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법 개혁과 정당

목차

1 서문

2. 선거제도의 교섭: 1990년 독일과 1987/88년 한국

3. 초당적 게임법칙으로서의 독일 선거제도 및 효용의 극대화 도구로서의 한국의 선거제도

4. 한국의 선거법 개혁의 문제와 목표

5. 전망

본문내용

엇인가 하는 질문을 던져야 할 것이다. 이 질문에 대한 내 대답은 역시 선거제도에 비례제도의 요소를 더 많이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비례대표제도에서는 소수정당이나 신당들이 다수대표제의 경우보다는 훨씬 더 나은 경쟁의 기회를 갖게 된다. 다수대표제는 큰 정당과 직책 소유자를 선호하는 경향이 짙다. 그렇기 때문에 이미 뿌리내린 정당들이 신당들의 경쟁의 압력을 이겨내고 유권자의 결정의 대안에 대한 정당 정책적 답변을 만들 수 있다. 정당이 분할되는 현상은 제한조항으로 막을 수 있을 것이다. 한국 선거제도에도 이미 명부에 의한 의석 분배에 있어서 직접 선출 의석을 예외로 한 3% 제한조항이 있다.[13] 경우에 따라서는 이 제도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세 번째 문제: 현행 선거제도는 전국 정당의 탄생을 방해하고 그 대신에 기존 정당들의 지역적 특성을 고착 시키고 있다. 이 주장은 의심할 바 없이 올바른 주장이며, 한국 정치의 가장 중심적인 문제 중의 하나를 생각하게 만든다.[14] 물론 정치화된 지역감정을 선거법 개정으로 성공적으로 없앨 수는 없다. 하지만 현행 선거법을 수정 비례대표제로 개혁한다면 가장 근접한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1, 2, 3개 의석의 작은 선거구 대신에 하나의 전국구가 생겨야 한다. 이렇게 되면 정당들은 어쩔 수 없이 자신의 지역적 근거를 벗어나서 전국의 유권자를 위한 정당으로써 선거전을 치룰 수밖에 없다. 물론 나는 이를 통해서 "정치화된" 지역감정을 지속적으로 잠재울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 간 균형을 추구하는 정당과 특히 정부의 정책만이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점에 있어서 "constitutional engineering"의 성공에 대한 전망은 극히 제한적이다.
네 번째 문제: 내 생각에는 위에 언급한 세 가지 문제에 또 하나의 근본적인 문제가 더해져야 한다. 현행 선거법은 안정적인 정당 구조의 확립을 어렵게 하고 있다. 오히려 정당이 단명하고 갈라지고 새로 생기고 합쳐져서 조직적으로 불안정한 정당이 되는 경향을 부추길 뿐이다. 위에 언급한 세 가지 문제는 한국 정당제도의 취약점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이며, 선거제도 자체로 인해 생기는 문제는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선거법 개정은 바로 여기에서 출발해야 한다. 그리고 바로 이 문제를 해결해야 성공의 확률도 커진다. 이 점에 있어서는 새로운 태국의 선거제도를 살펴 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새로운 태국의 선거제도의 기본 특성은 1997년 10월의 태국 헌법에 나타나 있다. 여기에서 정치 정당의 역할 강화를 목표로 하는 세 가지 규정은 모방해 봄 직 하다: 첫 번째는 장관직을 명부제 의석과 연결시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의회 의원이 어떤 당에 소속되어 의원으로 선출된 후 12개월 내에 스스로 해당 정당을 떠나는 경우에 그 의원의 무소속 입후보를 금지하는 규정이다.[15] 한국 상황에서는 이 규정을 국회 입법기간이 종료되기 전 6개월로 확장하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
5. 전망
지금까지의 한국의 선거법은 초당적 게임의 법칙으로 타당성을 인정 받지 못하였다. 최근의 선거법 개혁의 시도 역시 제도적 "결과의 논리"를 추구하였다. 결정된 개혁도 지금까지는 정당들 간의 합의의 의지가 없기 때문에 좌절하였다. 새로운 국회의 가장 시급한 문제 중의 하나는 선거제도를 근본적으로 새로 정비하는 작업을 일찌감치 시작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논의가 성공을 거두려면 모든 정당들이 자신의 입장을 철저히 숙고해야 한다. 특히 해당 정치가의 경쟁의 단기적 이해관계 보다는 선거제도의 기능적 측면을 한층 더 강력하게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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