 역사는 흘러가고 있으니까.(Ⅱ-⑨-도움글)
<천국의 신화> 제2부는 제1부의 흐름을 이어받아서, 우리 민족이 상고시대의 전쟁에서 천족의 우수성을 입증했음을 이야기하였다. 제1부에서 탄생한 환웅이라는 새로운 영웅의 혈통을 물려받은 배달족(천족)으로서는, 성스러움을 지키기 위한 전쟁에서 당연히 승리를 거두게 될 것이다. 여기까지, <천국의 신화>의 신화 읽기(만들기)는 나름의 맥락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제2부에서 제3부로 넘어가야만 하는 시점에서 갑자기 호흡이 거칠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 시점은 신화시대와 역사시대의 임계점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승리하고도 졌다"든지, "지금 우리는 진 게 아닌지도 모른다"는 언술로는, 그러한 임계점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할 수 없어 보인다. "그림을 얼마나 잘 그리느냐 하는 실기적인 능력을 갖추기에 앞서 왜 만화를 그리는가 또는 무슨 만화를 그려야 하는 정신적인 측면에서의 연마가 중요하다"
) 「세종대 겸임교수 된 이현세씨」, 『문화일보』, 1997.1.29.
는 작가 자신의 주장에 담겨진 뜻을 스스로 헤아릴 시점이다. 작가의 만화를 통한 신화 읽기(만들기)가 애초에 100권의 프로젝트로 기획된 것이라면, 각 부분의 체계에 대한 정립도 중요하지만, 전체적인 큰 틀에 대한 출발 단계에서의 조정 또한 필요할 것이다. 그러한 시도는 진지한 신화 탐구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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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페이지수9페이지
  • 등록일2002.03.18
  • 저작시기2002.03
  • 파일형식한글(hwp)
  • 자료번호#19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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