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도 족히 높이고 믿을 것이 못 된단 말인가?\"하기에 나는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다.
\"이는 그렇지 않다. 내 이 책을 보니, 그 經文은 詩經·書經·易經으로부터 程子와 朱子의 말씀에 이르기가지 모두 성현의 큰 교훈이요, 그 註釋은 濂洛關
) 濂洛關 : 염은 濂溪, 낙은 洛陽, 관은 關中, 민은 中을 가리킨다. 송나라 때의 儒賢인 周敦 는 염계에 살았고, 程顥·程 형제는 낙양에, 張載는 관중에, 朱熹는 민중에 살았으므로, 이들 유현을 지칭하는 말로 쓰인다.
으로부터 그 후 諸賢들의 말씀을 아울러 취해서 모두가 지극한 의논이니, 어찌 황돈이 잘못이 있다 하여, 성현의 큰 가르침과 지극한 의논까지 아울러 높이지 않고 믿지 않을 수 있겠는가.\"
혹자는 또 다음과 같이 질문하였다.
-584-
\"그 나머지는 진실로 그렇다 하거니와 마지막 章의 註에 있어서는 이미 주자의 말씀을 가지고 초년설과 만년설이 다르다고 나누어 놓았고, 초려의 말로 끝을 맺었으니, 이것은 바로 도일편과 똑같은 규모요 의논이다. 그런데 그대는 어찌하여 도일편을 비난하고 배척하면서 이 註를 취한단 말인가?\"
이에 나는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다.
\"다만 博文만을 힘쓰고 조금이라도 約禮의 공부를 늦춘다면, 그 폐단은 반드시 口耳의 학문에 이를 것이다. 그러므로 주자도 당시에 이를 걱정하시고 경계하시를 간절히 하였는바, 진실로 이 주에 인용된 12條의 말과 같은 것이 있다. 그리고 그 문인들이 지은 行狀에도 또 이르기를 \'선생은 말년에 諸生들이 文義에 얽매이는 것을 보고는 비로소 本體를 분명히 지시해 주셨다.\'하였으니, 그렇다면 德性을 높여서 문의에 빠지는 폐단을 바로잡는 것은 황돈의 말이 아니요, 바로 주자의 뜻이 그러한 것이다. 다만 황돈이 이에 대하여 초년설과 만년설을 나누는 데 급급한 것이 온당치 못할 뿐이다.
주자의 뜻을 따라 西山의 經文
) 西山의 經文 : 서산 眞德秀가 지은 心經의 본문을 가리킨 것이다.
을 부연해서 이것을 책을 끝에 註하여 末學들의 오류를 바로잡고자 한 것은 실로 지극히 마땅하여 바꿀 수 없는 것이다. 더구나 다만 주자의 말씀만을 인용하고 여러 儒者들의 말을 보충하여 주자가 말씀한 조항을 발명하였고, 한 마디도 陸氏의 학문에 언급하지 아니하여, 주자가 말년에 잘못을 뉘우치고 육씨와 합했다고 말한 도일편과는 전혀 같지 않다.
그러므로 나는 적이 생각하기를 \'지금 배우는 자들이 마땅히 박문·약례의 공부를 모두 지극히 함은 주자께서 이루어 놓은 공이며, 지·행 두 공부를 서로 유익하게 함은 우리 유가의 본래 법임을 알아서 이것으로써 이 경문과 이 주석을 읽을 뿐이며, 황돈의 도일편의 오류를 이 사이에 끼워 넣어 혼란시키지 않는다면, 聖人이 되고 賢人이 되는 공부가 진실로 여기에 있을 것이다.\'라고 여긴다. 이것을 높이고 믿는 것이 마땅히 어떠하겠는가.
-585-
許魯齋
) 許魯齋 : 노재는 元나라 초기의 학자인 許衡의 호이다. 자는 仲平이며 程朱學 에 밝았다.
는 일찍이 말하기를 \'내 小學을 神明과 같이 공경하고 부모와 같이 높인다. \'하였는데, 나는 心經에 있어서 또한 그러하다. 다만 초려의 말은 반복하여 연구해 보면 끝내 伊蒲塞
) 伊蒲塞 : 梵語로 居士를 뜻하는데, 일반적으로 불교를 지칭하는 말로 쓰인다.
의 氣味가 있으니, 羅整菴
) 羅整菴 : 정암은 명나라의 학자인 羅欽順의 호이다. 자는 允升이고 시호는 文莊이며, 저서로 困知記가 유명하다.
이 배척한 말이 맞는다. 배우는 자들은 마땅히 그 뜻을 이해하고 그 말을 선택하여 같은 것은 취하고 다른 것은 버린다면, 그 또한 좋을 것이다.\"
皇明 嘉靖 45년(1566) 丙寅 孟秋일에 眞城 李滉은 삼가 쓴다.
\"이는 그렇지 않다. 내 이 책을 보니, 그 經文은 詩經·書經·易經으로부터 程子와 朱子의 말씀에 이르기가지 모두 성현의 큰 교훈이요, 그 註釋은 濂洛關
) 濂洛關 : 염은 濂溪, 낙은 洛陽, 관은 關中, 민은 中을 가리킨다. 송나라 때의 儒賢인 周敦 는 염계에 살았고, 程顥·程 형제는 낙양에, 張載는 관중에, 朱熹는 민중에 살았으므로, 이들 유현을 지칭하는 말로 쓰인다.
으로부터 그 후 諸賢들의 말씀을 아울러 취해서 모두가 지극한 의논이니, 어찌 황돈이 잘못이 있다 하여, 성현의 큰 가르침과 지극한 의논까지 아울러 높이지 않고 믿지 않을 수 있겠는가.\"
혹자는 또 다음과 같이 질문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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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나머지는 진실로 그렇다 하거니와 마지막 章의 註에 있어서는 이미 주자의 말씀을 가지고 초년설과 만년설이 다르다고 나누어 놓았고, 초려의 말로 끝을 맺었으니, 이것은 바로 도일편과 똑같은 규모요 의논이다. 그런데 그대는 어찌하여 도일편을 비난하고 배척하면서 이 註를 취한단 말인가?\"
이에 나는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다.
\"다만 博文만을 힘쓰고 조금이라도 約禮의 공부를 늦춘다면, 그 폐단은 반드시 口耳의 학문에 이를 것이다. 그러므로 주자도 당시에 이를 걱정하시고 경계하시를 간절히 하였는바, 진실로 이 주에 인용된 12條의 말과 같은 것이 있다. 그리고 그 문인들이 지은 行狀에도 또 이르기를 \'선생은 말년에 諸生들이 文義에 얽매이는 것을 보고는 비로소 本體를 분명히 지시해 주셨다.\'하였으니, 그렇다면 德性을 높여서 문의에 빠지는 폐단을 바로잡는 것은 황돈의 말이 아니요, 바로 주자의 뜻이 그러한 것이다. 다만 황돈이 이에 대하여 초년설과 만년설을 나누는 데 급급한 것이 온당치 못할 뿐이다.
주자의 뜻을 따라 西山의 經文
) 西山의 經文 : 서산 眞德秀가 지은 心經의 본문을 가리킨 것이다.
을 부연해서 이것을 책을 끝에 註하여 末學들의 오류를 바로잡고자 한 것은 실로 지극히 마땅하여 바꿀 수 없는 것이다. 더구나 다만 주자의 말씀만을 인용하고 여러 儒者들의 말을 보충하여 주자가 말씀한 조항을 발명하였고, 한 마디도 陸氏의 학문에 언급하지 아니하여, 주자가 말년에 잘못을 뉘우치고 육씨와 합했다고 말한 도일편과는 전혀 같지 않다.
그러므로 나는 적이 생각하기를 \'지금 배우는 자들이 마땅히 박문·약례의 공부를 모두 지극히 함은 주자께서 이루어 놓은 공이며, 지·행 두 공부를 서로 유익하게 함은 우리 유가의 본래 법임을 알아서 이것으로써 이 경문과 이 주석을 읽을 뿐이며, 황돈의 도일편의 오류를 이 사이에 끼워 넣어 혼란시키지 않는다면, 聖人이 되고 賢人이 되는 공부가 진실로 여기에 있을 것이다.\'라고 여긴다. 이것을 높이고 믿는 것이 마땅히 어떠하겠는가.
-585-
許魯齋
) 許魯齋 : 노재는 元나라 초기의 학자인 許衡의 호이다. 자는 仲平이며 程朱學 에 밝았다.
는 일찍이 말하기를 \'내 小學을 神明과 같이 공경하고 부모와 같이 높인다. \'하였는데, 나는 心經에 있어서 또한 그러하다. 다만 초려의 말은 반복하여 연구해 보면 끝내 伊蒲塞
) 伊蒲塞 : 梵語로 居士를 뜻하는데, 일반적으로 불교를 지칭하는 말로 쓰인다.
의 氣味가 있으니, 羅整菴
) 羅整菴 : 정암은 명나라의 학자인 羅欽順의 호이다. 자는 允升이고 시호는 文莊이며, 저서로 困知記가 유명하다.
이 배척한 말이 맞는다. 배우는 자들은 마땅히 그 뜻을 이해하고 그 말을 선택하여 같은 것은 취하고 다른 것은 버린다면, 그 또한 좋을 것이다.\"
皇明 嘉靖 45년(1566) 丙寅 孟秋일에 眞城 李滉은 삼가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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