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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수가 있다. 그러면서도 자신도 고통받지 않고, 다른 사람들도 고통받을 필요가 없다. (S. 150)
이러한 맥락 속에서 브레히트는 \"거대한 무질서\"(GroBe Unordnung) 속에서 반사회적 행동을 하는 범죄자들이나 매춘부, 사기꾼들에 대해 새로운 시각으로 조명하고 있다. 이들 반사회적인 사람들은 폐단이 있는 사회 속에서 나름대로의 조치를 강구한 사람들이며, 따라서 이들의 행동은 어떤 특정한 의미에서는 현실에 입각한(realistisch)행동이라고 언급하면서, 이 사람들은 어떤 특정한 관점에서는, 물론 자신들은 의식하지 못하지만, 결핍과 폐단이 있는 사회 속에서 도덕이 갖고 있는 파괴적이고 억압적인 성격에 대해 저항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물론 \'반사회적인\' 사람들이지만, 그러나 이들은 적대적 인간관계를 요구하고 있는, \'반사회적\' 사회에서 살아가는 \'반사회적\'인 사람들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매춘을 다루고 있는 이야기 속에서 이러한 예가 잘 드러나 있다.
결혼한 여자가 남편에 대해 부정한 짓을 저질렀을 때, 그 행위가 도덕에 위배되는지에 관해 메티가 질문을 받았다. 한 잔의 차, 침대, 책 그리고 여자의 성기 등 그 모든 것을 돈으로 사야만 하는 나라에서, 어떤 사람이 돈을 주고 산 경우, 그 물건을 어떤 식으로 사용하건간에 상관하지 말아야 한다. 내가 돈을 주고 집을 빌린 경우에, 집 주인이 다른 사람을 이 집에 숙박시켜도 되는 것일까? 성기를 빌려준 댓가로 돈을 받은 여자가, 거래가 끝나지 않았는 데도 다른 곳에서 또 성기를 빌려준다면 그것은 부도덕하다. 그러나 그러한 나라에서는 성기를 돈을 받고 빌려주지 않는다면, 그 여자는 약간의 음식도 그리고 잠잘 곳도 구할 수가 없다. 그래서 그녀의 속임수는 부도덕한 계약을 위반하는 것 외에 다름아니다. 자신의 음부를 팔지 않는다면, 부끄럽게도 그녀는 자신의 헐벗은 음부를 감출만한 그 어느 것도 소유하지 못한 것이다. 나는 생각한다. 우리나라와 같은 나라에서는 모든 것이 부도덕하다. 간통 뿐 아니라 결혼까지도. (S. 126)
이러한 맥락 속에서 브레히트의 도덕관을 요약할 수가 있다. 기존의 도덕이 인간의 행동을 규범적 가치에 따라 선한 행동 혹은 악한 행동으로 판단하는 데 비해, 브레히트의 \"행동론\"은 인간의 행동을 사회적 상황에 비추어 옳은 행동 혹은 그릇된 행동으로 판단한다. 다시 말해서 브레히트는 절대적이고 보편적인 가치를 갖는 도덕을 거부하면서, 인간의 행동을 사회적 상황과의 연관관계 속에서 판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결국 브레히트에 있어서 도덕적 시각은 사회적 상황에 대한 평가로 직결되고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인간의 모든 사회적 행동은 \"행동론\"의 범주에 포함된다고 할 수 있다. 사랑의 문제 또한 인간의 행동양식으로서 여러 가지 각도에서 다루어지고 있는데, 브레히트는 사랑을 무엇보다도 일종의 생산 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사랑을 하는 사람과 사랑을 받는 사람은 좋은 방향으로든, 나쁜 방향으로든 변하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생산은 물질적인 면 뿐 아니라, 정신적인 면으로까지 확대되고 있으며, 이러한 확대된 개념으로부터 사랑의 본질 및 목표에 대해서 새로운 시각을 부여하고 있다.
우리는 사랑에 대해서 특별히 주의해서 관찰해야 한다. 사랑도 일종의 생산이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사랑받는 사람은 사랑을 통해서 좋은 방향으로든 나쁜 방향으로든 변하기 마련이다. 외모에서도 사랑하는 사람들은 무엇인가를 생산하는 것처럼 보인다. 다시 말해서 고상한 질서를 만들어내는 사람처럼 보인다. 사랑을 하는 사람은 열정적이며 거침이 없고, 허약하지 않으면서도 부드럽다. 사랑을 하는 사람은 온 힘을 다해 친절하게 행동하려고 애를 쓴다. 사랑의 완성단계에서는 단지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에게만 친절한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친절하게 된다. (......) 사랑하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가볍게 지나쳐버리는 많은 것들, 예를 들면, 가장 작은 움직임이나 감지하기 대단히 어려운 소리까지도 진지하게 받아들인다. 이것이 사랑의 본질이며, 다른 위대한 생산의 본질도 마찬가지이다. 사랑을 가장 잘 하는 사람은 사랑과 다른 생산 활동 사이에서 완벽한 조화와 일치를 이룰 수 있다. 그렇다면 그의 친절함은 모든 사람에게 행하는 친절함이 될 것이고, 그의 독창성은 다른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따라서 그는 모든 생산적인 것을 지원하게 된다. (S. 175)
이와같이 인간의 다양한 행동양식을 묘사하고 있는 \"메티\"의 이야기들은 브레히트의 \"행동론\"의 범주에서 설명할 수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처음에 언급한 바와 같이 위의 방식으로 {전환의 서}에 나오는 내용을 정리하는 것은 작품의 내용을 도식화할 위험이 있다. {전환의 서}는 분명히 현실을 올바르게 인식해서 재구성하려는 시도가 있기는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변증법적 법칙을 보여주는 데 있어 모델이 되는 사례들을 문학적으로 형상화하려는 점에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여기에 나오는 이야기들은 같은 테마를 다루면서도 \'상황에 따라\' 다른 결론을 맺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면에서 {전환의 서}에 나오는 테제나 내용적인 면에 대해서는 제한적으로 받아들이는 태도가 필요하다. {전환의 서}에서 중요한 것은 여기에 나오는 이야기로부터 현실에 대한 결론을 이끌어내기 보다는 변증법적 사고를 위한 훈련, 즉 \'사고의 과정\'에 도움이 되는 사례들을 문학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다는 점에 더 큰 의미를 두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환의 서}에서 중요한 것은 종합적 내용에 대한 이해가 아니라, 하나하나의 이야기에 들어있는 \'전환\'(Wendung)의 계기를 포착하는 것이다.
{전환의 서}에 나오는 이야기들은 여러 가지 방식에서 -논리 및 사건의 과정, 인물에 대한 묘사, 용어 및 개념에 대한 재해석 및 변경, 어귀의 변경 등등- 전환의 계기를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계기들은 고정된 사고의 틀을 깨뜨려 이해의 폭을 넓히게 함으로서, 사고를 훈련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므로 {전환의 서}에서 중요한 것은 사고의 결과가 아니라 사고의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맥락 속에서 브레히트는 \"거대한 무질서\"(GroBe Unordnung) 속에서 반사회적 행동을 하는 범죄자들이나 매춘부, 사기꾼들에 대해 새로운 시각으로 조명하고 있다. 이들 반사회적인 사람들은 폐단이 있는 사회 속에서 나름대로의 조치를 강구한 사람들이며, 따라서 이들의 행동은 어떤 특정한 의미에서는 현실에 입각한(realistisch)행동이라고 언급하면서, 이 사람들은 어떤 특정한 관점에서는, 물론 자신들은 의식하지 못하지만, 결핍과 폐단이 있는 사회 속에서 도덕이 갖고 있는 파괴적이고 억압적인 성격에 대해 저항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물론 \'반사회적인\' 사람들이지만, 그러나 이들은 적대적 인간관계를 요구하고 있는, \'반사회적\' 사회에서 살아가는 \'반사회적\'인 사람들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매춘을 다루고 있는 이야기 속에서 이러한 예가 잘 드러나 있다.
결혼한 여자가 남편에 대해 부정한 짓을 저질렀을 때, 그 행위가 도덕에 위배되는지에 관해 메티가 질문을 받았다. 한 잔의 차, 침대, 책 그리고 여자의 성기 등 그 모든 것을 돈으로 사야만 하는 나라에서, 어떤 사람이 돈을 주고 산 경우, 그 물건을 어떤 식으로 사용하건간에 상관하지 말아야 한다. 내가 돈을 주고 집을 빌린 경우에, 집 주인이 다른 사람을 이 집에 숙박시켜도 되는 것일까? 성기를 빌려준 댓가로 돈을 받은 여자가, 거래가 끝나지 않았는 데도 다른 곳에서 또 성기를 빌려준다면 그것은 부도덕하다. 그러나 그러한 나라에서는 성기를 돈을 받고 빌려주지 않는다면, 그 여자는 약간의 음식도 그리고 잠잘 곳도 구할 수가 없다. 그래서 그녀의 속임수는 부도덕한 계약을 위반하는 것 외에 다름아니다. 자신의 음부를 팔지 않는다면, 부끄럽게도 그녀는 자신의 헐벗은 음부를 감출만한 그 어느 것도 소유하지 못한 것이다. 나는 생각한다. 우리나라와 같은 나라에서는 모든 것이 부도덕하다. 간통 뿐 아니라 결혼까지도. (S. 126)
이러한 맥락 속에서 브레히트의 도덕관을 요약할 수가 있다. 기존의 도덕이 인간의 행동을 규범적 가치에 따라 선한 행동 혹은 악한 행동으로 판단하는 데 비해, 브레히트의 \"행동론\"은 인간의 행동을 사회적 상황에 비추어 옳은 행동 혹은 그릇된 행동으로 판단한다. 다시 말해서 브레히트는 절대적이고 보편적인 가치를 갖는 도덕을 거부하면서, 인간의 행동을 사회적 상황과의 연관관계 속에서 판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결국 브레히트에 있어서 도덕적 시각은 사회적 상황에 대한 평가로 직결되고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인간의 모든 사회적 행동은 \"행동론\"의 범주에 포함된다고 할 수 있다. 사랑의 문제 또한 인간의 행동양식으로서 여러 가지 각도에서 다루어지고 있는데, 브레히트는 사랑을 무엇보다도 일종의 생산 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사랑을 하는 사람과 사랑을 받는 사람은 좋은 방향으로든, 나쁜 방향으로든 변하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생산은 물질적인 면 뿐 아니라, 정신적인 면으로까지 확대되고 있으며, 이러한 확대된 개념으로부터 사랑의 본질 및 목표에 대해서 새로운 시각을 부여하고 있다.
우리는 사랑에 대해서 특별히 주의해서 관찰해야 한다. 사랑도 일종의 생산이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사랑받는 사람은 사랑을 통해서 좋은 방향으로든 나쁜 방향으로든 변하기 마련이다. 외모에서도 사랑하는 사람들은 무엇인가를 생산하는 것처럼 보인다. 다시 말해서 고상한 질서를 만들어내는 사람처럼 보인다. 사랑을 하는 사람은 열정적이며 거침이 없고, 허약하지 않으면서도 부드럽다. 사랑을 하는 사람은 온 힘을 다해 친절하게 행동하려고 애를 쓴다. 사랑의 완성단계에서는 단지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에게만 친절한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친절하게 된다. (......) 사랑하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가볍게 지나쳐버리는 많은 것들, 예를 들면, 가장 작은 움직임이나 감지하기 대단히 어려운 소리까지도 진지하게 받아들인다. 이것이 사랑의 본질이며, 다른 위대한 생산의 본질도 마찬가지이다. 사랑을 가장 잘 하는 사람은 사랑과 다른 생산 활동 사이에서 완벽한 조화와 일치를 이룰 수 있다. 그렇다면 그의 친절함은 모든 사람에게 행하는 친절함이 될 것이고, 그의 독창성은 다른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따라서 그는 모든 생산적인 것을 지원하게 된다. (S. 175)
이와같이 인간의 다양한 행동양식을 묘사하고 있는 \"메티\"의 이야기들은 브레히트의 \"행동론\"의 범주에서 설명할 수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처음에 언급한 바와 같이 위의 방식으로 {전환의 서}에 나오는 내용을 정리하는 것은 작품의 내용을 도식화할 위험이 있다. {전환의 서}는 분명히 현실을 올바르게 인식해서 재구성하려는 시도가 있기는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변증법적 법칙을 보여주는 데 있어 모델이 되는 사례들을 문학적으로 형상화하려는 점에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여기에 나오는 이야기들은 같은 테마를 다루면서도 \'상황에 따라\' 다른 결론을 맺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면에서 {전환의 서}에 나오는 테제나 내용적인 면에 대해서는 제한적으로 받아들이는 태도가 필요하다. {전환의 서}에서 중요한 것은 여기에 나오는 이야기로부터 현실에 대한 결론을 이끌어내기 보다는 변증법적 사고를 위한 훈련, 즉 \'사고의 과정\'에 도움이 되는 사례들을 문학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다는 점에 더 큰 의미를 두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환의 서}에서 중요한 것은 종합적 내용에 대한 이해가 아니라, 하나하나의 이야기에 들어있는 \'전환\'(Wendung)의 계기를 포착하는 것이다.
{전환의 서}에 나오는 이야기들은 여러 가지 방식에서 -논리 및 사건의 과정, 인물에 대한 묘사, 용어 및 개념에 대한 재해석 및 변경, 어귀의 변경 등등- 전환의 계기를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계기들은 고정된 사고의 틀을 깨뜨려 이해의 폭을 넓히게 함으로서, 사고를 훈련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므로 {전환의 서}에서 중요한 것은 사고의 결과가 아니라 사고의 과정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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